중국의 신형 국제관계와 '신 대륙주의' 대륙의 길을 가다

유라시아의 거대국가인 중국과 육지에서 국경을 접한 국가는 14개국이다. 또 바다를 사이에 두고 인접한 해상 이웃국가6개국이다. 중국은 내부의 균형발전을 위한 서부 대개발, 동북진흥전략 등 발전전략을 바탕으로 이들 주변 20여개 이웃국가들과의 국경협력을 지역적 협력의 틀로 묶어내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 하고 있다. 이른바 신실크로드 경제벨트‘21세기 해상 실크로드는 그 대표적인 구상이다. 이는 2013년 시진핑 신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시진핑 주석은 2013년 러시아 방문에서 시작해 2014년 하반기에 이르기까지 실크로드 경제벨트‘21세기 해상실크로드’, 방글라데시-중국-인도-미얀마(BCIM) 경제회랑(Economic Corridor), 중국-파키스탄-이란 경제회랑, 중국-아세안 자유무역지대 업그레이드 협상(20148),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20145), 브릭스(BRICS) 정상회담에서의 신개발은행 (NDB) 설립(20147)등 일련의 중대한 제안을 내놓고 있다. 이는 냉전 종식 후 이라크 아프간 등에서의 미국의 군사적 개입으로 정점에 치달았던 미국주도의 단극 패권 질서가 미국의 기준에 덜 얽매이는 중국 주도의 경제협력 중심의 다극적 질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 유럽 등이 배제된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이 참여하는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가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점점 더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CICA92년에 출범했음에도 그동안에는 뚜렷한 존재감이 없었다. 그러나 중국이 의장국을 맡은 지난 5월 상하이 CICA 정상회의는 아시아의 안보는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한다는 선언을 통해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다자기구로 자리잡았다.

최근 중국의 언론들을 보면 2012년 이래 시진핑 당시 부주석이 제시했던 신형 대국관계라는 표현 말고 신형 국제관계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의 외교행보는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중국이 만들어가려는 신형 국제관계의 원형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컨대 아직까지도 캐시미르 분쟁 등 국경분쟁의 갈등과 미국 일본등과의 관계에서 미묘한 경쟁 관계에 있는 인도에 대한 중국의 인식은 이 신형 국제관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왕이 외교 부장은 시진핑 주석의 인도방문이 마무리 된 뒤인 2014920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실크로드의 부흥으로 조화로운 주변을 함께 건설하자는 제목의 글에서 다극화공존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모두 민족 부흥의 역사발전 과정에 있고 세계 다극화 있어서 양대 중요역량이며, 시 주석은 중국이라는 용과 인도라는 코끼리가 조화롭게 공존하고, 평화적으로 발전하며 협력발전하고 포용 발전하는 것은 양국뿐 아니라 주변, 세계에도 이롭다고 말했다

주변국 외교와 ‘1벨트 1로드(一帶一路 육상, 해상 실크로드의 약칭)’ 구상

 중국은 시진핑 지도부가 출범한 2013년을 중국 외교 역사상 가장 활발하고 적극적인 외교를 보였던 해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새 지도층은 취임 후 약 8개월 동안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미국의 4대주 22개국을 순방했고, 64명의 외국 정상과 정부 수뇌부를 맞이했으며, 300여명 이상의 외국 정계인사와 양자 회담을 가졌고, 각 국과 800건의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주변 21개국의 고위 정상급 인사들과 상호 왕래를 실현한 것을 중국은 놀랄만한 성과로 거론하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의 출범 뒤의 외교 행보를 전체적으로 보면 중국이 러시아와 인도를 중심에 두고 주변국들을 이 신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구상이라는 협력의 틀 속에 묶어두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33월 시진핑은 주석 취임과 함께 첫 방문국으로 러시아를 찾았으며, 리커창 총리는 20135월 한때 국경분쟁을 벌였던 인도로 갔다. 그리고 북한에는 8월 리위안차오 부주석을 보냈다. 9월엔 시진핑 주석이 중앙아시아 4개국을 방문해 신실크로드 구상을 제안했으며, 10월엔 리커창 총리와 차례로 동남아를 방문했다. 20131022일엔 인도 총리가 50년만에 중국을 방문했으며 이 때 러시아 총리가 동시에 중국에 오면서 뉴델리·모스크바·베이징 3국의 유라시아 동맹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2014년 외교는 그 연장선에서 이번엔 시진핑 주석이 인도 등 주요 주변국가를 방문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4년 들어 시진핑 지도부의 외교가 보여주고 있는 또 다른 강조점은 미국을 겨냥한 공세적 측면이다. 5월 상하이 아시아교류 신뢰구축(CICA)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아시아 안보는 아시아 이외의 국가와는 무관하다며 러시아와 함께 아시아 국가들간의 안보 협력의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자고 제안했으며, 동시에 이 회의에 맞춰 러시아 중국은 7일간 해상연합 2014’라는 군사연합작전훈련을 실시함으로써 미일 견제의 중러 연대를 과시했다. -러간 30년간에 걸쳐 모두 4000억 달러 규모 시베리아 가스를 공급한다는 서부 가스관(일명 시베리아의 힘) 협상이 타결된 것도 이 회의에서였다. 또 중국은 이 CICA에서 회원국들을 향해 신 실크로드 벨트‘21세기 해상실크로드를 위한 교통 인프라 협력을 강조했다.

그리고는 7월엔 열흘 이상에 걸쳐 한때 미국의 뒷마당으로 불렸던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쿠바 등 중남미 주요국을 종횡무진 누비며 남미대륙횡단철도 건설, 신개발은행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겪는 아르헨티나에 대한 대규모 금융지원, 베네수엘라와의 에너지 협력 차관 제공 등 선물 보따리를 풀어놨다. 이 역시 신형 대국관계를 제시했음에도 여전히 중국의 패권을 견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것이다.

시진핑 외교의 두 번째 특징은 이웃국가와의 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격상시킨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201310주변외교공작(업무) 좌담회를 열고 주변 인접국과의 외교관계 강화를 역설하며 친(), (), (), ()(친밀, 성실, 혜택, 포용)의 새로운 주변국 외교 강화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방침 뒤 중국이 보여준 정상외교는 과거와 달리 상호이익을 바탕으로 이웃 국가를 말 그대로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신형 국제관계의 정수(精髓)상대국을 먼저 이롭게 하여 그것이 자국의 발전에 혜택이 미치도록 한다는 혜인달기(惠人達己)’”라고 밝히고 있다.

8월의 몽골방문은 이런 시진핑 외교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중국 지도자로는 11년만에 몽골을 찾은 시진핑 주석은 821일 몽골국회 연설을 통해 좋은 이웃은 천금을 줘도 바꾸지 않는다는 중국의 속담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이 중국의 발전이란 기차에 함께 올라타는 것을 환영한다. 특급열차도 좋고 무임승차를 하는 것도 모두 환영한다”.

2014년 중국의 외교는 이 방침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시진핑 주석은 6월 한국에 이어 8월 몽골과 9월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14차 정상회의 및 몰디브, 스리랑카, 인도 등을 직접 방문했다. 인도 방문은 주석 취임 뒤 처음이었으며, 중국과 인도는 방글라데시-중국-인도-미얀마 경제회랑(BCIM) 건설을 추진해왔다. 또 이들 4개국은 시진핑 주석의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 추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국가들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시 주석의 이 남아시아 4개국 순방을 “‘실크로드 경제지대‘21세기 해상 실크로드건설을 위한 멋진 로드 쇼였다고 평가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그 성과로 스리랑카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을 개시하고 항구도시 건설을 공동 추진키로 한 점, 인도와 함께 방글라데시-중국-인도-미얀마 경제회랑을 공동으로 개발키로 한 점 등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시진핑 주석은 6월 한국방문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가속화 그리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한 에너지 및 무역 확대와 위안화 결제 확대 등으로 역내 금융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보였다. 물론 한국이 중국의 인프라 투자은행 참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외교적 성과가 한계를 보인 게 사실이다. 또 북한, 일본, 베트남은 아직 시 주석이 방문하지 않은 이웃 국가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이는 미국이 여전히 국내문제와 이라크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 중동의 수렁에 빠져 대안 부재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인민일보>의 한 칼럼은 한국, 중남미, 몽골 방문 등에서 보여준 시진핑 지도부의 외교를 오바마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겨냥한 부드러운 펀치로 비유하고 있다.

전략적 계획의 완성에서 실질적 협력을 위한 로드맵으로

 신 실크로드 경제벨트는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교통망, 물류망 등으로 연결해 30억 명의 인구와 시장을 긴밀하게 통합한다는 전략을 담고 있으며,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는 중국에서 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동남아와 스리랑카·몰디브 등 인도양을 거쳐 유럽에 이르는 해상 교역로를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그러기에 이 부드러운 펀치는 매우 강력한 구심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진핑은 주변국 외교를 통해 이 신실크로드 경제벨트에 대한 몽골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을 재확인했으며, 인도를 비롯해 서남아시아 국가 이외에도 기존 아세안 자유무역경제지대의 업그레이드 협상(20147월 아세안지역포럼 회의)을 제시함으로써 아세안과의 협력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앞서 왕이 외교부장이 홈페이지에서 언급한 표현을 빌리면 지난 1년간 일대일로(一帶一路= 신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는 이론 설계에서 전략적 계획의 완성이라는 단계로 발전했고, 실질적 협력단계로 진입한 셈이다.

<베이징 청년보(北京 靑年報)>는 시진핑 주석의 인도 등 서남아시아 순방으로 주변외교공작에 대한 포석작업이 마무리 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동안 시 주석이 찾은 이웃국가들을 지도 위에 표기해보면 중앙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남아시아를 아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이른바 ‘1벨트 1로드’(一帶一路) 구상에 대한 일종의 액션 플랜 내지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에 따르면 이 구상은 인프라 건설 확대, 상호연계 강화 및 경제 무역협력 관계를 제고하는 경제회랑의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인데, 크게 바다에서 중국-싱가포르 경제회랑을, 서부지역의 사막 초원 산악지역을 포괄하는 대륙에서 신유라시아 대륙교 경제회랑 그리고 남부 지역에서 중국-이란-터키 경제회랑 건설 또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상하이협력기구 연구센터의 천위룽(陳玉榮) 주임은 ‘1벨트 1로드건설이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초반의 목표는 도로, 에너지관, 통신 및 항구 등의 인프라 건설과 상호연계에 중점을 두고 무역과 투자의 편리화 정도를 제고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다음 단계인 중반부로 들어서면 여건이 마련된 국가 및 지역에 자유무역지대 건설을 추진해 중국과 아세안 간에 한층 개선된 자유무역지대를 구축하고 중앙아시아국가와도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하며 아프리카 동해안과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환태평양 국가까지 협력 기제로 편입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및 라틴아메리카 국가를 아우르는 자유무역지대 건설로 100여 개 국가를 포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천 주임은 밝혔다.

예컨대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신 유라시아 대륙교는 40여 개 국가와 지역을 포괄하는 신흥 국제 경제회랑이며, 이 가운데 자유무역 지대 혹은 항구 건설의 형태로 경제회랑의 건설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 신장(新疆) 지역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간 자유무역지대를, 닝샤(寧夏) 지역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간 자유무역지대 선행지구 건설을 제안한다는 것이다.

 인프라 펀더’(자금 제공자)로서의 중국

  그렇다면 중국이 말하는 이처럼 경제벨트 경제회랑 건설을 바탕으로 한 신형 국제관계를 현실화 시키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그리고 중국이 만들어가는 신형 국제관계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이미 2013년 중국과 이웃 주변국가의 무역액은 13천억 달러에 육박해 중국과 미국 및 유럽의 무역총액을 앞질렀다. 중국과 이웃국가와의 관계가 중국의 성장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방문하는 국가마다 두나라 무역규모의 확대 목표에 합의하고 있다. 예컨대 5월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두나라는 양국관계를 포괄적 동반자와 전략적 협력의 신단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하면서 2013900억달러 수준의 무역규모를 20151000억달러로 그리고 앞으로 10년내 20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8월 몽골에서도 마찬가지다. 2020년까지 현재의 무역규모를 현재 2배인 1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세계의 공장에서 이제 세계의 시장으로까지 부상한 중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더해 이런 중국의 강력한 힘을 뒷받침하는 것은 4조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다. 시진핑 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은 해외순방에서 석유 가스 전력 등 에너지와 철도 도로 등 인프라 투자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빼놓지 않고 합의하고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은 1992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총생산(GDP)8.5%를 인프라에 투자했다. 이는 다른 개발도상국들의 2~4%에 비하면 훨씬 높은 것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응한 경기 침체 등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지출한 재정투자는 4조 위안(720조 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많은 부분이 서부대개발과 동북진흥전략 등 철도 항만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에 투자됐다. 인프라 투자 주도형 성장이다. 또 세계은행의 이에 대한 연구결과는 도로와 통신 분야가 열악한 라틴 아메리카의 경우, 동아시아 수준으로 인프라를 끌어올릴 경우 성장률을 5% 포인트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아·태지역의 연간 인프라를 위한 투자 자금 수요를 800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작 확보되는 금액은 5%를 밑돌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의 돈을 필요로 하는 국가들이 줄을 서 있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외환보유액을 미국 국채 등 달러자산에 너무 많이 투자해 달러 변동성에 취약한 상태이고 중국 내에서는 인프라가 과잉투자여서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가 중국 회사들에게는 새로운 투자 수익을 낼 기회가 되고 있으며, 해당 아시아 중남미 국가들에겐 가뭄의 단비가 되고 있는 셈이다.

 유라시아의 에너지 지정학과 신대륙주의

 지난 2010년 중 러간의 동시베리아태평양 석유(ESPO) 파이프라인 개통과 무역규모의 급속한 확대를 두고 당시 <뉴욕타임스>는 두나라 관계를 넘치는 자본과 풍부한 자원이 만나 이뤄낸 완벽한 커플이고 표현한 바 있다. 유라시아의 거인 중국과 러시아의 에너지 협력을 매개로 한 커플관계는 이 지역의 지정학적 지도를 바꾸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는 물론이고 몽골 나아가 서쪽으로는 이란으로까지, 남쪽으로는 미얀마에 이르기까지 유라시아 대륙 내부의 거의 모든 국가들 그리고 동남아 서남아 등 인접 해양 국가들과도 에너지 인프라 투자협력을 바탕으로 한 지정학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켄트 캘더 (Kent Calder) 존스홉킨스 대학 라이샤워 동아시아연구센터 소장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실크로드 시절 이후 서로 전혀 연결되어 본 적이 없는 광대한 아시아 대륙의 개별국가들이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유라시아 전역에 걸쳐 철도, 파이프라인, 고속도로, 전력망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진행되고 있고 가능한가에 대한 그의 관점은 에너지의 지정학이다. 캘더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확인 매장량의 66%, 천연가스 매장량의 71%가 페르시아만, 이란, 중앙아, 러시아 지역에 있다. 그리고 이런 생산(매장)지역과 바로 인접한 지역에 세계최대의 에너지 수요국으로 25억 인구에 이르는 중국과 인도가 포진해 있다. 그러기에 유라시아는 에너지 문제에 있어서 생산자이자 수요자로서 중심축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라시아내의 에너지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협력과 통합은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며, 그는 이 흐름을 신대륙주의의 출현으로 규정한다. 무엇보다 그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런 신대륙주의에 대해 미국은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대륙주의의 지리 경제적 논리에 입각한 다시 말해 미국에 의해 중재되지 않는 중동, 옛소련국가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국과 동북아 사이에 깊은 영토적으로 이어져 있는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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