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커피

 

 

<소울 푸드> ... 겨울에 읽어 더 좋았던 책이다.

아이들을 키우며 지난 10년동안 커피에 의지했던 내 마음을

그대로 대필해 준 것 같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글이 될 듯.

몸의 수분이 70%라면 나는 그 반이 커피일지 모르겠다

는 작가의 표현에도 무척 공감^^

어릴 때 보던 엄마의 모습과 커서 '이제야 그 풍경의 진실'을

알게된 아이의 마음도 이뻤던 글.

 



나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그런 소소한 풍경을 좋아한다.

사람이 정물이 되는 어느 한 순간이 그저 기특한 것이다.

 

커피 향기보다 압력솥의 밥 타는 냄새가 더 짙었던 아침의 집안 공기는

늘 조금 촌스럽고 따뜻했다.

 

그러나 유년의 추억이란 안타깝게도 왜곡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행복한 아이는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다.

판잣집에서도 행복하면 지구 전체가 행복한 거다.

세상이 그곳을 판자집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

아이에게는 천국을 뿐이다.

 

엄마는 한 푼이라도 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읽고, 쓰고, 조사하고, 다시 썼다.

 

그러니까 내가 가장 근사하게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은 실은

매일 새벽 용기를 내서 주먹을 쥐며 일어나야 했던,

인생에서 가장 어둡고 가난한 시절을 보내던

젊은 엄마의 슬픈 초상이었던 것이다.

 



겨울 새벽.

일어나기 싫은 마음을 이겨내고

부엌에서 아이들 밥을  차려주고 무사히 학교와 유치원을 보내고 난 뒤,

마시는 한 잔의 커피...  내일도 그 시간만 주어진다면 무슨 일이든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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