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스크루는 돈다 사실과 진실
2012.01.31 10:57 남종영 Edit
며칠 전 <경향신문>에 이상한 정정보도가 떴다. 이번 정부의 대표적인 ‘4대강 전도사’인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환경공학)가 국립환경과학원장에 임명됐다는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였다. 정정 대상이 된 기사의 제목은 “‘스크루 박을 환경과학원장에”였다.(경향신문 기사를 보려면 여기로!)
박석순 교수는 경향신문에 정정보도를 요청했고, 경향신문과 박 교수는 여러 차례 협의 끝에 1월21일 2면에 ‘바로잡습니다’를 냈다. 그런데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면 이상하다. 약간 긴 전문을 옮기자면 이렇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9월29일자에 박석순 국립환경과학원장이 2008년 1월10일 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여기(대운하)에 선박을 운행하면 산소가 공급됩니다. 배의 스크루가 돌면서 물을 깨끗하게 만듭니다"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박 원장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 원장은 2008년 대운하토론회에서 “일부 정체된 구간에서는 선박이 운항됨으로 인해서 산소 공급이 이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라고 말했지만 ‘스크루’란 단어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정정보도의 내용을 요약해보자. 쉽게 말해 박 원장은 선박이 운항하면 산소 공급이 이뤄지는 건 사실이지만, 다만 ‘100분토론’에서 ‘스크루’라는 말은 한 적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재밌는 의문점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세상에 스크루로 안 가는 배가 있나? 배가 제트기처럼 급발진에서 앞으로 나아가는가? 어차피 같은 얘기 아닌가?
박 원장이 과거에 이런 취지의 말을 했는지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다. 박 원장은 ‘스크루’라는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배가 다니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번 했다.
2007년 10월의 대운하에 관련한 토론회에서도 이런 말을 했다. 그는 '물이 고이면 썩는다'는 대운하 반대진영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선박의 산소공급론'을 폈다. 전체 취지를 이해하기 위해 좀 긴 문장을 이용하면 다음과 같다.
준설을 하면 오염된 퇴적물을 건져내서 수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천정비로 오염원을 차단하고, 다는 아니지만 일부 정체된 구간에서 선박을 운항해서 산소공급이 이뤄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밖에도 그는 운하를 만들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논리를 폈다. 물을 많이 넣어서 희석시키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도 낙동강과 팔당호에 부영양화가 심각하다”며 운하를 만들면 수질이 개선된다고 주장했다. 지금 4대강에 보를 만들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박 원장은 정말로 배가 다니면 수질이 좋아지는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박 원장은 수질을 전공한 환경공학과 교수다. 박 원장의 말을 들어보았다.
“정말로 배가 다니면 수질이 좋아지나?”
“다는 아니지만 일부 정체구간에서 좋아질 수 있다. 정체된 구간에 배가 다니면 수질개선 효과가 있다.”
“그런 논문이라도 나온 게 있나? 환경과학원장으로서, 과학적으로 그런 판단을 내리고 있는 건가?
“(논문이 있는지에 대해선) 나는 모른다. (선박으로) 수질 개선하겠다는 건 아니다. 나한테 묻지 마라. 장석효씨(현 도로공사 사장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때 고위 간부였음)에게 물어봐라. 2006년에 유럽에 대운하 견학을 갔다. 그때 독일의 운하 전문가가 그렇게 얘기를 해줘서 홍보 동영상에 (장석효씨가) 집어넣은 거다. 나는 동영상을 설명하면서 말한 거다. ‘그게 사실이다, 하지만 막 좋아지는 건 아니다’며 해명해주는 거였다.”
이와 관련해 4대강 사업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서동일 충남대 교수(환경공학)에게 물었다. 정말 배가 다니면 수질이 좋아질 수 있을까?
현실성이 없는 얘기죠. 물론 스크루가 돌면 물이 섞이는 효과는 있어요. 하지만 배의 스크루가 24시간 강에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산소가 물에 잘 안 녹아요. 더러운 물과 깨끗한 물이 섞였다가 다시 물과 기름처럼 나뉘어져버리죠. 유럽의 운하를 가보세요. 배가 지나가면 검은 꼬리가 생겨요. 오히려 아래 퇴적물과 오염물질이 위로 올라오는 거죠. 오히려 오염된 퇴적물을 들춰내는 효과가 크죠.
환경단체는 박 원장은 선박이 운항하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다녔으면서 이제 와서 발을 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박 원장은 박승환 환경공단 이사장, 이병욱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이던 시절부터 대표적인 대운하 전도사로 꼽혔다. 당시 환경학계에서 대운하나 4대강을 지지하는 입장은 소수였다. 공교롭게도 이명박 대통령 옆에서 대운하와 4대강 사업을 엄호했던 이들이 지금 환경부의 주요 산하기관장들을 맡고 있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이 완공되면 수질이 좋아진다고 정부는 확언했다. 하지만 지금 수질이 좋아졌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클로로필 에이 농도와 총인 농도는 예년 수준과 비슷하다. 배가 아직 다니지 않아서일까? 정부는 이 사업에 22조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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