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하는 낯 뜨거운 이야기^^ 생생육아
2018.02.14 17:23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Edit
(막내 이룸이가 찍어 준 내 사진 ㅋㅋ
절대 화 난 표정 아닙니다. 그냥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무심한 표정인데 화나보여서 놀랐습니다. ㅋㅋ 평상시의 표정도 연습이 필요한가봐요. ㅎㅎ )
얼마전 딸들과 나눈 성(性) 토크에 대해 글을 올린 후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은 댓글을 받았습니다.
대부분 솔직해서 놀랐다, 대단하다, 많이 배웠다, 아이들과 이렇게 나눠 보겠다 등등의
글이었는데요, 인상깊었던 댓글이 하나 있었습니다.
- 그 나이에 여전히 자위를 한다는 것이 더 놀랍다. 그 나이면 갱년기 아닌가 -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런 댓글이야말로 제가 바라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다음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하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속으로 이런 생각 하셨던 분들이 무척 많았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그래서 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다시 한 편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저 처럼 쉰을 앞둔 여자는 자위를 안 할까요? 자위가 필요없을까요?
그렇다면 '자위'란 뭘까요?
자위란 결국 성욕을 스스로 해결하는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성욕이 있는 한 자위는 같이 가는 겁니다.
결혼을 해서 파트너가 생기면 성욕을 해결하는 섹스를 할 수 있으니 자위를 할 필요가
없어지지 않는가 하는 분도 계시지만 뭐, 파트너가 24시간 함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할때 늘 하고 싶은 것도 아닌데 자위가 필요 없을리가요.
결국 내가 원하는 성적 만족을 파트너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자위입니다.
매우 자발적이고 독립적인 행위라고 하겠습니다.
파트너와 나누는 섹스와 혼자 즐기는 자위가 주는 쾌감은 제 경우 서로 다르기도 하고,
서로 긴밀히 연결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어떤 사람은 만족을 얻는 한 가지 경로만 가지고 있다면 제겐 두 가지 경로가
있는 셈이랄까요. 당연히 삶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더 풍성해집니다.
언제 자위를 하는지, 얼마나 자주 하는지는 순전히 개인적인 선택이겠지요.
저는 하고 싶을때, 할 만한 장소에서 합니다.
성욕을 풀고 싶어서 하기도 하고, 성욕이 주는 긴장감과 짜릿함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서도 합니다.
하루에도 여러번 몰두할때도 있고 한동안 잊고 살기도 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맘입니다.
좋은 성생활을 누리는 사람이 삶에 대한 만족감이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좋은 성생활이란게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는 다양할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제 남편과 즐겁고 원할한'성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제 일상과 제가 하는 일에 큰 에너지가 되는 것은 물론이구요.
제 원할한 성생활에는 섹스와 자위가 다 중요합니다.
자위는 자기 몸에 대한 아주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과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몸이 주는 느낌을 기꺼이 긍정하게 된다는 것은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더 잘 돌보게 하고
파트너와 몸으로 사랑을 나누는 일에도 더 정성을 들이게 됩니다.
제 경우엔 그렇습니다.
최근에 열일곱살 여학생이 부모 명의를 몰래 빌려 섹스토이를 구입했다가 들통이 나서
화제가 되었던 사건이 있습니다. 많은 어른들이 기막힌 노릇이라며 개탄도
했습니다만 저는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열일곱 청소년에겐 성욕이 없을까요? 만약 있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어른들은 미성년자들이 성욕이 있는 존재란 엄연한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공부만 하라고 강요합니다. 연애는 대학 가서 하라구요.
그렇지만 실제 드러나는 현상들을 통해 우리는 아이들의 첫 성험 나이가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내려와 있다는 것을 압니다. 영양이 우수하고 어려서부터 다양한 디지털 문화의
세례속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2차 성징도 점점 이른 나이에 나타나고
스마트폰을 통해 성문화를 일찌기 접하면서 자랍니다.
좋아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음란 사진이나 영상을 주고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하지요.
과학적으로도 성욕이 가장 왕성한 나이를 10대 후반부터라고 합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금지만 한다고 해결될까요.
섹스토이를 주문한 열일곱살 여학생은 오히려 가장 나은 대안을 찾은 것은 아닐까요.
섹스토이를 이용해서 스스로 욕구를 해결하는 것이 직접 파트너를 찾아 연애하고 섹스하는 것
보다 더 안전하고 좋은 방법 아닌가요?
어른이 할 역할은 그런 욕구가 있는 청소년에게 스스로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을
잘 안내하고 욕구룰 이해하고 다루어가는 과정들을 함께 하면서 청소년들로 하여금
자신에 대한 이해와 관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세대는 이런 것들을 제대로 배워보지 못하고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럭저럭 연애하고 결혼해서 성생활을 하면서 그냥 다 이렇게 사는가보다.. 생각하며
사는 사람 많습니다만 우리 자신의 몸을 잘 알고, 몸이 주는 관능과, 내가 이끌어낼 수 있는
쾌감에 대해 제대로 배울수 있었다면, 그런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성생활을 누리게 되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그런 어른들이 많은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자신의 욕망을 잘 알고, 그 욕망을 적절하게 제대로 활용할 줄 알고, 욕망이 진정한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어른들이 이끌어가는 세상이 더 낫지 않을까요.
욕망을 누르고 감추는 사회일수록 성범죄가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최근 잇따르는 미투 열풍을 보면서 자신의 욕망을 잘 이해하고 관리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미숙한 어른들이 가하는 끔찍한 폭력들을 봅니다.
우리 안에 있는 것을 인정하고 들여다보고 잘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야 하구요.
저는 이런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잘 쓰는데 40년 이상이 걸렸습니다만
제 아이들은 저보다 더 자유롭되 잘 누리고, 잘 지키고, 잘 살아가는 삶을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쓰고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은하선 작가의 '이기적 섹스'란 책, 권합니다.^^
열다섯살때부터 파트너와의 성생활을 즐겨가며 섹스라이프를 구축해 온 한 재기발랄한 여자가
이 사회에서 마딱뜨린 남자들의 비틀린 성의식을 통쾌하게 고발합니다.
더불어 자신의 욕망을 이해하고 잘 누리는 삶이 주는 행복도 소개합니다.
매우 파격적인 내용입니다만 산전수전 다 겪은 제게도 놀랍도록 신선하고 감탄스런 책 이었습니다.
생리와 임신과 피임에 대해서 배운 제 아이들은 요즘 '콘돔'을 궁금해 합니다.
조만간 아이들과 다양한 콘돔을 사다 놓고 함께 보며 이야기 나눌 생각입니다.
성교육은 피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그러나 유쾌하고 재미있게 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나누며 얻어지는 이야기들은 이 자리에서도 부지런히 나누겠습니다.
어떤 주제라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가 더 건강합니다.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무겁지 않게 대답하며 같이 이야기 해 나가는 것이 진짜 배움이 아닐까요.
대놓고 하는 낯뜨거운 이야기가 우리에겐 더 많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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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할 때 도파민이 분비되는 건 맞고, 따라서 의존성이 어느 정도 있는 것도 맞지만, 실제로 큰 의존성과 중독을 부르는 마약만큼의 도파민 분비를 야기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동물의 종이, 자위나 섹스에 마약만큼 의존성을 갖거나 중독된다면, 그 종은 먹이활동이나 천적 회피 등의 생존 활동에 소홀하여 진화과정에서 도태되었겠죠. 그야말로 자연의 섭리입니다. 물론 인간이 비정상적으로 섹스에 탐닉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그건 섹스 그 자체의 쾌락과 중독성 때문에 아니라 다른 원인이 있어서입니다. '쥐 공원' 실험을 들어 보셨나요? 모르신다면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만약에 자위 중독으로 보이는 사람이 당신의 가족이라면, 당신의 소홀함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자위는 도파민 중독입니다. 자위를 할 때 뇌에서는 엄청난 양의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어느 순간 우리 뇌에선 도파민 수용체를 닫아 버려요. 그게 현자타임이고. 이게 반복되면 도파민을 제대로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일상에 지장을 받습니다. 어눌한 표정이라든지..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 재미를 못 느끼고, 의기소침한 성격으로 변한다거나... 더 강한 자극제를 찾아서 도파민 수용체를 열리게 하려고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