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 선거구 유권자 분석-서울 관악구을
2015.04.24 15:14 | 정치로 본 한국인
서울 야권의 아성으로 17대 대선 이후 지지 굳건
4월29일 재보선 선거가 실시되는 4개 선거구 가운데 서울 관악구을 선거구는 17대 대선 이후 야당의 지지가 흔들리지 않는 지역이다. 2008년 총선부터 지난해 지방선거(시장 선거)까지 야당이 계속 승리했다. 특히 야당 단일화 논란 속에 야권 후보가 갈렸던 2012년 총선을 빼고는 야당의 득표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지난해 시장 선거에서 야당 후보(박원순)의 득표율(60.3%)이 2000년 총선 이후 처음으로 60%를 넘었다. (대선과 지방선거 득표율은 총선 선거구 기준으로 동별 자료를 합산한 것이어서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다. 득표율은 총투표자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선관위는 유효 투표자 기준으로 발표한다.)
이 지역 유권자는 상대적으로 젊은 편에 속한다. 지난 3월말 주민등록 기준으로 30대가 가장 많아 19살 이상 주민의 21%인 4만4876명이다. 30대 이하 전체 젊은이의 비중은 43%다. 또 40대나 50대보다 60살 이상자가 더 많다.
■ 동별 과거 선거 결과
투표 성향의 동네간 차이는 거의 없다. 눈에 띄는 것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를 조원동(0.3%포인트), 미성동(6.7%포인트), 난곡동(3.6%포인트) 3개 동네에서 이겼다는 점이다. 최근 야당 지지율이 특히 높은 곳은 대학생 등 젊은이가 몰려있는 대학동(여야 득표율 격차 34%포인트), 서원동(격차 30.6%포인트), 서림동(격차 29%포인트)이다.
■ 동네별 투표 성향 지도
아래 지도는 2010년 지방선거 이후 4번의 주요 선거를 기준으로 동별 성향을 표시한 것이다. 푸른색이 진할수록 야당 지지가 강한 곳이다. 지도의 동네를 누르면 2000년 총선부터 지난해 지방선거까지 11번의 선거에서 동별 1위 후보의 득표율을 볼 수 있다.
재보궐 선거구 유권자 분석-인천 서구강화군을 보기
재보궐 선거구 유권자 분석-광주 서구을 보기
재보궐 선거구 유권자 분석-경기 성남시 중원구 보기
■ 글 주소: 한겨레 데이터 블로그 http://plug.hani.co.kr/data/2198104
■ 중앙선관위 재보궐선거 페이지 새창에서 보기
대학동(구 신림9동)과 서림동(구 신림2동, 구 신림9동 맞은편)은 고시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고,
이곳의 유권자들인 고시생과 원룸, 고시원, 독서실,식당, 서점등의 자영업자들의 최대관심사는 2017년 폐지예정되어 있는 사법시험의 계속시행여부였다. 이에 대하여 오신환과 새누리당이 가장 적극적이었고, 정태호와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장 소극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문재인의 지난 대선이나 이번 보궐선거운동과정에서의 사법시험관련 발언은 고시생들의 분노를 야기할 정도였다(이는 법률저널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새누리당 고정지지층이 35%(이것도 최근 결과를 보면 낮게 잡은 것이다)라고 보면 이번 보궐선거에서 오신환 득표율43%는 8%의 추가지지를 확보한 것(구체적으로 투표수에 대입하면 6천2백여명의 추가, 이는 선거의 속성상 3천1백여명의 야권지지자가 여당지지한 것)인데,
대학동 유권자 2만1천여명, 서림동 유권자2만2천여명, 총 4만3천여명중 투표율 36%를 단순대입하면 1만5천4백여명이고, 1만5천4백여명의 30%(여야의 고정지지층 각 35%제외한)는 3천2백여명이므로, 다른 변수가 없다고 하더라도 사법시험 존치여부만으로도 오신환이 당선될 수 있었다고 생각되는데(아마 구체적인 대학동과 서림동에서의 오신환 지지율을 보면 역대 선거에서의 양상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 예상됨),
많은 선거결과 분석은 야권분열을 이유로 들고 있다. 야권 전체지지율(정태호와 정동영의 지지율합계)이 55%로 최근 역대선거에서 보다 줄었는데도!
야권 혹은 진보진영 지지자들은 자기의 이해와 관계없이 항상 야권 혹은 진보진영을 지지할까? 야권 혹은 진보진영은 개개 유권자의 이해와 밀접한 문제에는 무관심하면서 지지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인가?
대학동에 거주하는 유권자로서 아마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이 오신환, 새누리당, 김무성만큼 사법시험 존치에 대해 말하고 행동했으면 오신환이 당선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오신환의 당선은 야권분열이 원인이 아니라 로스쿨의 현상황을 검토하고 사법시험의 폐지를 재검토하라는 지역적 요구에 무관심한, 더 나아가 지역적 열망에 적대적인 후보자나 정당이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