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당선자 다섯에 한명이 10억대 부자

지방선거 결과 분석 시리즈1

1. 당선자 3930명 재산 분포

2. 2012년 대선과 비교한 표심 변화

3. 2000년대 전체로 본 표심 변화

4. 시도지사와 교육감 선거 결과 비교

5. 광역, 기초의회 여야 판세 변화

 

5억원 이상이 전체 43%로 일반 국민과 크게 동떨어져

남성 독무대... 여성 가장 많은 지방의원도 남녀비율 3:1

 

6.4 지방선거는 전국 교육감과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위원 선거를 빼고도 출마자가 9000명에 가깝고 당선자도 3930명에 달한다. 전체 판세는 널리 알려졌지만, 결과를 좀더 세밀히 들여다봄으로써 유권자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자는 취지로 분석 시리즈를 시작한다. 이 분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시군구별 개표 결과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추후에 좀더 상세한 읍면동별 개표 결과가 공개되면 2차로 분석을 시도할 계획이다.

 

지방선거에서 당선한 단체장과 지방 의원 3930명 전체의 재산 분포를 분석한 결과, 다섯에 한명(21.6%)은 재산이 1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월28일 기준 출마자 전체(8848명)의 17.1%보다 4.5%포인트 높은 것이다. 부부 합산 재산 10억원 초과는 2013년 현재 일반 국민 기준으로 상위 4%에 해당하는 수치다. 재산 분포로 보면 지방선거는 부자들이 대거 출마한 데 그치지 않고, 당선자도 더 많이 배출하는 결과를 냈다.

 

정당별로 보면 부자의 비중은 새누리당이 새정치민주연합보다 높다. 새누리당 출마자 가운데 10억원 이상 부자는 26.5%(전체 3115명 가운데 826명)이고, 당선자로 보면 27.7%(전체 1954명 가운데 542명)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출마자로는 14.6%(2420명 가운데 354명)인 반면 당선자로는 15.8%(1595명 가운데 252명)이다. 부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당선되기는 두 당 모두 마찬가지다.

출마자의 재산 분포에 있어서 일반 국민과 가장 유사한 모습을 보인 군소 정당(통합진보당,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등)은 당선자를 거의 내지 못해 출마자와 당선자 비교가 무의미하다. (출마자 849명 중 당선자는 55명이고 그나마 단체장은 한명도 내지 못했다.) 무소속 후보는 2464명이 출마해 326명이 당선했는데, 재산이 10억원 넘는 상류층은 당선자의 16.6%였다.

지방선거당선자재산분포.jpg


지방선거 출마자와 당선자의 남녀 비율도 재산 분포와 비슷하다.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출마해 당선자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냈다.

광역 단체장(광역시장과 도지사)과 기초 단체장(시장, 군수, 구청장) 선거 출마자 가운데 남성의 비율은 각각 98%(57명 중 56명), 94%(694명 중 654명)인데, 광역 단체장은 모두 남성이 뽑혔다. 기초 단체장도 226명 가운데 여성은 9명뿐이다. 이런 양상은 광역의회도 마찬가지다. 광역의원 선거에서 남성은 출마자 기준으로 81.6%, 당선자 기준으로 86%를 기록해, 남성 쏠림이 역시 더 심해졌다. 그나마 기초의원 선거 결과는 사정이 조금 낫다. 여성이 출마자(6119명) 기준으로는 23.3%(1425명)이고 당선자(2898명) 기준으로는 25.3%(2898명 가운데 732명)였다.

지방선거-남녀비율.jpg  


지방선거 출마자와 당선자의 재산 분포와 남녀 성비를 보면, 출마자가 전체 국민을 대표할만큼 고르게 나오지 않은 데다가 선거 결과 이런 쏠림은 더욱 심해졌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이 선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치인들을 감시하고 견제하지 않는 한 그들이 스스로 전체 유권자를 고르게 대변하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 글 주소: 한겨레 데이터 블로그 http://plug.hani.co.kr/data/1801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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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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