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파트6: 비싼 아파트, 싼 곳보다 전기 최대 21% 더 써
2014.03.05 11:10 | 생활로 본 한국인
'한국의 아파트 에너지 소비 지도' 시리즈
4. 이산화탄소 유발량 지도3 - 2012년과 2013년 여름
6. 부유층, 중산층, 빈곤층이 사는 법
실거래 가격 높은 지역일수록 사용량 증가세 확연
농촌 아파트, 가격 비슷한 도시보다 더 쓰는 경향
각 지역의 고소득층, 중산층, 저소득층은 전기와 수도 소비 행태에서 어떤 차이를 보일까? 소득 수준이 같더라도 지역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일까? 공개된 통계로는 이 질문에 답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각 가정의 전기·수도 소비 수준은 전국 주요 아파트 관리비 자료 분석을 통해 읍면동 단위까지 구했지만, 지역별 소득 수준을 보여주는 공식 통계는 아예 없다. (유사한 통계로 서울과 제주도를 뺀 14개 시도의 시군구 단위 지역내총생산(GRDP) 통계가 있지만 이는 소득이 아니라 생산 활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각 지역별 소득 수준을 보여주는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전국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다. 전기·수도 소비 행태 자료도 아파트에 국한한 것인 데다가, 실거래 가격 정보는 읍면동 단위로 세분해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 수준과 주택 가격은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 아파트 실거래 가격 자료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는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사이트(rt.molit.go.kr)에 공개된 2013년 한해 전체 거래 건수 59만3100건을 전국 읍면동(행정동) 단위로 나눠서 1년 평균 가격을 계산했다. 그 결과 아파트 가격의 지역별 격차는 아주 극명하게 드러났다. 전국 평균 가격은 3.3제곱미터(평) 당 864만원인데, 최고치인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은 5.5배가 넘는 4814만9천원에 달했다. 또 상위 5%에 해당하는 125개 읍면동을 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 5개동, 과천시 4개동, 광명시 철산2동을 뺀 114곳이 모두 서울에 몰려있다. 상위 30%에 해당하는 지역도 서울(416곳)과 경기(240곳)에 몰려 있다. 나머지 지역은 부산 31곳, 대구 12곳, 인천 15곳, 광주 1곳, 대전 7곳, 울산 12곳, 세종시 1곳, 충남과 충북 각각 1곳, 경남 15곳뿐이다. (지역별 아파트 실거래 가격 분포는 이 시리즈에 이어 따로 다시 상세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아래 지도는 전국 읍면동 단위로 아파트 거래 가격 분포를 표시했다. (거래량이 적어서 정확한 시세를 반영한다고 보기 어려운 곳도 꽤 있다는 걸 고려해서 봐야 한다.)

■ 아파트 가격 수준별 전기, 수도 사용
지역별 아파트 가격에 따라 아파트 관리비 통계의 전기·수도 사용량을 분류한 결과, 가격 수준에 따라 전기 사용량 격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다만 수도는 격차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이산화탄소 유발량으로 환산할 때 수도 사용량이 극히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기와 수도를 합한 이산화탄소 유발량(에너지 사용량)은 집값 상위 5% 평균치가 제곱미터당 1.70kg인 반면 집값 하위 40%의 평균치는 1.40kg이다. 부유층이 빈곤층에 비해 전기와 수도를 21% 더 쓰는 셈이다. 시도별로 보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높을수록 전기 소비도 많지만, 유독 대구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또 대전, 경기, 전남, 경북은 집값 수준별 격차가 거의 없었다. 한편 부산과 인천은 아파트 가격 상위 60%에 속하는 지역과 하위 40%에 속하는 지역의 격차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또 아파트 가격 수준이 비슷할 경우 광역시보다는 도 지역의 전기·수도 사용량이 더 많다는 점도 이번 비교에서 드러났다.

시도 | 집값 수준 | 전기 사용량 | 수도 사용량 | 합계(kg/m2) |
서울 | 상위 5% | 1.65 | 0.06 | 1.71 |
상위 30% | 1.60 | 0.06 | 1.66 | |
부산 | 상위 30% | 1.42 | 0.06 | 1.48 |
중간 30% | 1.36 | 0.06 | 1.42 | |
하위 40% | 1.08 | 0.06 | 1.14 | |
대구 | 상위 30% | 1.42 | 0.06 | 1.48 |
중간 30% | 1.42 | 0.06 | 1.48 | |
하위 40% | 1.46 | 0.06 | 1.52 | |
인천 | 상위 30% | 1.57 | 0.06 | 1.63 |
중간 30% | 1.51 | 0.06 | 1.57 | |
하위 40% | 1.26 | 0.06 | 1.32 | |
광주 | 중간 30% | 1.38 | 0.06 | 1.44 |
하위 40% | 1.22 | 0.06 | 1.28 | |
대전 | 상위 30% | 1.34 | 0.06 | 1.40 |
중간 30% | 1.36 | 0.06 | 1.42 | |
하위 40% | 1.32 | 0.07 | 1.39 | |
울산 | 상위 30% | 1.42 | 0.05 | 1.47 |
중간 30% | 1.38 | 0.06 | 1.44 | |
하위 40% | 1.20 | 0.07 | 1.27 | |
세종 | 중간 30% | 1.64 | 0.07 | 1.71 |
하위 40% | 1.36 | 0.06 | 1.42 | |
경기 | 상위 5% | 1.53 | 0.06 | 1.59 |
상위 30% | 1.46 | 0.06 | 1.52 | |
중간 30% | 1.48 | 0.06 | 1.54 | |
하위 40% | 1.47 | 0.06 | 1.53 | |
강원 | 중간 30% | 1.42 | 0.06 | 1.48 |
하위 40% | 1.38 | 0.06 | 1.44 | |
충북 | 상위 30% | 1.41 | 0.09 | 1.50 |
중간 30% | 1.38 | 0.06 | 1.44 | |
하위 40% | 1.34 | 0.06 | 1.40 | |
충남 | 상위 30% | 1.48 | 0.06 | 1.54 |
중간 30% | 1.46 | 0.06 | 1.52 | |
하위 40% | 1.44 | 0.07 | 1.51 | |
전북 | 중간 30% | 1.42 | 0.06 | 1.48 |
하위 40% | 1.36 | 0.06 | 1.42 | |
전남 | 중간 30% | 1.31 | 0.06 | 1.37 |
하위 40% | 1.30 | 0.06 | 1.36 | |
경북 | 중간 30% | 1.36 | 0.06 | 1.42 |
하위 40% | 1.36 | 0.06 | 1.42 | |
경남 | 상위 30% | 1.42 | 0.06 | 1.48 |
중간 30% | 1.42 | 0.06 | 1.48 | |
하위 40% | 1.30 | 0.06 | 1.36 | |
제주 | 중간 30% | 1.41 | 0.06 | 1.47 |
하위 40% | 1.28 | 0.07 | 1.35 |
■ 아파트 가격 비싼 곳과 싼 곳의 분포도
아래 지도는 아파트 가격 수준별 분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표시한 것이다. 붉은 색깔은 전국 평균 대비 전기·수도 사용량이 많은 지역이고, 녹색은 적은 지역이다. 아파트 가격 하위 40% 지역의 분포를 보면, 아파트 가격이 비슷해도 전기·수도 사용량이 꽤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대체로 도시보다는 농촌이나 산간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전기·수도를 더 쓰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경기 남부, 강원 남부, 충청북도의 농촌 지역이 두드러진다.

수도권과 영남 지역을 좀더 확대해서 들여다봤다. 경남 지역은 광역시와 비교해 두드러진 특징이 없지만, 경기 지역은 눈에 띄는 점이 보인다. 아파트 값이 전국 상위 30%에 속하는 지역 가운데 수원시, 성남시, 고양시가 남양주시, 용인시, 화성시, 안산시보다 전기·수도 소비가 약간 적다. 이 점은 아파트 값이 평균 수준인 지역도 비슷하다. 서울 근처 도시보다는 농촌 지역의 전기·수도 소비가 더 많은 걸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아파트 가격과 전기·수도 사용량을 비교한 결과는 가격이 높은 아파트에 살수록 전기 소비가 더 많을 것이라는 상식적인 추측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비슷한 가격 수준의 아파트를 비교할 경우 대도시보다는 중소 도시나 농촌의 전기 소비가 좀더 많은 것은 예상밖의 결과다. 물론 이런 추세가 정확한지는 좀더 정밀한 검증을 통해 확인해봐야 한다. 대도시에 비해 중소 도시나 농촌에는 아파트가 훨씬 적어서 평균치의 오차가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번에는 마지막으로 전국 아파트 관리비 통계의 문제점과 정확한 통계 작성을 위한 대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 글 주소: 한겨레 데이터 블로그 plug.hani.co.kr/data/1665246
■ 원 자료 새 창에서 보기: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관리비 검색 서비스(과거 자료) | 아파트 실거래가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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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파트5: 농촌지역, 도시보다 수도요금 부담 훨씬 커
2014.03.05 10:40 | 생활로 본 한국인
'한국의 아파트 에너지 소비 지도' 시리즈
4. 이산화탄소 유발량 지도3 - 2012년과 2013년 여름
5. 도시와 지방의 에너지 소비 격차
경남 창녕, 전남 화순, 강원 영월, 평균의 120% 이상
사용량은 큰 차이 없지만 공급 가격이 워낙 높은 탓
시리즈 2-3회에서 전국 아파트의 전기·수도 사용량을 광역시와 도 지역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대도시의 경우 여름철 냉방에 전기를 더 많이 쓰는 반면 도 지역은 겨울철 난방에 전기를 더 쓰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에는 도시와 지방의 전기·수도 소비를 좀더 세분해서 보기 위해 도시와 농촌(군 지역)을 비교한다.
■ 도시와 농촌의 전기·수도 사용량
도시와 농촌의 전기·수도 사용량을 2012년 6월부터 13년 8월까지 평균해 비교해보니, 가장 두드러진 점은 도시보다 농촌의 전기·수도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먼저 광역시에 포함된 군 지역 가운데 부산 기장군, 대구 달성군, 울산 울주군의 경우 시내 지역 평균치보다 소비량이 많다.(인천 강화군은 예외인데, 이 지역은 아파트단지가 넷밖에 안되고 인천보다는 경기도에 가까운 특성을 보이는 곳이다.) 이는 도 지역의 시와 군을 비교해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정말 도시보다 농촌 아파트의 전기·수도 소비량이 많은 걸까? 도시 지역에 비해 농촌에는 아파트가 적어서 통계의 오차가 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단정하긴 어렵다. 아래 그래프는 이 점을 고려해서 각 시도 가운데 상대적으로 전기·수도 사용량이 많은 구와 군을 비교했다. 역시 군 지역의 사용량이 도시 지역에 못지 않거나 더 많기도 한 걸로 나타나지만, 통계에 포함된 아파트 개수가 훨씬 적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다만 부산 기장군, 울산 울주군, 대구 달성군, 충북 음성군, 경북 칠곡군, 전남 화순군 등은 도시 지역에 비해 아파트단지 수가 많이 적지는 않다. 이를 통해 볼 때, 적어도 일부 농촌 지역은 아파트 전기·수도 소비량이 도시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특히 울산 울주군은 아파트단지 숫자와 전기·수도 소비량 두가지 모두 시내 지역보다 높다는 점에서, 이런 가능성이 두드러진 지역이다. (전체 비교 대상 아파트가 많지 않고 관리비 통계의 오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결과를 놓고 일정한 추세를 짐작하는 것 이상의 단정적 해석을 하는 건 곤란하다. 이 분석 시리즈는 아파트 주민의 전기·수도 소비 행태 분석을 위한 실험적 시도에 불과하다.)

■ 도시와 농촌의 수도 요금 부담 격차
하지만 도시와 농촌의 차이가 정작 두드러진 대목은 요금 부담이다. 전기는 전국이 모두 같은 단가로 공급되지만, 수도 요금은 지역별 격차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 아래 왼쪽 지도는 2012년 수도통계에서 각 지역의 인구 1인당 가정용 수도 사용량과 가정용 수도 공급 가격을 뽑아 1인당 요금 부담액을 비교한 것이다. 경기도 가평, 강원도 산간 지역, 충북 청원군, 전북 서부 지역, 전남과 경남 해안 지역이 전국 평균치보다 20% 이상 많다. 반면에 서울과 서울 주변 경기도 지역, 대전, 광주, 대구 같은 대도시는 전국 평균보다 10-20%까지 요금 부담이 적게 나타난다. 오른쪽 지도는 관리비 통계를 기준으로 아파트 면적당 부담액을 비교한 것이다. 수도통계에 비해서는 지역별 격차가 적지만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남도의 농촌 지역 요금 부담이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기는 마찬가지다.

■ 수도 공급 가격, 요금, 사용량 비교
아래 지도는 시군구별 수도 공급 가격, 아파트 평균 요금과 사용량을 나란히 비교한 것이다. 지역별 아파트 수도요금 격차는 실제 사용량 때문이 아니라 수도 공급 가격 격차 때문에 주로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파트 수도요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대표적인 지역은 울산, 경남 김해시와 양산시, 부산 일부 지역, 거제시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경남 창녕군, 전남 나주시와 화순군, 전북 군산시와 남원시, 강원 영월군, 경기 안성시, 포천시, 남양주시, 군포시, 의왕시, 시흥시도 전국 평균치에 비해 수도요금 부담이 아주 큰 지역이다.


다음회에는 부유층, 중산층, 저소득층의 전기·수도 소비 행태 차이를 비교해본다.
글 주소: 한겨레 데이터 블로그 plug.hani.co.kr/data/166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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