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야, 1억원 전세 아파트 구경할까?

아파트 실거래 가격 통계 분석

서울에선 2억 이하 아파트 전세 구경하기도 어려워

남양주, 의정부, 김포, 시흥에서나 구할 수 있을 듯


서울에서 전세집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가격도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3억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수도권의 평균 가격도 2억 15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과연 수도권에서 값싼 전세 아파트는 구할 수 없는 걸까, 지난해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 공개 자료 전체(42만781건)를 분석해서 읍면동별로 상세하게 비교했다.


■ 서울 주변 어디 가면 1억원짜리 아파트 전세를 구할까?

아래 지도는 1년 2개월치의 1억원 이하 전세 거래를 읍면동별로 비교한 것이다. 서울 시내에는 1억원 이하 아파트가 있는 동네도 적고 거래량도 극히 미미하다. 어렵사리 찾더라도 1억원으로 얻을 수 있는 공간은 전용면적 20평에 크게 못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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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인접 도시에도 2억원 이하 아파트 드물어

아래 지도에서 보듯, 1억-2억원 전세 아파트가 비교적 많은 지역은 남양주시, 의정부시, 김포시, 고양시 일산서구, 광주시 등 서울과 상당히 떨어진 곳들이다. 인천 서구나 계양구도 비교적 값싼 전세 아파트가 있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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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 용인, 구리 등에 2억-3억원 아파트 눈에 띄어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성남, 용인, 구리, 남양주, 안양 등에서 2억-3억원대의 전세 아파트가 비교적 활발하게 거래된 것으로 나타난다. 3억원으로 구할 수 있는 아파트의 면적은 서울 강남의 경우 20평 안팎인 반면 수도권 도시들은 30-40평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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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억원 넘는 비싼 전세 아파트는 얼마나 될까?

보증금이 4억원 넘는 전세 아파트는 대부분 서울 강남에 몰려있다. 서울을 빼면 과천, 분당, 용인 정도에나 있다. 인천, 고양, 부천만 해도 1년 2개월 동안에 4억원 넘는 전세 아파트 거래 건수가 각각 10건 미만이다. 아래 지도는 부유층이 선호하는 지역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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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주거 비용, 극심한 격차

눈을 전국으로 돌려보면, 지역별 전세 주거 비용이 얼마나 극심하게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다. 수도권 일부와 광역시를 뺀 나머지 지역에는 2억원 넘는 전세 아파트도 거의 없다. 달리 말하면,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 일부와 전국 나머지 지역의 주거 비용 격차가 아주 크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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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월세 거래 상위 20곳 (2013년 1월-2014년 2월)
시도시군구행정동전세 거래량시도시군구행정동월세 거래량
충청남도아산시배방읍1788부산광역시기장군정관면1319
서울특별시강동구강일동1573경기도파주시운정3동1295
경기도고양시일산서구탄현동1506인천광역시중구영종동911
서울특별시양천구목5동1493전라북도남원시도통동870
경기도용인시기흥구동백동1490강원도동해시북삼동817
경기도김포시김포2동1479경기도성남시분당구백현동798
서울특별시강남구대치1동1457경상남도김해시북부동765
서울특별시송파구잠실3동1453서울특별시송파구잠실2동754
인천광역시중구영종동1440광주광역시북구건국동705
경기도남양주시와부읍1433광주광역시광산구수완동691
인천광역시서구청라2동1425경기도남양주시진접읍679
인천광역시연수구송도1동1377강원도속초시조양동643
경기도남양주시진접읍1371광주광역시광산구하남동631
서울특별시은평구진관동1325충청남도천안시동남구목천읍606
경기도용인시수지구죽전1동1319경상남도김해시내외동597
경기도화성시동탄1동1281경상남도창원시진해구웅동2동595
서울특별시양천구신정3동1247경기도김포시김포2동587
서울특별시강남구개포2동1178충청남도아산시배방읍563
경기도남양주시화도읍1163경기도남양주시오남읍550
경기도안성시공도읍1151경기도고양시일산서구탄현동550

상세한 읍면동별 아파트 전세 거래 표 자료는 구글 문서도구 (새창에서 보기)에서 볼 수 있다.


■ 글 주소: 한겨레 데이터 블로그 plug.hani.co.kr/data/1716325
■ 정리된 표 자료: 구글 문서도구에서 보기
■ 원 자료 새 창에서 보기: 국토교통부 주택실거래가 홈페이지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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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파트7: 관리비 통계 개편하면서도 읍면동 오류 방치

'한국의 아파트 에너지 소비 지도' 시리즈

1. 개관: '아파트 사람들'은 어디 모여 살까?

2. 이산화탄소 유발량 지도1- 수도권과 광역시(상)

이산화탄소 유발량 지도1- 수도권과 광역시(하)

3. 이산화탄소 유발량 지도2 - 도 지역

4. 이산화탄소 유발량 지도3 - 2012년과 2013년 여름

5. 도시와 지방의 에너지 소비 격차

6. 부유층, 중산층, 빈곤층이 사는 법

7. 에너지 대책, 구호보다 정밀한 통계 작성부터


정확성 개선 기대되는 시스템 6월 공개 예정

통계의 기초인 지역 분류법은 여전히 엉터리


지금까지 모두 6번에 나눠서 전국 아파트의 전기·수도 소비 행태를 대도시와 지방, 도시와 농촌, 여름과 겨울 소비 행태, 값비싼 아파트와 값싼 아파트 등 몇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이 작업은 가정의 에너지 소비 행태를 상세하게 분석함으로써 에너지 효율 향상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시도했다. 하지만 이 일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이 한계는, 정부가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 관리비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만든 '공동주택관리정보 시스템'의 통계가 너무나 부정확한 데서 비롯된다.

 

먼저 그동안의 분석 내용을 그림으로 요약한 뒤 통계의 문제점을 다루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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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비 통계의 문제점

현재 관리비 통계의 문제점으로는 먼저 전기와 수도 사용 통계를 뺀 나머지 에너지 소비 통계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전기 사용량은 1만3천여개 전체 아파트 가운데 대부분이 수록되어 있고, 수도 사용량도 1만1천여개 아파트 자료가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급탕 사용량은 3000곳, 난방량은 시기에 따라 600-800곳, 가스 사용량은 고작 200여곳만 자료가 있다. 에너지 사용 내용을 파악하는 용도로는 물론이고 각 아파트의 관리비 수준을 비교한다는 주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 부실한 통계다.

자료가 있어도 오류로 추정되는 것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2동 답십리청솔우성2차 아파트의 경우 전기와 수도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유발량이 2012년 6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제곱미터당 월 평균 1.68kg에서 2.7kg 수준이지만 2012년 10월은 6배 정도 많은 18.58kg으로 기록되어 있다. 평소 1.5kg에서 1.9kg 수준인 경기도 평택시 지산동 아주1차 아파트의 2013년 4월 자료는 17.87kg에 달한다. 이런 식으로 특정한 달의 자료를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밖에 사용량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은 아파트까지 걸러낸 결과, 전기와 수도 사용 통계가 있는 아파트 1만1천여곳 가운데 분석에 이용한 아파트는 9000곳 정도밖에 안됐다.

이렇게 통계가 부실한 것은 각 아파트 관리자가 매월 관리비 내역을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면, 관리비 통계를 꼼꼼하게 입력하는지, 입력한 수치가 정확한지 점검하지 않는 한 통계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이 통계 시스템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이를 인식했는지 지난해말 관리비 내역을 직접 입력하도록 하는 대신 아파트의 회계전산 시스템에서 직접 전송하게 하는 개선안을 내놨다. 입력 방식이 개선된 시스템은 현재 시험 단계에 있고 올해 하반기에는 정식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새 시스템 새 창에서 열기 http://www.k-apt.go.kr | 기존 시스템 새 창에서 열기 http://old.k-apt.go.kr)


■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엉터리 지역 분류

새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관리비 통계의 문제점 상다수는 해결될 여지가 있다. 각 아파트의 회계전산 시스템에 오류가 없고 정보가 제대로 전송되면 지금보다는 훨씬 믿을 만한 통계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시험 운영 중인 시스템을 검토한 결과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가 있다. 각 아파트의 행정구역 분류가 여전히 엉터리여서, 행정동과 법정동이 마구 섞여 있다. 지역 분류는 통계의 기본인데, 이렇게 뒤죽박죽이면 지역 비교는 무의미해진다. 이 점은 지난해 8월의 1차 분석 글 4회 '부실한 아파트 관리비 통계, 더 늦기 전 바로잡아야'에서부터 지적한 것이다.

아래 시험 운영 사이트 화면을 보면 이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현재 시험 운영 사이트에는 서울 강남구의 경우 3개 단지가 등록되어 있는데, 지역은 각각 삼성2동, 일원2동, 일원동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 가운데 삼성2동과 일원2동은 행정동이고, 일원동은 법정동이다. 일원동에 속하는 지역의 행정동은 개포2동, 일원본동, 일원1동, 일원2동 등 넷이다. 시험 운영 사이트에 일원동으로 표시된 아파트는 바로 위의 일원2동에 속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울 송파구에도 법정동인 마천동과 행정동이자 법정동인 장지동이 섞여 등장하고, 부산 금정구 항목에도 법정동인 부곡동과 행정동으로는 부곡동에 속하는 부곡2동과 4동(둘 다 행정동)이 나란히 등장한다. 이런 지역 분류는 혼란만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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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분류, 하루 속히 바로잡아야

국토교통부는 하루 속히 아파트 지역 분류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 사이트 정식 개통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오류를 고칠 여유는 충분하다. 에너지 대책 등 모든 정책은 정밀한 통계 작성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통계의 기본부터 잘못되어서는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없다. (전체 아파트를 행정동 기준으로 재분류한 자료를 마지막 점검을 거쳐 이 블로그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자체 추가 확인 작업을 거쳐 분류 수정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시리즈 끝 -


■ 글 주소: 한겨레 데이터 블로그 plug.hani.co.kr/data/1672478
■ 원 자료 새 창에서 보기: 기존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관리비 검색 | 시범 운영 사이트 관리비 검색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트위터 계정: twitter.com/Hanidata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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