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하루 전 날 울린 노래 BEST 3 생생육아

3개월의 출산휴가, 1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하기 하루 전날 밤, 아기띠를 하고 집 앞에 나갔다.

어둑어둑해진 아파트 단지 안을 돌며 내 품에 안긴, 이제는 14개월이 된 아기의 얼굴을 보며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울었다.

다음날 어린 아기를 아직 적응도 미처 다 못한 어린이집에 맡겨두고 출근을 하면서, 운전대를 잡고 울었다.

그렇게 나를 울렸던 노래 몇 곡을 남긴다.

 

1. The power of love  

 

The sound of your heart beating, Made it clear suddenly
the feeling that I can't go on, Is a light years away

Cause I am your lady And you are my man
Whenever you reach for me I'll do all that I can
We're heading for something, Somewhere I've never been
Sometimes I am frightened But I'm ready to learn
Of the power of love

 

분명 내 남자를 향한 사랑 노래였는데..  아기에게 불러주다 보니 엄마의 마음으로 느껴졌다.

너의 심장 소리를 들으면, 갑자기 모든 것이 선명해진단다.

나의 아들, 네가 내게 닿으려 할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게.

우리는 이제 가본 적 없는 낯선 곳에 가야하지, 하지만 아가, 엄마가 힘 낼게. 사랑한다.

 

2. 섬 집 아기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고이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못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 옵니다.

 

이 노래를 자장가로 불러주기 싫었다. 혼자 남아 엄마를 기다릴 아기를 생각하면 너무 슬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직 전 날, 나는 이 노래를 불러주고야 말았다.

엄마가 신문사에 일하러 가면, 아기는 어린이집 놀러 갔다가, 선생님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한 소절 한 소절마다 울컥울컥했다.

그리고 복직 뒤, 다 못 쓴 기사 더미를 들고 엄마는 얼마나 강변북로를 달렸던가.

 

3. Run To you

 

I wanna run to you , I wanna run to you
Won't you hold me in your arms And keep me safe from harm
I wanna run to you, But if I come to you
Tell me, will you stay or will you run away

 

마치 아기가 내게 묻는 것 같았다. 내 옆에 머물러 줄 수 없나요. 운전대를 잡고 수없이 답했다. 아가야, 엄마도 네게 달려가고 싶단다.

 

돌아보면, 복직 전 날만큼 울컥울컥 했던 날도 없는 듯 하다.

출산휴가도 언감생심인 직장도 많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생각할 땐 

육아휴직까지 1년 한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돌쟁이 떼놓고 일 나가기 힘든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그때의 나처럼 복직을 앞둔 엄마들에게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제 겨우 6개월이 지났지만 복직 뒤 더 열심히 사랑하며 살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간절한 그리움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일상에 치여, 복직 뒤의 육아기를 남기기가 좀처럼 쉽지 않기에 우선 노래 세 곡 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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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노키드 부부’로 살아가려던 가련한 영혼들이 갑자기 아기를 갖게되면서 겪게되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나누고자 한다.
임지선 한겨레 기자 s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