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후, 맞벌이 부부의 돌쟁이 돌보기 대작전

  이 글을 쓰는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 줄이야! 지난해 5월 복직하고, 적어도 가을이 되기 전에는 쓰겠지… 이번 겨울엔 쓰겠지… 설마 해를 넘길까?… 했던 글을 이제야 쓴다. 해를 넘겨, 그것도 1월을 지나 2월, 입춘을 넘겨. 지난 9개월, 나는 몸으로나 마음으로나 참으로 집-직장-집-직장을 반복하는 모범생 생활을 하였던 것이구나!   자자, 시간이 없으니 제 사연을 모르는 분들은 이전 글을 참고하시라~ ㅎㅎ  잘 먹고 잘 자란 우리 아기는 이제 생후 15개월이 됐다. 돌 지나 젖을 뗀 엄마는 이제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게 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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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하루 전 날 울린 노래 BEST 3

3개월의 출산휴가, 1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하기 하루 전날 밤, 아기띠를 하고 집 앞에 나갔다. 어둑어둑해진 아파트 단지 안을 돌며 내 품에 안긴, 이제는 14개월이 된 아기의 얼굴을 보며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울었다. 다음날 어린 아기를 아직 적응도 미처 다 못한 어린이집에 맡겨두고 출근을 하면서, 운전대를 잡고 울었다. 그렇게 나를 울렸던 노래 몇 곡을 남긴다. 1. The power of love The sound of your heart beating, Made it clear suddenly the feeling that I can't go on, Is a light years away Cause I am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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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 속에서 울며 어린이집을 찾아 헤매다

비가 오니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차가운 비를 그대로 맞으며 유모차를 끌고 아파트 단지를 헤매던... 아흑! 갈팡질팡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아이를 어디에서 키워야 할지, 맞벌이 부부는 우왕좌왕하다 때를 놓쳤다. 이제 1년동안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해야 할 시간은 한 달, 딱 한 달이 남았다. 한 달을 남기고 완전히 낯선, 남편 회사가 있는 동네로 이사를 했으니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우선 어린이집, 아이를 맡길 곳부터 알아봐야 했다.   거듭 밝혔듯이 우리 부부는 둘이서 온전히 아이를 키우기로 했다. 양가의 도움도 입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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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한달 전, 이사를 하다

 복직은 5월인데 두 달 전인 3월 현재까지 우리는 결정을 못했다. 어디에 살 것인가, 어디에 살아야 맞벌이하며 아기를 키울 수 있을 것인가 말이다. 노키드였던 우리는 늘 자유롭게 살았고 전세 기간이 끝나면 어디론가 이사를 하곤했다. 물론 언제나, 전세 보증금이라는 경제적 압박이 존재했지만 적어도 같은 값이라면 우리는 자유로웠다. 하지만 이제 아이가 있고, 나는 복직을 해야하고, 그러면 엄마아빠 둘다 하루 9시간 이상을 일터에 있을테니 대책이 필요했다.  그런데 복직 두 달 전까지 고민이라니. 이건 심해도 너무 심했다. 애초에 고민은 곤란이가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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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두 달 전, 살 뺄 결심을 하다

        ##육아 휴직 뒤, 복직 이후의 삶을 꾸준히 쓰기로 마음 먹었다. 개인적으로는 `곤란해도 괜찮아 시즌2'라고 명명하고 싶다. 되도록 솔직하게 쓸테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다, 우리 모두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 바꿔야 한다, 는 뜨거운 동지애와 열정으로 글을 시작한다.## 지겨웠다. 먹는게 지겨웠다. 두툼한 뱃살도 지겨웠다. 뱃 속 아기 줄거라며 먹고 먹고 또 먹고, 모유수유 중이니 잘 먹어야 한다고 또 먹고 먹고 먹고. 그렇게 나는 2년의 시간을 끊임없이 먹었고 무럭무럭 살쪘다. 복직이 두 달 앞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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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궁금할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

1년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 `노키드 부부, 아기를 갖다' 연재를 했다. 음, 아시다시피, 애 안낳고 자유롭게 살려다가 아기를 갖게돼 낳아 키우는, 말그대로 좌충우돌 이야기였다. 그러다 복직을 즈음해 몸과 마음이 바빠지면서 글쓰기를 한동안 중단했다. 오늘 아침 출근길, 운전을 하는데 갑작스레 어떤 깨달음이 뒷통수와 이마를 팍! 쳤다. 어엇! 왜 지금 이야기를 쓰지 않는거지? 복직을 하고, 진짜 어린 아기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가 되고 나서, 그 뒷얘기를 독자들은 알고 싶어할텐데. 어쩌면 정말 궁금한 이야기는 지금부터인데(애 두고 일하기 괜찮아? 누구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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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해도 괜찮을 수 있나요?

차마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풍경이다. 폭격이라도 맞은 듯 거실에는 뽀로로 인형들이 여기저기에 쓰러져 있다. 유아용 블럭, 딸랑이와 치발기, 아기띠와 손수건, 각종 장난감까지 잡다한 것들이 구석구석 널브러져 있다. 부엌에는 아기가 먹고 마신 잔해와 이유식기 등이 쌓여있다. 아기가 울어대 널다만 빨래도 보인다. 바스락, 이건 뭔가. 아기가 헤집어 놓은 내 지갑. 신용카드, 명함, 모조리 꺼내 뿌려놓았구나. 난 간신히 노트북 하나 놓을 자리를 만들어 앉은 참이다. 집안 꼴은 그렇고 내 꼴은 어떤가. 오전 11시, 아기 낮잠 시간에 긴급히 머리를 감았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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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어뜯어도 귀여운 줄만 알았네

어쩌지. 새해 벽두부터 우리 부부는 심각한 표정으로 마주 앉았다. 아기를 재워놓은 깊은 밤이었다. 어쩌지. 나는 한숨을 쉬었고 남편은 스마트폰으로 검색질을 시작했다. 그날 낮 아기는 동네 또래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 니까 생후 10~12개월의 친구들 말이다. 그중에는 앞으로 곤란이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게 될 여자아이도 있었다. 아직 잘 기지 못해 대 부분 가만히 앉아 있는 여자아이의 얼굴을, 곤란이가 너무도 여러 번 쥐어뜯었다. 귀엽게 묶어올린 머리도 자꾸만 잡아채려 했다. 여자아 이의 엄마는 근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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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지 3번 만에 벗다니…” 사우나 습격사건

   늦은 밤 사우나를 좋아한다. 평일이면 더 좋다. 평일 밤 사우나는 조용하다. 탕 안에도 혼자 앉아 있을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뜨끈한 습식 사우나에 들어앉으면 사방이 조용하니, 평화다. 어깨에 힘을 빼고 모래시계 쏟아져내리듯 주저앉으면 딱딱하게 나를 짓누르던 스트레스를 떨쳐버리는 기분이다. 처녀 적에도, 노키드 유부녀 시절에도 평일 밤 사우나는 사랑이었다. 그런 평화의 시간을 깨는 적은 ‘아줌마 부대’다. 적게는 두세 명부터 많게는 대여섯 명까지 벌거벗고 둘러앉아 커피나 식혜통을 옆에 두고 사우나가 떠나가라 수다를 떠는 이들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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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젖소, 젖 떼라니 싫소

이제 나는 젖소다. 열한 달 동안 젖먹이랑 뒹굴며 동물적인 삶을 살다 보니 그리 되었다. 이제 아기가 어떤 자세로 젖을 물어도, 조금 당기거나 뽑거나 장난을 쳐도 난 끄떡하지 않는다. 무념무상, 허공 을 응시하는 젖소의 경지다. 아니, 그 이상이다. 아기에게 젖 먹이는 시간을 기다리는, 그 따뜻한 느낌을 사랑하는 젖소다. 잠드는 순간 까지 젖을 먹이고 자다 깨 허공을 더듬는 아기에게도 젖을 준다. 아기도 젖 먹기 달인이다. 엄마 품에 안기는 순간 목표물의 위치를 파악한다. 엄마가 가슴을 열면 기가 막히게 입을 벌려 자석처럼 젖 에 와서 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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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노키드 부부’로 살아가려던 가련한 영혼들이 갑자기 아기를 갖게되면서 겪게되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나누고자 한다.
임지선 한겨레 기자 s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