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힌 생애 첫 이사 뽀뇨육아일기

집 이사부터 고시원이사까지 50번이나 이사를 다닌 아내.

나 또한 서울생활 십 수 년동안 셋방이사를 수 없이 다녔다.

그런 아빠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19개월 뽀뇨가 벌써 이사를 하였다.

 

이름 하여 생애 첫 이사.

 

아내는 이번에도 내 집으로 이사하지 못해 아쉬운 눈치지만

전셋집 얻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 제주에서 월세를 살지 않는 것이 어디인가.

 

드디어 이사 당일,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날씨도 춥고 뽀뇨를 맡길 곳도 없어 아내가 뽀뇨를 붙들고 있었다.

뽀뇨가 일어나기도 전에 인부들이 들이닥쳐 먹일만한 걸로 요거트 몇 개만 챙겨둔 상태이다.

아침 8시에 시작한 이사가 새집으로 움직인 시간이 10시.

 

이삿짐보다 먼저 집에 도착하여 문을 여는 순간,

오 마이 갓!

주인 짐이 하나도 안 빠지고 그대로 있다.

거기다 주인은 집에도 없다.

 

너무나 화가나 전화를 걸었더니 '짐 싸다가 배가 고파 아침밥 먹으러 와 있다'고.

너무나 태연해서 황당하고 열이 받았다.

마침 도착한 이사짐 센터 인부들, 이사일 시작하고 이런 일은 처음이라도 혀를 내두른다.

 

이삿짐업체에 여기저기 연락하다보니 업체가 늦게 선정되었고 그러다보니 이삿짐 들어오는 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게 짐이 나가게 되었다고 설명하는 주인.

안그래도 미운데 우리 이삿짐 사장님께 내려가는 사다리 좀 싸게 쓸 수 없냐고 묻는다.

 

본인 돈 아끼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남에게 피해를 줘서 쓰나.

만약 같은 세입자라면 그랬을까 생각을 하니 빨리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주인이라 제대로 항의한번 못해보고 우리 짐 때문에 일정이 늦어졌다는 이사짐 업체에는 짐정리요청도 못했다.

그 사이 뽀뇨와 아내는 발 디딜 공간이 없어 베란다에 갇혀있는 신세가 되었다.

 

짐 부릴 공간이 없어 작은 방에 빼곡이 쌓아 올라가는 이삿짐.

침대, 냉장고, 세탁기 등 초기 세팅이 중요한 집기들도 좁은 틈에 자리를 잡는다고 급하게 마쳤다.

오후에 전주에서 짐정리를 돕기 위해 제주에 오신 장모님, 장인어른.

마무리 방바닥 비질을 하는 뽀뇨까지 다섯 식구가 정신없이 정리하여 밤늦게야 겨우 정리가 되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갈 정도의 어의 없는 일이었지만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 오니 너무나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도 뽀뇨가 뛰어 놀만한 거실이 생기기에 되어 다행이다.

 

잠들기 전 아내와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 집은 도대체 언제 생기게 될까?"

 

<방 한칸에 쌓여져 있는 우리 짐들. 정말 "안습"이라는 말 빼고는 표현할 말이 없다. >

*아래 사진을 클릭하시면 뽀뇨가 비질하는 모습을 보실수 있습니다.

이사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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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전업주부가 꿈이었다 현실이 된 행운남,엄마들의 육아에 도전장을 낸 차제남,제주 이주 3년차…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프렌디. pponyop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