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뇨아빠의 아빠육아 & 놀이법 뽀뇨육아일기

3.jpg » 뽀뇨아빠 입니다

 

2.jpg » 뽀뇨와 하나

 

안녕하세요. 저는 뽀뇨아빠 홍창욱입니다. 저는 경남 창원이 고향으로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2009년에 제주로 이주하였습니다. 제주에서 마을기업을 운영하며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라는 제주 육아책 그리고 '제주 살아보니 어때'라는 제주이주 인터뷰집을 썼습니다. 현재 8살 여자아이 뽀뇨, 4살 남자아이 하나를 아내와 함께 키우고 있습니다. 제가 2년 동안 전업육아와 일을 병행했던 경험이 여러분들 앞에 서게 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제주의 농산물을 한 달에 한 번씩 그리고 매주, 육지와 영어교육도시에 공급하고 있는 무릉외갓집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무릉외갓집 근무를 할 즈음에 육아를 시작하였고 농촌 마을기업의 특성상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이 가능했기에 이 일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도 주 4일 근무를 유지하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서 노력 중입니다.

 

 

 

 

아빠육아의 계기?

제가 아빠 육아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2009년 11월 제주의 직장에 취업하며 제주로 이주를 했습니다. 물론 제주에 이주하는 것이 저의 꿈 중에 하나였습니다. 두 달 뒤인 2010년 1월 아내가 만삭이 된 몸으로 제주로 이사를 했습니다. 제주에서 취업한 첫 회사는 급여가 낮고 업무로 바쁘긴 했지만 만족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도 걸어서 10분 거리에 회사가 있다 보니 아침, 저녁으로 충분한 여유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천천히 식사를 하고 저녁에 글을 쓰고 아이를 보며 여유 있게 보내는 시간이 제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제주에서의 첫 직장을 2년이 채 되지 않아 퇴직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아이가 출산 한지 1년이 되었을 즈음이었습니다.

뽀뇨2.jpg » 돌잔치의 뽀뇨와 아빠

 

저는 퇴직하고 새로운 일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아이를 돌보는데 자연스레 집중했습니다. 첫 아이이고 지역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기에 저는 첫 아이를 계속 돌보고 싶은 욕구가 컸습니다. 한편으로 아내 또한 갓난아기를 키운 것이 처음이었고 부모님 등 육아를 도와줄 가족들이 없었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저와는 반대로, 출산 후에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 활동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제가 아이를 한번 키워보고 싶다고 하니 아내는 흔쾌히 그러라고 하고 바로 직장을 갖고 출근했습니다.

쉽게 생각한 육아였는데 실제 육아현장(?)에 투입되고 나니 어려움은 다른 데에 있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낮에 동료들과 회사에 있어야 할 시간에 만날 사람 하나도 없이 아이와 집에만 있어야 했습니다. 바람이라도 쐬어보기 위해 예전 직장동료들이 점심시간에 가던 야구연습장에 일부러 찾아가게 되었는데 유모차를 끄는 저와 펜스안쪽의 그들은 이미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왜 아내가 우울증에 걸렸다고 했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뽀뇨4.jpg » 아빠가 몰고 다닌 유모차와 뽀뇨

그래서 아이를 보며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사단법인 제주올레 사무실에 들렀다가 농촌 마을에서 한번 경험삼아 일해보지 않겠냐는 안은주 이사의 제안을 받게 되었고 '무릉외갓집에서는 아이를 보면서 일을 할 수 있겠구나'싶어서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2011년 7월 달의 일입니다. 제주대의 최낙진 선배로부터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영자지 일을 권유받았지만 아내가 '기왕에 아이를 본다고 했으니 인생에 없을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마을일을 하라'고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월에 100만원도 채 되지 않는 월급으로 시작했지만 기분 좋게 시작했습니다. 마을일도, 아이를 보는 일도 굉장히 새로운 일이었습니다. 아이가 울면 달래야 하고 옷을 갈아입혀야 하고 기저귀를 갈아야하고, 아이에게 간단한 음식들도 먹여야 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1시간 거리에 있는 무릉리에 출근할 때면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뽀뇨3.jpg » 무릉외갓집에 함께 출근한 뽀뇨

 

일하러 가면서도 여행가는 느낌이랄까, 아이는 마을일을 시작하는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가 외지 사람인데다 마을일이 처음이다 보니 무언가 보증을 설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 역할을 '뽀뇨'가 한 것 같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제주도 말로 '물애기(갓난아이)'를 다들 반겼고 아빠는 단번에 큰 점수를 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여러 모임에도 '물애기'를 데려갔습니다. 구제주에 있던 달리도서관에 아내와 저는 자주 들렀는데 항상 뽀뇨도 동행했습니다. 물애기를 데리고 모임에 참석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얼마 전 육아아빠 토크쇼에 김동주 연구원이 아이를 안고 참여했는데 육아에 도움 줄 사람이 없으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저도 기억에 남는 것이 실업 장려금을 받기 위해 고용노동센터에서 교육을 받을 일이 있었습니다. 장려금 신청도 돌 지난 아이를 안고 했고, 교육도 아이와 함께 받았는데 아이가 울다보니 자리의 맨 끝에서 아이를 달래며 시간을 보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우리 가족의 육아

저희 가족의 육아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든 집이 다 그렇겠지만 아빠 엄마는 한 팀입니다. 당연히 팀플레이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팀플레이는 같은 팀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고, 또 어떤 때는 각자 역할에 맞게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적은 역시 운동 경기에서 득점을 내는 것인 것처럼 아이들을 훈육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함입니다. 사실 이는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아내와 남편이 한 가지 한 가지를 상의하고 의견을 조정하여서 한 팀처럼 움직여야 합니다.

저와 아내는 일보다 가정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하다보면 이러한 생각이 무너질 때가 있고 어떨 때는 균형이 일 쪽으로 기울 때가 있는데 그나마 주 4일제를 지키는 일자리다보니 처음의 원칙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는 듯합니다. 오전 10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하는 노동시간 자체도 삶에 여유를 가지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선택하려 합니다. 돈을 많이 주는 직장보다는 급여가 적어도 여유가 있는 직장을 선호합니다. 저녁이 있는 삶은 가족과 함께 하는 삶, 자신을 되돌아보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녁 시간동안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고 글을 쓰는 등 과거와 현재를 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저와 아내는 밤 9시 전에는 아이들을 재우려고 합니다. 다음 날 아이들의 하루 활동에 지장이 생기지 않게 하기도 하고 엄마아빠도 충분히 휴식을 갖게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엄마 아빠들이 아이를 키우며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내적 갈등을 겪는 일이 많은 듯합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를 데리고 모임(기회)에 갈 수 없을 때 그 모임(기회)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때 아이를 키우는 처지를 한탄하거나 스스로 자책하는 경우도 많은 듯합니다. 특히 요즘에는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일이 민폐(?)라고 보는 시선들도 존재하기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육아기간은 적어도 10년 이상이고 형제들이 많을 때는 그보다 훨씬 긴데 그 기간 동안 모든 것을 아이를 위해서만 보낸다는 것은 부모에게 참 어려운 일이며 아이에게도 좋지 않을 듯 합니다. 결국 엄마아빠가 상처를 입게 되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엄마 아빠의 삶과 인생도 존중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회생활, 공부, 독서 모임을 할 때 꼭 아이들 데리고 다닙니다. 아이가 모임에 방해가 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자면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이와의 관계형성

저는 뽀뇨가 아주 어릴 때부터 평등한 '친구'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첫째는 저의 직장동료이자 어려울 때 파트너였기 때문입니다. 일관된 톤으로 유지하되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는 높입니다. 분명한 메시지를 주어야 할 때는 그렇게 합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육아와 사회활동을 병행하면서 제가 아는 지인들과 아이가 얼굴을 익혀나가고, 제가 하고 있는 공부나 취미 등을 자연스레 접하게 합니다.

뽀뇨하나1.jpg » 아랑조을거리 꽃길조성 답사때 찍은 뽀뇨하나의 사진

아이가 둘이 되고 8살, 4살이 되면서 아이들의 에너지가 넘쳐납니다. 집에서 감당하는 것이 참 어렵다보니 아이들의 에너지를 밖에서 풀도록 바깥활동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아이가 하나일 때도 주로 밖으로 향했던 것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도 컸지만 집에만 있으면 아이나 저의 사회관계가 더 좁아진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육지에 가족들이 있다 보니 지역에 이모, 삼촌을 많이 만들어 놓는 것이 아이들의 정서함양에도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요즘은 공부모임을 하며 아이들과 함께 갈 일이 많습니다. '제주에서 공부하는 정원모임'에서는 정원에 대한 이론을, '정원은 내친구'모임에서는 정원에 대한 실습을 하게 되는데 실습모임의 경우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는 일이 많습니다. 제주 자연의 식생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식생을 함께 공부하기도 하고 정원에 물을 주고 잡초를 뽑는 등 관리를 함께 할 때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겐 놀이이면서 학습입니다. 한번은 제가 이론 모임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1일 선생이 된 적이 있습니다. 식물의 다양한 잎사귀를 채집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집에 가져와 본을 뜨는 작업은 실제 해보면 굉장히 재미가 있고 아빠가 해설을 해주면 아이들이 더 잘 받아들이게 됩니다.

뽀뇨하나2.jpg » 담소요 정원에서 물을 주는 뽀뇨

이 모임 말고도 두개의 모임이 더 있는데 '농업농촌 학습모임 불란지'와 '서귀포 책읽기' 독서모임입니다. 두 그룹에 모두 아이들이 참여해서 구성원들이 아이들을 잘 알기에 삼촌처럼, 이모처럼 잘 보살펴 줍니다. 가끔은 농장에 공부하러 가서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맛보는 체험을 하기도 했는데 아이가 참 좋아했습니다.

책읽기 모임은 좁은 실내에서 진행하여 초기에는 눈치가 보이고 제가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하였지만 아이가 잘 적응하고 다른 구성원이 아이를 데려와 함께 놀리면서 잘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이가 돌 때부터 고등학교, 대학교 동문회 등 친목모임에 많이 데려나가다 보니 아이들도 어른들과 어울리는데 스스럼이 없고 잘 적응하며 지내는 듯하고, 저 또한 가정적인 아빠로 좋은 점수를 얻으며 지역에 자리 잡는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물론, 늘 따라다니는 아이와의 관계가 안 좋을 리가 없죠.

아빠육아의 장점

우리가 육아를 할 때 '엄마육아'라고 별도로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은 육아가 엄마의 고유 영역으로 보는 시각이 보편적이기 때문입니다. '아빠육아'라는 말은 최근에 새롭게 만들어 진 말로써 매스 미디어 '육아'프로그램을 통해서 확대되기 시작했고 관련된 책 또한 많이 출간되는 듯합니다. 제가 아빠 육아와 관련된 어떤 TV 프로그램에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요. TV에 나오는 사람은 항상 고정적이었습니다. 아마도 출연을 사양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고, 육아아빠를 공개적으로 표방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을 겁니다.

최근 아빠육아가 확산되는 이유는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아빠들의 육아휴직제도 활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 봅니다. 육아는 여자의 영역이다라는 전통적인 인식이 강하다보니 '전업육아'하는 아빠를 '남자가 오죽 못 낫으면 집에서 아이를 보냐'는 식의 시선이 아직도 존재합니다. 이는 육아하는 아빠 뿐 아니라 육아와 살림하는 엄마까지 평가 절하하는 일입니다. 요즘은 경제적으로 워낙에 어렵기에 엄마, 아빠 구분할 거 없이 누구든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일을 맡는 것이 합리적인 사회가 되다보니 '육아아빠'를 표방하는 사람도 자주 보게 됩니다.

뽀뇨하나5.jpg » 거문오름에 오른 하나와 함께

아빠육아의 장점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우선 엄마의 휴식 그리고 사회참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여성이 결혼 후 출산하게 되면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복귀하기가 쉽지 않고 복귀하더라도 예전의 직급과 급여를 보장받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육아기간이 늘어나는 건데요. 아빠육아는 아내에게 자유로운 시간을 보장해주며 이는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두 번째로 아빠 육아는 육체적 활동, 야외활동에 강합니다. 사회생활이 비교적 왕성한 아빠이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야유회를 갈 일이 많은데요. 아이들의 견문을 넓히고 신체활동을 늘리면서 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와 아빠의 감성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우선 아이를 엄마 아빠가 함께 보게 되었을 때의 장점은 연구에서도 보여주듯이 아이의 양성평등 의식에 큰 도움이 됩니다. 딸 , 아들 할 것 없이 앞으로는 유리천장이 없어지고 남녀의 평등한 협력관계가 사회적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감성측면에서도 엄마가 전달하는 감정과 역할, 아빠가 전달하는 감정과 역할이 조금씩 다르게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의 발달에 조화와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아빠의 감성을 풍부하게 한다는 점도 빠질 수 없습니다. 아빠들도 아이들과 놀며 에너지를 많이 받습니다. 자칫 일 스트레스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경직될 수 있는 정서를 이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는 정신건강, 육체건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빠놀이법?

아빠 육아가 확산 되다 보니 아빠놀이에 대한 컨텐츠도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Facebook '아빠랑' 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아빠놀이 중 신문지 야구가 있는데요. 추천 연령과 놀이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신문지 야구는 신문을 말아서 공과 배트를 만들고 아빠가 던지면 아이가 공을 배트로 치는 방법으로 놀이가 진행 되는 건데요. 이처럼 아빠 육아는 대부분 집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소품들을 활용한 놀이법이 많습니다. 회사일 때문에 바쁜 현대인 아빠를 배려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소셜미디어 친구의 이야기를 보던 중에 재밌는 사진을 확인 하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의 검은돌 벽면에 벽돌 무늬가 있는데 이 벽돌무늬에 아이가 크레파스로 예쁘게 색칠을 합니다. 보통 색칠은 도화지에 하게 마련인데요. 벽지에 칠하는 것처럼 벽면에 색칠하기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이입니다. 물론 청소와 연결하면 부모에게는 어려운 일이겠죠. 주위에서 주운 돌에 색칠하는 것도 일상에서 주위에서 흔히 해볼 수 있는 좋은 놀이입니다. 정부에서 발행하는 정책브리핑에 '아빠와 함께 춤을'이라는 아빠놀이법을 소개하였습니다. 놀이법이라기보다는 음악이 나오면 그 음악에 맞게 자신의 정서를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일입니다. 엄마아빠 제한이 없는 놀이겠지만 아빠에게 우리는 굉장히 육체적이고 활동적인 놀이들 기대하게 됩니다. 몸을 직접 쓰는 것이다 보니 어떤 놀이 법을 새로 구상하거나 혹은 배우기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교감하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의 패턴을 찾고, 그것을 반복하고 또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놀이4.jpg » 캠핑은 아빠놀이의 또 다른 패턴

요즘 캠핑들 많이 가시죠? 아빠놀이에서 빠질 수 없는 트렌드가 바로 캠핑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주로 가족단위로 가다 보니까 아빠는 아빠끼리,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는 아이들끼리 놀 수 있는 것이 캠핑의 또 다른 장점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아빠가 불 피우고 텐트를 치고 뭔가 주도적으로 가정 내에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 캠핑놀이는 오늘날 바쁜 아빠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아빠놀이의 또 다른 새로운 변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 이렇게 다양한 아빠놀이들이 있는데요. 제주에서 더 잘 할 수 있는 놀이는 없을까요?

전 아빠놀이에서 중요한 원칙 몇 가지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먼저, 아이뿐만 아니라 아빠도 함께 즐거워야 합니다. 그래야 놀이의 파트너로서 아빠와 아이는 계속 게임을 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 경험을 선물하자는 겁니다. 색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이 아이에게도, 아빠에게도 좋은 성장의 기회가 될 거 같습니다. 경험을 누구나 돈 주고 살 수 있지만 그 경험이 값진 시기가 있습니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는 평생에 남을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세 번 째로 신문지 야구나 벽에 색칠하기처럼 돈 들이지 않고도 잘 놀 수 있습니다. 돈을 들이지 않고도 재미있게 놀 수 있고, 소비 하지 않고 재활용하면서 놀 수 있는 것도 아이에게 좋은 환경교육이 됩니다. 특히, 제주에서는 자연에서 배우는 놀이가 굉장히 중요하고 다른 지역보다 이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놀이와 학습, 학습과 놀이는 구분이 희미하게 될 것입니다. 아빠도 아이도 엄마도 함께 배우고 함께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아이와 더 공감을 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앞으로 더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러려면 당연히 가정과 일, 사회생활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겠지요.

나의 아빠놀이법1 : 제주는 자연이 놀이터

이제 저희 가족의 아빠놀이법에 대해서 몇 가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주는 환경과 경관이 지역과 아이에게 큰 자산입니다. 한라산과 오름 올레길과 바다, 이 모든 것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자연 있는 그대로 우리에게 굉장히 깊은 감동을 줍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줍니다. 제주도에 영화감독과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많습니다. 아마 그 이유는 이런 자연환경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자연 환경을 활용한 아빠놀이는 돈 들이지 않는 놀이 그리고 아빠에게 건강을 준다는 것이 덤이라고 할 수 있죠. 강의안에 소개된 영상이 있는데요. 아이가 3살 때 한라산 윗세오름에 함께 오른 영상입니다. 아이가 힘들어 할 때 아이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그리고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산에 올랐습니다. 아이와 한라산을 오른 것은 아이에게 큰 성취감을 주었고 아빠놀이를 하는 저에게도 아주 큰 성취감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어떤 동기부여도 되었구요. 용눈이 오름에서 목마를 타고 함께 바다도 보고 한라산도 봤었던 기억이 영상으로 기록되어 있는데요. 이런 기억들은 저에게 또 아이에게 굉장히 큰 인생의 자산이 되겠죠. 목마를 태우고 또 아이를 안고 등산을 하거나 오르내리는 일은 육체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는 아빠에게 삶의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바다를 찾아간 일은 너무나 흔한 일입니다. 제주의 바다는 지역에 따라 다른 특징이 있죠. 여러분들, 제주에서 나고 자라신 분들은 아마 남쪽바다와 서쪽, 동쪽 바다와 북쪽 바다의 차이점을 잘 아실 겁니다. 남쪽으로 내려 갈수록 절벽이 생기고 폭포도 있고 절벽에서 내려다보는 어떤 바다의 느낌이 다르죠. 그리고 북쪽으로 올라 갈수록 우리가 느끼는 바다의 안정감이 다릅니다. 에메랄드빛인 함덕과 협재, 금능해수욕장은 볼 때마다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터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곶자왈또한 제주의 좋은 놀이터입니다. 아이와 함께 무릉곶자왈만 여섯 번이상 걸었고 교래곶자왈도 몇 번 걸었습니다. 지역 마다 조금씩 특색이 있기 때문에 이런 특성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가 있습니다. 식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이를 만든 용암에 대해서도 설명 할 수 있다면 제주도를 이해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되겠죠. 고향인 제주를 더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 째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빠와 함께 배우며 놀기'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제가 여러 공부 모임에 참여 하고 또 운영하고 있는데요. 아빠가 배우는 분야와 사람들과 친하게 된다면 이러한 학습의 동기가 아이에까지 확산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 같습니다. 그것이 아이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도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1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농업일은 육체노동이 심하고 소득이 일정하지 않다 보니 후계농을 키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똑같이 1차 산업에 맞닿아 있기는 하지만 정원 같은 경우에는 미적인 기준과 생태적인 요소들이 우리 주위의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게 하기 때문에 농업보다는 생활에 더 가까이 있는 듯합니다.

저는 농업분야에 정원관리의 기술과 마인드를 접목시키고 싶은데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지는 분야가 될 것이기에 아이들과 함께 잡초를 뽑고 식물에 물을 주며 식물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행위가 앞으로 저와 저희 가족에게 큰 자양분의 될 것입니다.

뽀뇨하나6.jpg » 정원실습모임의 뽀뇨

강의안에 소개된 영상이 첫째가 두 살 때 찍은 영상인데요. 가위도 겨우 잡는 아이가 이렇게 귤을 따 보기도 하고 감자, 블루베리를 수확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농촌에서 일을 하다 보니 가지게 되는 이점입니다. 그것이 바로 '아이는 사람들과 마을이 함께 기른다' 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다고 봅니다.

세 번째 놀이 법이 바로 아빠체육관입니다. 사실 아빠는 딱히 어떤 놀이 법을 배우거나 익힐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아빠 체육관입니다. 몸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아빠 또한 아빠의 아빠에게 배운 것들이 많이 있죠.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기본적인 몸놀이가 업기, 목마, 동물놀이, 비행기 타기, 그네타기 등 여러분들의 어떤 상상으로써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볼 수 있습니다.

달리기.jpg » 아빠체육관의 아이들

모든 것이 놀이이며 아이에게는 굉장한 즐거움입니다. 그리고 아빠에게는 체력 단련의 기회가 됩니다. 아이는 아빠를 친구처럼 혹은 경쟁자처럼 혹은 물리쳐야할 적이라고 생각을 하고 싸우면서 성장을 하게 됩니다. 동물들이 커나가는 방법과 사실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아빠 체육관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가능하다는 점, 야외에서도 가능하고 그리고 실내에서도 가능하며, 일대일과 일대다 모두 가능 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100세시대의 육아법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선 아이는 ‘동반자’라고 하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아이를 훈육대상으로만 보고 일방적으로 가르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언젠가는 아이가 출가를 하여 독립적인 생활을 하겠지만 100시대에 부모세대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30년 이상은 더 살아야 하고 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 또한 훨씬 늘어날 것입니다. 앞으로는 아이세대도 부모세대도 서로 협력하고 더 의지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두 번째로 아빠의 성역할이 아이의 평생을 좌우하게 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아빠라고 하는 지위가 가부장, 즉 가정의 중심이라기 보다는 팀의 팀원이자 친구여야 합니다. 서로 협력해야 가족이 유지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됩니다. 세 번째로 요즘 독박육아라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엄마 아빠가 팀을 이룬 팀 육아, 그리고 여러 사람들, 지역의 삼촌 이모들의 도움을 받는 공동체 육아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이는 아빠엄마가 사는 길이며, 아빠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합니다.

*제주 YWCA 강의내용을 공유합니다

Leave Comments


profile전업주부가 꿈이었다 현실이 된 행운남,엄마들의 육아에 도전장을 낸 차제남,제주 이주 3년차…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프렌디. pponyop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