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하면 넓고 깊게 자극한다 안광욱 상생약발

안광욱 상생약발 교실 1/상생약발의 탄생

 

“이 세상에 과연 내 몸과 건강의 훼손을 감수하면서라도 꼭 수행해야 할 가치를 지닌 일이 있을까? 만약 있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과연 그 정도의 가치에 해당하는 일일까?”

이것은 탈진 상태에서 발생한 고열과 전신 근육통으로 인해 입원한 병실의 천장을 하루 종일 멍하니 응시하며 스스로에게 한 질문이었다. 33년 전 나는 꽤 유능한 물리치료사였다. 입원 전 수년간 하루에 30여명의 디스크 환자를 매일 두 손으로 치료했다. 절망적인 상태의 환자를 최선을 다해 치료하여 다시 건강한 몸으로 사회에 복귀시킬 때는 큰 보람이 있었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에 희열마저 느꼈다.
 
 그러나 아무리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하는 이의 건강과 맞바꿔야만 하는 일이라면 어떨까? 건강을 잃는 순간 가치와 보람 또한 그 생명을 다 하고 말 것임을 입원을 할 정도로 몸을 상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전신 열감, 상기울혈, 손가락 관절통, 손목 결절종, 어깨 관절통, 견비통, 경부통, 등배통, 요통, 좌골신경통, 두통, 신경성 소화불량, 위염, 만성피로…. 모두 두 손을 치료 도구로 사용해서 얻은 증상들이다. 퇴원 후 이 고통스런 상황으로 다시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였다. 손을 아끼며 환자를 ‘대충’ 치료하거나, 아예 직업을 바꾸거나 하는 것이었다.  어느 쪽도 원치 않았기에 병실 천장을 밤낮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며 다른 선택지는 정말 없을까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궁즉통(窮則通)이라 했던가! 어느 날 불현듯 하나의 장면이 번개처럼 머리를 때렸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몸 위에 올라가 밟았던 경험’이 그림처럼 떠오른 것이다. 과거에 손 대신에 발을 사용하여 몸을 다스린 배경에는 선조들의 슬기와 지혜가 숨어 있을 것이며 이것이 하는 사람인 나와 받는 사람인 아픈 이를 모두 살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절망이 흥분으로 바뀌며 서둘러 퇴원을 준비했다. 그날 이후 약 20년간 병원, 재활학교, 장애인복지관 등에서 수많은 대상자를 만나고 연구와 임상을 거듭한 끝에 ‘상생약발’을 개발하였다.
 
 ‘상생(相生)’은 이 기술은 여타의 건강법처럼 시술자와 피술자의 건강을 맞바꿀 필요가 전혀 없이 하는 이와 받는 이에게 모두 이롭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고, 약발은 약손에 대응하는 단어로 손만이 아니라 발도 강력한 치료 도구임을 명시한다. 사실 약발의 기술개발이 마무리되고 난 뒤에 이름을 지어주는데 까지는 오랜 기간의 고민이 있었다. 약발이 가장 적합하기는 하지만 이미 ‘약의 효능’이라는 뜻으로 ‘약발’이 통용되고 있어 사람들이 혼란을 느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 이유는 30년 내에 약발을 약효가 아닌 우리의 건강 족기술로 고유명사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 되도록 나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서다.
 
 2005년 국내최초의 건강 족(足)기술 입문서 <상생약발>을 출간한 뒤 그로부터 12년이 흘렀다. 손이 아닌 발을 사용하는 건강법이라는 것이 독특하게 여겨지는지 출판 이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TV 방송 출연이나 신문 취재 요청이 꾸준히 있어왔다. 긴 기간 동안 수많은 매체들을 통하여 일반인들에게 약발이 소개되면서 과거의 나처럼 일을 하다가 건강을 해친 수기 전문가들은 물론 가족의 건강관리를 위해 매일 몸을 주물러야 하는 보호자들도 약발을 배우고자 우리 연구소를 찾았다.
 전수생들을 직업에 따라 나누어보자면 현재 약발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직업군은 현직에 있는 물리치료사들이다. 짧은 시간 안에 강력한 효과를 환자에게 바로 확인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약발은 골격 교정 효과, 심부조직 이완 및 탄력 증진 효과가 있어 요가지도자, 체형교정사, 피부관리사, 추나요법사에게도 인기가 높다. 최근 들어서는 평범한 주부들의 약발 전수과정 참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은 사랑하는 자녀, 배우자, 부모 등 가족의 건강관리를 위한 확실한 건강법 한 가지를 체득하고자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 약발은 다른 건강법과 비교하여 확실한 장점 세 가지를 가지는데, 첫째 ‘하는데 힘이 크게 들지 않을 것’, 둘째 ‘효과가 확실할 것’, 셋째 ‘평생 언제든 사용할 수 있을 것’의 원하는 바를 모두 충족한다.

10000.jpg » 상생약발을 만든 안광욱씨가 발로 자극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상생약발은 선조들의 밟기 기술을 현대적이며 과학적으로 개량한 ‘한국형 족기술’이다. 임상 연구를 진행하며 구전으로 이어오던 밟기 기술을 체계적으로 문서화하는 작업을 병행하였는데, 습득된 기술을 반복하며 원리를 알아내고 상세하게 기술하여 원고로 정리하였다. 그러나 때로는 무수한 반복 중에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나 예외 사례를 확인하거나, 혹은 더 나은 기술을 발견하기도 하였는데 그럴 경우 이미 작업한 원고를 모두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쓰기를 하여야 했다. 이처럼 셀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완성한 ‘상생약발’은 과거의 우리 전통 밟기 기술 수준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한 기술의 보존이나 계승의 차원이 아니라 창의적 개발품으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가끔 약발을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아시아 나라의 족기술과 비교하는 이도 있는데 그것과도 기술적으로 확연히 다르다. 개발과정에서 그들의 것을 전혀 모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와 과거 국내 전통 족기술은 하는 이가 서서하는 자세인 입식(立式)기술이다. 상생약발을 출간한 뒤 8년간의 추가 연구를 통해 족기술은 하는 이가 반드시 기립(선)자세에서 지압을 해야 한다는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깬 국내외 최초의 좌식(座式), 와식(臥式) 족기술지침서인 『발로 주고받는 상쾌한 건강 혁명 상생약발』을 2013년 출간했다. 강한 압력보다는 섬세한 자극을 필요로 할 때, 거실 소파에서 앉은 상태로 TV를 시청하며 약발을 하고 싶을 때, 부부가 침실에 서로 누운 채 약발을 하고 싶을 때 좌식, 와식 약발은 그 진가를 발휘한다. 기립 자세 뿐 아니라 모든 자세에서 발을 효과적으로 활용 할 수 있도록 하여 가정에서의 약발의 활용도를 최대한 높였다.
 
 다른 족기술과 약발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 있다. 그것은 바로 약발의 자극 원리와 기술이 수천년 전 과거에만 묶여있지 않아서다. 약발은 과거의 주요치료 원리인 추나와 경락(경혈)지압원리는 물론 현대의 관절교정, 근막이완, 골막 자극, 심부 마사지, 관절 견인 및 관절과 조직 스트레칭 원리와 기술까지 모두 망라됐다. 카이로프랙틱을 비롯해 수 십 년간 섭렵해 온 십 여 가지에 달하는 동 서양의  수기(手技)테크닉을 모두 약발 기술로 녹여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약발은 부위마다의 해부학적 특징과 증상에 따른 각각의 병리를 고려해 부위마다, 증상마다, 목적마다 자극기술을 다르게 한다. 자극을 주는 자세도, 자극을 주는 방향도, 자극을 가하는 발의 피부 접촉 부위도 모두 다르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은 원칙은 하는 이, 즉 약발을 하는 사람의 ‘힘들지 않음’과 ‘편안 함’이다. 받는 이가 아닌 하는 이의 건강보호가 우선이다. 몸의 접촉으로 이뤄지는 건강법의 시술 형태가 대부분 하는 사람의 건강을 고려하기보단 받는 이와 효과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과는 반대다. 이러한 원칙은 이기적인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받는 이에게도 도움이 된다. 하는 이의 몸이 아프면 결국 서비스의 질이 하락하고 상대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사용했을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란 표현이 있다. 상대방의 진심이 구체적으로 느껴지지 않거나 턱없이 모자랄 때 흔히 사용하곤 한다. 대부분 이 말을 은유적 표현으로 생각한다. 필자가 살아온 세월과 평생의 임상경험으로 볼 때 그것은 추상적이고 은유적 표현이 아니라 극사실적 표현이다. 인간은 귀의 피부, 눈의 피부, 코의 피부, 혀의 피부를 통해 실체를 확인하려 한다. 감각기의 피부와 함께 독자들이 단순 인체 포장지라 생각할 수 있는 전신을 덮고 있는 피부도 동일한 역할을 한다. 인간의 피부에 전달되지 않는 자극은 진정성과 현실성이 떨어진다.
 
 피부에 와 닿은 자극이라 하더라도 접촉위치, 접촉면적, 접촉시간, 접촉강도에 따라 인체는 자극을 선별하고 세밀하게 분석한다. 피부 자극은 단지 피부를 위한 자극이 아니다. 피부를 통해 그 안에 감춰진 육체와 육체에 깃든 감정과 영혼을 자극하는 것이다. 임상적으로 육체와 정신의 치유 정도는 피부의 접촉면적과 압력, 시간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면 사랑의 크기를 표현할 때, 크게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할 때 가벼운 등 두드림이나 악수 정도로는 상대에게 그 진심이 와 닿지 않거나 모자란다. 그런 경우에는 최대한 넓게 상대의 몸을 감싸 안은 상태에서의 깊고 긴 포옹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치유에서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된다.
 
 근골격계의 만성의 깊은 병을 다스릴 때 사용되는 자극은 경증의 일시적 문제를 해결할 때의 자극보다는 보다 더 넓고, 깊고, 시간이 충분할 때 예후가 훨씬 좋다. 자극 부위와 자극의 형태, 자극방향 등의 기술적인 것은 그 다음의 문제다. 약발은 수기 지압보다 면적은 2~3배 이상 넓고 자극 깊이도 2~3배 이상 깊다. 그러므로 평균 수기의 4~9배에 달하는 자극량이다. 수기 지압처럼 근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체중을 사용하여 힘이 안 들기 때문에 자극시간을 얼마든지 유지시킬 수 있다. 약발이 수기(手技)보다 육체와 정신 조절, 특히 만성증상에 얼마나 유리하고 효과적일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극의 부드러움인데 약발은 여느 족기술과 같은 거칠고 투박한 자극이 아니다. 거칠고 투박하다면 약발이라 부를 수 없다. 차별화된 약발의 은근함과 부드러운 자극은 인체에 자극을 가하는 방식이 기존 족기술과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약발은 체중이 수평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압력도 수평으로 이동한다. 그러므로 수직으로 위에서 찍어 누르는 형태가 아니라 자극을 슬며시 얹어놓는 형식이다. 엎드려 받는 이가 ‘지금 발로 하는 것이 맞아요?’라고 물어 볼 만큼 한없이 은근하고 부드러운 자극이 약발의 특징이다.
 
 약발은 외래 의학에 의해 밀려난 토종 건강법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개인적 소명 의식의 산물이다. 점점 해체되어 가고 있는 공동체의 복원을 위한 가족과 이웃 간에 피부에 와 닿는 진정한 대화의 수단이 되길 희망하는 마음도 개발 동기에 한몫했다. 앞으로 기고할 내용은 그동안의 약발 임상 내용과 필자가 저술한 두 권의 약발 책에서 발췌한 내용들이다. 그 중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난해한 약발보다는 가능한 대부분의 독자가 따라할 수 있는 쉽고 효과적인 약발 위주로 소개 할 예정이다. 필자는 약발이 그 어느 건강법보다 짧은 시간 힘들이지 않고 타인의 육체와 감정 모두를 치유하는 매우 획기적 자극 수단임을 확신한다. 필자가 개발한 ‘안광욱걷기’가 자신을 위한 최선의 건강법이라면 상생의 건강법인 ‘약발’은 나를 보호하면서 타인을 이롭게 하는 최선의 건강법이다. 이 글을 읽는 건강 전문가는 현장에서 그리고 비전문가들은 가정에서 약발을 생활화하여 그 위력을 확인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약발 1.jpg    약발 2.jpg                                           
 
 △수기 지압과 약발의 시술자세 비교
 손을 사용하는 자극방법은 근본적으로 하는 이의 건강을 보호가 어려운 자세다. 혈액이 상기 울혈 되고 사용할수록 손과 어깨, 목과 허리 등에 고통이 증가한다. 그러나 발을 사용하면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따르지 않으며 하체로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진다.
 
 
 약발 3.jpg약발 4.jpg
 
 △수기 지압과 약발의 자극량 비교
 발을 이용하면 체중을 이용하여 짧은 시간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손보다 3배 넓고 3배 깊게 몸을 자극 할 수 있다.
 
 약발 9.jpg » 서서 약발하기

얍갈 5.jpg » 누워서 약발하기

얍발 6.jpg » 앉아서 약발하기
  
 일반적인 족기술은 대부분 서있기 자세에서만 실시한다. 약발은 서기를 포함해 앉기, 눕기 등 다양한 자세에서 모두 가능한 것이 큰 특징이다.
  ※일러스트출처 : ‘발로 주고 받는 상쾌한 건강혁명 상생약발 ’ 2013년, 안광욱 지음

 글 안광욱(안광욱 걷기 약발연구소 소장)

 

TAG

Leave Comments


profile내몸에 기와 에너지 가득! 몸 수련을 통해 건강을 찾고 지키며 정신과 몸이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