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파트는 어떨까?

우리 가족은 도쿄 근교에 위치한 한 평범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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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진 영향으로 베란다에 이중창이 없고, 뒷쪽 현관도 복도식 구조다.

이 아파트에서 지금까지 8년 조금 넘게 살고 있는데, 막 입주했을 때 큰아이가 18개월이었고

몇 년 뒤에 작은 아이가 태어났다. 공원같이 제법 넓은 놀이터가 바로 옆이라

베란다로 아이가 노는 걸 내려다볼 수 있는 게 무엇보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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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파트로 치면 24평쯤 될까..? 작은 일본집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여러 공간으로

잘 나눠둔 것 같기는 한데 한국집에 있다가 이곳으로 돌아오면 여기저기 몸이 부딪힐 만큼

통로가 좁다. 그래도 거실을 마주보고 있는 부엌 싱크대는 일본 아파트의 가장 현명한 구조가 아닐까.

부엌일을 하면서 아이들 모습이 한눈에 파악되니 서로 다른 공간에 있어도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는게 가장 큰 장점..

베란다로 내다보이는 파란 하늘을 보며 설거지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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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옆으로 복도를 사이에 두고 세면대와 세탁기 공간이 있다. 세탁기 옆에는

욕실이 있고 화장실은 또 따로 있다. 한국 집과 비교해 일본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아무리 좁은

집이라도 세면대와 욕실, 화장실을 꼭 따로 분리해서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방 크기가 더 작아지는 지도 모르고.. 오른쪽 끝에 보이는 곳이 현관이다.

 

이 집에 사는 지난 8년간이 나에겐 일본이란 나라에 적응하고 폭풍육아시기를 보낸,

어떤 면에서는 황금기고 어떤 면에선 처절한? 시기였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이 집에서 눈을 뜨고 아침을 먹고 우당탕당 현관을 나서

학교와 유치원을 가고 다시 돌아와 잠든다.

나에게 이 공간은 지긋지긋한 잍터이면서 쉼터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생생한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집'이란 우리 모두에게 어떤 의미일까.

네모난 상자 안을 칸칸이 나눠놓은 이 작은 공간에서 우리는 날마다 삶의 역사를 쓰고

이야기를 만든다..  나는 이 그리운 곳을 이제 뒤로 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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