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된장찌개

<소울푸드>는 기대보다 좋은 글이 많은 책이었다.
그 가운데 이충걸의 <엄마표 된장찌개>는 일본 된장이기는 해도
올해로 두 번째 된장을 만든 나에겐 무척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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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겐 태어나서 지금까지 엄마가 만들어주신 음식이 있다. 부엌에 서 계신 엄마를
볼 때마다 내 몸과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그때마다 명확하게 실감하는 것이다.
... 엄마가 한 국자 떠서 건네주면 갑자기 공간이 뒤로 물러나고 어금니가 마비된다.
... 한낱 된장찌개 하나 먹는 일에 내가 보이는 이런 수선스러움은, 엄마에겐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어 식솔을 거두던 지난 일생을 알아주는 자식과의 찰나이기도 하다.
... 아무튼 정말 누군가를 좋아하는 맘이 스물거릴 때 내 입에서 나오는
가장 친절한 초대의 말은 "우리집에 와서 엄마의 된장찌개 한번 먹어봐."이다.
그 말을 하고나면 나 스스로에게 좋은 일을 한 것 같고, 그 사람도 왠지
운이 좋은 것 같고, 아무튼 서로 값진 사람이 된 듯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 엄마의 가슴속에는 늘 절기가 순환한다.
... 처서가 되면 가을이 오고 입하가 되면 여름이 시작된다고. 엄마는 달력을 만든
중국사람 같은 지혜를 펼쳐 우리가 시간의 일부라는 걸 가르쳐 주시곤 했다.
이윽고 늦가을이 되면 엄마 가슴은 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물결친다.
... 철마다 그 연세. 그 몸으로 만드는 된장이야말로 엄마에겐 가장 생생하고
싱싱한 절차이기 떄문이다.
어머니가 손수 만드신 귀한 된장을 먹고 자란 사람이라
이렇게 좋은 글을 쓰는 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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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윤영희씨의 따뜻한 사는 이야기를 읽게 되어서 제 마음도 따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