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 선생님, 오래오래 건강하시어 지리산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비가 내렸습니다. 1972년 노고단대피소를 시작으로 40년간 지리산에 살며 '지리산 호랑이'라 불렸던 함태식 선생님(84세)이 지리산을 떠나게 되었음을 알리려 노고단에 가던 날,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가끔씩, 함 선생님의 술과 낮밥 동무가 되어준 한성수 님(하늘씨앗교회 목사)은 '오늘은 비가 오는 게 맞지, 지리산도 슬플 거야.' 하였습니다. 어머니 같은 지리산이니, 더 슬프겠지요. 40년간 데리고 있던 아들을 멀리 보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한 함 선생님은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옛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40년, 상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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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태식, 그와 걷는 마지막 노고단 길 [2011년 10월 24일]

* '눈매가 반야봉을 닮아가는 지리산 호랑이, 함태식'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소식지 '초록숨소리' 2011년 봄호에 실린 글입니다. 눈매가 반야봉을 닮아가는 지리산 호랑이, 함태식 지리산을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고운 최치원, 점필재 김종직, 남명 조식, 매천 황현, 모두 지리산 어느 골짜기에 큰 흔적을 남긴 분들이다. 그들과는 다른 측면에서 함태식 선생님(84세)은 우리 시대 지리산을 상징하는 또 한 분의 어른이시다. 내가 선생님을 가까이서 뵌 건, 2009년 2월 28일이다. 그날 피아골대피소에서는 선생님의 38년 지리산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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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항아리 씻고, 생오미자 받고, 오미자효소 담고

계원과 곗돈을 모으고, 생오미자와 공정무역 설탕을 주문하고, 오미자효소 항아리 놓을 곳을 알아보는 등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누가 뭐래도 2011~2012년 돋을볕오미자계(이하 3기 오미자계)의 시작은 2011년 10월 5일이다. 5일은 속리산국립공원 근처 가람농원에서 유기농 생오미자가 도착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5일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첫 번째 일은 남원 인월요업에서 항아리(56ℓ 항아리 2개, 35ℓ 항아리 2개) 사오고 구례에 있는 참거래농민장터에서 공정무역 설탕(25㎏ 짜리 8포대) 구입하여 항아리가 있는 (주)나무를심는사람들 농막(구례 간전 논곡마을)으로 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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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평화롭게, 소박하여 행복하게_ 2011년 10월 1일 지리산-섬진강 작은 문화제 후기

세상엔 알 수 없는 일들이 참 많다. 하늘에 별이 몇 개인지, 바닷가 모래가 몇 알인지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세상엔 정확히 몰라도 그냥 느낄 수 있는 일들도 많다. 엄마 품에 안긴 아이, 가난하지만 나눌 줄 아는 이웃의 마음은 개량할 수 없으나 보는 사람까지 따뜻하게 한다. 그렇게 살아야 할 것 같다. 민족의 영산이라 불리고, 남한에서 가장 큰 육상 국립공원이며, 백두대간의 시작점인 지리산, 마을과 논밭, 산과 평야를 휘돌아 흐르며,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섬진강, 지리산과 섬진강이 품고 있는 생명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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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국립공원 북쪽 자락에 숨어 있는 상신마을

* 이 글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계간지 '초록숨소리' 2011년 가을호에 실린 글입니다. 국립공원 보전운동을 하는 나는 전국 곳곳에 산재한 국립공원을 다녀야 한다. 좋겠다는 사람도 있고, 힘들겠다는 사람도 있다. 둘 다 맞다. 좋고도 힘들다. 내가 사는 지리산국립공원이 아닌 다른 국립공원 출장이 잡히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거기까지 어떻게 가야 하나?’ 이다. 해야 할 일보다 가는 길이 겁날 때가 많다. 계룡산국립공원 북쪽 끝에 자리한 상신마을 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나는 차도 없고, 운전도 못한다. 그런 내가 상신마을까지 가려면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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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1 성명서] 서울대 연습림은 주민의 땅이며, 국민의 땅이지 서울대 땅이 아니다!

서울대 연습림은 주민의 땅이며, 국민의 땅이지 서울대 땅이 아니다! -서울대법인법 시행령의 국무회의 통과에 대한 우리의 입장 교육과학기술부는 30일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서울대법인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법인법은 찬성보다는 반대가 많으며, 서울대 교수, 노조, 학생 등은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이고 동맹휴업 움직임까지 있는 갈등 사안으로 더 많은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 법률이었다. 또한 서울대법인법은 서울대 연습림의 무상 양도를 명문화하고 있어 구례군민과 광양시민들의 분노와 원망,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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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0 논평] 어청수 전 청장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 선임하다니, 정말 어처구니 없다!

어청수 전 청장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 선임하다니, 정말 어처구니 없다! 환경부는 30일 어청수 전 경찰청장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환경부의 발표에 우리는 귀를 의심했다. 국립공원은 생태적 다양성과 생명평화적 가치가 우선하는 곳이다. 그런데 우리 시대 아집과 불소통을 대표하는 사람을 국립공원 관리 수장으로 임명하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게다가 환경부는 임명 배경에 대해 '어청수 전 청장이 공공조직 경영과 관리 경험이 풍부하고 다양한 갈등을 해소한 경험이 많다며 국립공원 훼손을 방지하고 지역주민과 지자체 등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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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 필요하다, 산상시위 현장으로 쌀을 보내자!

쌀이 필요하다, 산상시위 현장으로 쌀을 보내자! 하루 세끼 밥을 먹는 우리, 쌀은 식생활이 다양해져 인기가 떨어진 듯하지만 밥을 먹지 않으면 어딘지 허전한 사람들에게 삶을 위한 최우선 물품입니다. 쌀을 짓는 논, 논은 먹을거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물을 보유하고 다양한 동식물을 키워내며, 심미, 경관적 가치도 뛰어나 주목받는 땅입니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반대 산상시위를 하며 500일 이상을 산에서 보낸 우리에게 쌀은 돈보다 더 소중합니다. 돈은 안 쓰면 그만이지만 밥은 먹어야 하니까요. 국립공원 케이블카 반대 산상시위 현장, 북한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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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황어들처럼_ 10월 2일 섬진강 걷기 미리보기

그들이 생각났다. 섬진강에서 백운산을 바라보며 간문천을 따라 걸으며 연어 생각이 났다.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 내면화된 삶의 방식을 따라 물살을 거꾸로 오르는 연어가 보고 싶었다. 연어보다 유명하진 않지만 봄마다 남해바다를 떠나 섬진강으로 올라오는 황어도 생각났다. 황어의 잿빛 몸부림과 붉은 알이 눈앞에 삼삼했다. 치열하게 거슬러 올라와 모든 걸 토해내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불꽃같은 삶에 잠시 섬뜩했다. 10월 2일 '지리산 바라보며 섬진강 따라가기'는 섬진강 어류생태관에서 간전 논곡마을까지 걷는다. 그날은 추석, 추분을 지나고 나서니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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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는 섬진강가에 산다. 5분만 걸으면, 섬진강을 만날 수 있으니 대단한 행운이라 여기며 산다. 내가 사는 집은 지리산국립공원 노고단과 왕시루봉을 배경으로 들판에 우뚝 서 있다. 덕분에 나는 아침마다 노고단을 본다. 나만이 아니라, 우리 집 개도, 닭도, 콩과 가지, 고추도 노고단을 보며 자라고 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 없지만 더 영험하고 맛날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저렇게, 지금 내 삶에 특별한 의미가 되어 있는 노고단은 우리 민족과 국립공원 역사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곳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며 나라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오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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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처장 윤주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