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숨소리 울려퍼지는 해안절벽에 서다

조선 말 울릉도 재개척기 역사 서린 학포·태하마을 현포항에서 바라본 대풍감 해넘이. 큰황토구미, 작은황토구미. 경북 울릉군 서면 태하리 태하마을과 학포마을의 다른 이름이다. 모두 ‘황토가 나오는 굴’이 있는 마을이어서 붙은 이름인데, 옛 주민들은 이곳 황토를 채취해 가구 등을 칠하는 데 썼다고 한다. 두 마을은 조선 말 울릉도 재개척기의 유적이 남아 있는 곳이자,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 등 빼어난 경관을 거느린 포구다. 섬의 개척 역사를 알아보며 눈부신 해안 경치까지 감상하는 여행 코스다.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걸어서 두 마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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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나고 묵직한 대한민국 한복판

충북 영동 국악의 거리~옥계폭포, 노근리~월류봉 완행버스 여행 충북 영동 월류봉(제1봉)에서 내려다본 초강천 물줄기와 원촌리 마을. 왼쪽에 한반도 지형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심하게 굽이쳐 흐르던 옛 물길(구하도) 흔적이 보인다. 감입곡류(嵌入曲流) 하천의 변화를 보여주는, 지리학적으로 중요한 지형이다. 영동군은 충청북도 남쪽 끝, 충남·전북·경북도 경계 지역의 고장이다. 충북도의 지자체들이 저마다 “남한의 중심 고장”임을 주장하듯, 영동군 주민들도 ‘중심지’ 자랑이라면 지지 않는다. “말함 뭐해, 여가 바로 전국의 한복판이지. 암, 어딜 가더라도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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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한 선비의 삶이 500년을 밝히다

“비석도 남기지 말라”던 박수량 등 청백리의 고장 전남 장성 전남 장성 축령산휴양림의 삼나무숲. 아무 데든 거닐며 봄마중하기 좋은 철이다. 바람 쌀쌀맞아도 햇살은 어디든 파고들며 온기를 키운다. 빈 나뭇가지들 썰렁해 보이지만 발치에선 이미 봄이 시작됐다. 봄기운은 뚜렷한데, 아직 마음 한구석이 황량하기만 한 것은 왜일까. 파내고 파내도 끊이지 않고 드러나는, 부정·비리로 얼룩진 혼탁한 정국. 곧고 바르고 청빈한 삶을 살아온 선인들, 청렴하고 결백한 공직자 청백리들이 새삼 그리워지는 때다. ‘청백리의 고장’ 전남 장성에 드리운 봄빛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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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사람도, 봉화산 돌아 막걸리 한잔 ‘캬’

은은한 매향과 바다 낀 트레킹 코스, 전남 여수 개도 전남 여수 개도 ‘개도사람길’ 2코스에서 만나는 등대섬(고여). 해질 무렵 등대를 가로질러 철새떼가 날고 있다. 우리 땅의 봄은 남도의 섬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미 쑥·달래·냉이가 지천이다. 나뭇가지마다 새순이 돋고, 유채·매화도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섬마다 풍경 다르고 봄빛도 다르다. 각자 봄마중 취향은 다르겠지만 가장 좋은 건, 경관 좋은 섬을 골라 걸어서 여행하는 일이다. 구석구석 걸으며 들여다보고 뒤돌아보면, 눈길 닿는 곳마다 이미 봄이 와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전남 여수 돌산도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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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끈’ 달아오른 섬 ‘성큼’ 다가온 풍경

인천 유일 온천노천탕과 보문사 앞바다 즐기는 석모도 여행 지난 1월20일 문 연 인천 강화군 석모도 바닷가 ‘석모도 미네랄온천’의 노천탕. 15개의 노천욕조가 있다. 석모도, 인천 강화도에 딸린 11개의 유인도 가운데 하나다. 교동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 수도권의 인기 여행 코스다. 배에 차를 싣고 들어가 당일치기로 섬 전체를 둘러보고 나올 수도 있다. 연 300만명에 이르는 강화군 관광객의 절반 가까이가 석모도를 경유한다. 갑판 위에서 몰려드는 갈매기떼에게 과자를 던져주며 사진을 찍고, 석모도의 민머루해변을 거닐다가 보문사를 둘러보고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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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길을 여행길로…휴게소에 놀러가자

장시간 고속도로 운전의 지루함 달래줄 이색 장소들 진안휴게소(익산 쪽) 주차장에서 본 마이산 풍경. ‘졸리면 제발 좀 쉬어가세요.’ 고속도로 운전 때 수시로 만나게 되는 간청·애원·부탁의 경고문이다. 오죽하면 이럴까. 자, 목적지를 향해 들입다 달리기만 하는 운전자의 시대는 갔다. 졸리지 않더라도, 귀향길이든 여행길이든 쉬고 놀며 길을 즐기는 게 요즘 추세다. 전국 고속도로에 190여곳의 휴게소와 200곳이 넘는 졸음쉼터가 있다. 설 연휴 귀향·귀경길에 쉬고 놀다 갈 만한 고속도로 휴게소들을 소개한다. 쉴거리·놀거리·구경거리를 갖춘 휴게소를 9가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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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아 놀자, 따뜻하게 눈부시게

‘추위취약자’를 위한 겨울여행 안내서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서 옛 대관령휴게소로 가는 길에 만난 설경. 지난 2012년 폭설 때 찍은 사진이다. 봄날 같은 날씨가 이어지더니, 이윽고 매서운 동장군이 싸늘한 본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런 추위에도 즐거운 여행이 가능할까요. 추위를 그저 피부처럼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이들이야 추워질수록 다채로워지는 즐길거리, 볼거리에 화색이 돌 테죠. 하지만 40대 가장 김현배(서울 상계동)씨의 경우는 다릅니다. “아우, 추운 거 정말 싫어요. 추운 날 휴일엔 집에서 티브이 보는 게 최고죠. 외식하자고 하면 배달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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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반갑습니다. 한겨레신문 이병학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