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재롱잔치, 나도 이제 부모가 된건가

나는 부모로 태어난 적이 없다. 어찌보면 부모로 길러지고 있는지 모른다. 내가 사회에서 인정하는 부모가 되었다고 느끼게 된 것은 아이가 태어날 때도 내가 육아책을 내었을 때도 아닌 며칠전 첫째 뽀뇨의 재롱잔치에 참석해서였다. 드라마에 흔히 나오는 장면 중에 어린이집 재롱잔치에 참석을 못해 가슴 아파하는 주인공 이야기도 나오고, 사회생활이 어렵지만 아이 재롱잔치를 보며 다 컸구나 싶어 눈물을 훔치는 부모 이야기도 나온다. 나 또한 TV 속 한 장면을 떠올리며 ‘나도 이제 부모가 된 건가’라는 실감이 전해졌다. 아이가 몇 달 전부터 연습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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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야동, 동굴이 필요한 나이

중 2때 일 것이다. 친구집에 놀러 갔는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놀라운 영상물을 보았다. 성행위자체도 그렇지만 스토리도 놀라웠고 흥미진진하였다. 그 전에 사촌형 집에서 시티헌터와 같은 만화책을 본적이 있고 인터넷으로 야한 사진을 수도 없이 본적이 있지만 이보다 강력한 것은 없었다. 고교 진학후 자연스레 동영상을 찾으러 마산역 앞 리어카 아저씨를 찾았고 교복을 입은 채로 비디오대여점에서 19금 영화를 빌리곤 했다. 그렇게 25년째 봐오고 있는 야동. 나는 결혼한 후에 야동을 안 보게 될 줄 알았다. 행위와는 다른 개인 취향의 문제일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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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남편의 각방 탈출기

아내와 나는 결혼할 때 만인 앞에서 공표하였다. 우리는 아무리 싸워도 각방을 쓰지 않겠다고. 이는 우리 부부가 결혼하기 전 급조(?)한 가정헌법 중 하나로 결혼 후에도 문구를 집에 걸어놓을 정도였다. 그런데 둘째를 낳고 아내가 처가에서 돌아온 후 한 달도 안 되어 각방금지 조항을 어기게 되었다. 아내가 결혼 전 먼저 제시한 조항인데 스스로 어기게 된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아내는 내게 “둘째가 새벽에 깨니까 당신이 피곤할까봐 저쪽 방에 가서 잘께요”라는 말을 남기고 훌훌 떠나버렸다. 나를 위한다는 말이고 실제 갓 난 아기인 둘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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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진짜아빠 만들기’를 열며

2011년 ‘전업육아 다이어리를 열며’라는 글을 시작으로 지난 4년간 생생육아 칼럼을 써오고 있습니다. ‘뽀뇨아빠의 리얼야생 전업육아’는 제가 첫 아이인 뽀뇨를 낳고 감동에 겨워 600일 동안의 육아일기를 쓴 기록이자 갓 돌 지난 아이를 안고 마을 일을 시작한 어쩌보면 제주정착기였습니다. 그동안 많은 독자들이 찾아주셔서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라는 책도 엮어내고 한겨레 베이비트리 육아면에 칼럼도 쓸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전업육아’라는 다소 과장된(?) 칼럼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생계에 큰 역할을 하면서도 남편에게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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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를 만나선 안된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 선물을 한 번도 받아본 기억이 없다. 당연히 산타의 존재도, 커다란 양말도 본 적이 없다. 워낙에 시골마을이기도 하였고 집안형편도 크게 넉넉하지 않아서 그럴 거라고 부모님을 이해해본다. 나는 크리스챤은 아니지만 내 아이들이 ‘산타’의 존재를 믿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에 어린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선물을 모두에게 나눠줘. 말도 안돼’, ‘아파트에 굴뚝이 어디 있어’라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기 싫다. 세상에는 아직 기적이 많고 그 기적들은 아주 작은 믿음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 부모들은 ‘산타’를 통해 아이들을 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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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싫어하는 아이, 아빠 마음은 긴 강을 건넌다

아이를 키우며 잠들기 십분 전 독서가 왜 중요한지 알 것 같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내면을 끌어내려면 매개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책이 한다. 몇 일전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까마귀가 이를 이겨내고 리더가 되는 이야기인 <먹구름 까마귀>를 뽀뇨의 마음을 읽을 의도로 꺼내들었다. “뽀뇨, 먹구름 까마귀 이야기 재미있지? 뽀뇨는 어린이집에 친구들이랑 잘 지내?” 혹시나 하고 친구관계를 독서 후 끄집어내었는데 뽀뇨가 좋아하는 한 아이가 자기를 싫어한다는 얘길 들었다. 안되겠다 싶어 이야기 중에 나온 친구들 이름과 싫어한다고 하는 아이 이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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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취침 전 동화책읽기1 - 띄엄띄엄 아빠의 책읽기

어머니가 창원으로 되돌아가신후 귀가 시간이 빨라졌다. 저녁 6시가 되면 아내가 정성스레 준비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뽀뇨와 장난을 치다가 양치와 세수 후 8시가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든다. 연말이고 또 겨울 초입이라 그런지 어떤 일이든 의욕이 크게 떨어져 아이와 책읽기 후에 나도 그냥 잠이 든다. 새벽에 잠시 깨는 것을 제외하고 며칠 전에는 12시간 수면시간을 기록. 평일에 이렇게 많이 자도 되는가 싶다. 아이를 재우고 새벽에 일어나 책읽기와 원고정리를 한다는 아는 형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와 함께 하는 몇 시간동안 나름 적극적인 형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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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간의 동거가 끝이 났다

석 달간의 동거가 끝이 났다. 올해는 며칠 동안 제주에 계실까 궁금했는데 지난해에 비해 한 달이나 체류기간이 늘었다. 그토록 보고 싶었을 손자 얼굴도 보고 새집 구경도 하고 싶었을 것이다. 허리수술로 인해 손자 보는 중노동을 하며 집에 오래 계시지는 못 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정도면 꽤 잘 버티신 듯하다. 지난 한해의 두 달 동거를 떠올리자면 평생에 전혀 다른 경험을 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가족으로 구성되어 함께 사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다른 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하루도 (함께 지내기) 힘들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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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손가락 깨물기, 어떤 손가락이 더 아플까

열 손가락을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 옛 말인데 부모가 되기 전에는, 아니 자식 둘의 아빠가 되기 전에는 실감할 수 없었다. 자식의 입장에서는 ‘에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좋아하는 자식과 싫어하는 자식이 분명이 보이는데 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나는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가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 엄마는 어떻게 나를 이렇게 대할 수가 있어?’라고 생각한 분들도 무척 많을 듯하다. 아이 둘을 놓고 나니 비로소 애정을 두고 비교해볼 수 있게 되었다. 아니 옛 속담이 그러한지 찬찬이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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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도 여름이 간다

올 여름은 참 희한하다. 주말마다 태풍에, 큰 비에, 습한 날씨에 한 발자욱도 움직이질 못했다. 100일을 넘긴 둘째 하나에, 창원에서 아기 보러 오신 엄마까지 5명의 대가족이다보니 한번 움직이기도 쉽지 않다. 여름동안 가족끼리 차를 타고 움직인 곳이라고는 모슬포 한의원에 보약을 지으러 간 것밖에 없다. 서귀포에 이사를 와서 몇 달을 혼자 지내다 가족들이 오니 하필 장마 기간과 겹쳐, 높은 습도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 풍광이 아름답고 여유로우며 여름에 크게 덥지 않은 것까지 좋은데 동네 뒤쪽 고근산이 막아서 생긴다는 안개와 습함은 여름에 쪄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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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전업주부가 꿈이었다 현실이 된 행운남,엄마들의 육아에 도전장을 낸 차제남,제주 이주 3년차…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프렌디. pponyop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