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업 1시간 아이에게 다가간 1미터

“자기야, 내일 해솔이 공개수업 있는데 갈수 있어요?” “어 출근일인데 어떻게 하지?” “유현이가 열이 있어서요. 자기가 혼자 가야될 거 같아요” 아내가 바로 전날 내게 시간이 되냐고 물었다. 공개수업일은 정해졌고 남편이 그 요일에 참석하기가 어려운줄 알고 혼자 가려다가 돌발상황이 생긴 것이다. “아빠, 오늘 올 거지? 유치원 공개수업 때는 바빠서 참석을 못했는데 초등학교 공개수업이 갑자기 내게 찾아왔다. 동료에게 오전출근이 어렵다고 전하고 오전 10시 공개수업 10분전, 학교를 찾았다. 2층 복도를 따라 올라가니 아이들이 시끌벅적 난리다.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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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8년, 살아보니 어때?

어제 회사에서 1박 2일 회원초청행사를 잘 마치고 배부르게 점심도 먹고, 선물배달까지 완벽하게 한 후에 집으로 돌아왔다. 남들 쉬는 휴일출근이지만 주중에 하루 쉬었고 소중한 분들과 가든파티도 하며 즐겨서 피곤하지는 않았다. 1일차 행사 때문에 밤늦게 들어와 아이들 얼굴을 못 본게 미안해서, 저녁을 먹은 후에 간식으로 돼지 안심을 엷게 저민 후 오븐에 구웠다. 배가 부르니 노래가 절로 나서 오랜만에 베란다 창을 열고 작은 목소리로 ‘백일몽’ 노래를 불렀다. 내 소소한 일상이 꿈이 아니기를.. 작은 행복이 오래가기를.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몇 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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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세상으로 가는 첫 차를 타다

3월은 바빠도 너무 바빴다. 주중에 하루 쉬는 날이 거의 없었는데 회사일이 반, 개인일이 반이었다. 3월 마지막 날 간만에 주중 휴일을 맞았다. 전날 둘째 유현이의 일일연락장을 가족들과 함께 읽으며 내일 등교 등원 길은 아빠가 꼭 함께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금요일 아침이 밝았다. 8시 15분 등교버스를 타야하는 첫째에게 아내는 밥을 챙겨주고 나는 옷을 챙겼다. 시간에 맞춰 급하게 나왔는데 15분차를 놓쳤다. 그 사이 아이들은 우산을 쓰고 버스정류장에 줄을 선다. 나는 편의점 처마 밑에서 이웃에 사는 아이들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엄마한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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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정수리에 머리도 별로 없는데

감기가 든 유현이를 재우고 나도 잠시 잠에 들었다. 첫째는 낮잠 잘 나이가 지났는지 작은 방을 왔다 갔다 했는데 둘째가 깰까봐 신경이 쓰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다시 잠에 들었는데 잠시 후 또 첫째가 와서 코를 만지고 몸을 치대며 깨운다. “아빠, 나 심심해. 나랑 놀아줘”, “해솔아, 유현이 깨면 안되니까 저 쪽으로 좀 가있어”. 실랑이를 벌이다가 “아빠, 머리에 흰머리 있네. 내가 뽑아줄까.”라고 한다. 딸아이가 흰머리 뽑아줄 나이가 되었나 하고는 옛날 둘리인가 만화책 내용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아빠가 흰머리 하나 뽑아줄 때 마다 100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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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도 연애와 매 한가지. 울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한 달에 한번 꼭 참석하는 정원공부모임이 있다. 수요일 저녁에는 이론공부, 토요일엔 하루 종일 실습과 현장학습을 하게 되는데 가끔 우리 아이 둘이 함께 간다. 토요일엔 야외학습이라 큰 문제가 없는데 수요일엔 발표중심의 실내 학습 이다보니 아이들이 떠들까봐 신경 쓰인다. 장소를 제공해주시는 혜나서원 원장님 부부는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시지만 나이 지긋한 분들이 다수다 보니 떠드는 소리가 공부에 방해될까봐 매번 조심하게 된다. 그럼 공부하는 걸 중단하거나 아이들을 아내에게 맡겨두는 방법도 있을 텐데 전자는 향후 ‘먹고 살 거리’에 대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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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끔은 아내의 곁이 그립다

올 3월 2일부터 우리 집의 가방이 4개로 늘었다. 나의 출근가방과 아내의 외출가방, 그리고 첫째와 둘째의 등교, 등원가방. 뽀뇨가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둘째 유현이는 드디어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3월초부터 아버지 제사와 회사의 주말 이벤트, 각종 정기모임까지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아이 입학식도 다녀오지 못하고 최근에는 초등 1학년 뽀뇨와 얼굴을 붉히는 일까지 있었다. 학교에 잘 적응할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동네 친구들이 같은 반에 배정되어 다행이다 했다. 다소 신경이 예민한 첫째이다 보니 입술이 부르트고 두통과 변비에 시달린다. 아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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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통지서와 엄마의 특별한 칠순

“책 제작비 좀 깎아주세요” 처음에 지인에게 엄마 책을 부탁할때만 해도 그 정도 쯤이야 하며 호기를 부렸는데 선금 100만원을 내고 잔금을 치르려고 하니 겁이 났다. ‘올해 돈을 한 푼도 못 모았다’는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누나들과 나누어 내자고 하면 거절하지 않을까 싶어 끝까지 돈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그토록 기다린 책이건만 제작사에는 천천히 만들어도 된다며 이야기를 했는데.. 그 책이 새해에 우리 집으로 배달되었다. 엄마의 삶을 담은 책을 ‘옛날 힘든 이야기를 굳이 꺼낼 필요가 있겠냐’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한 누나들.. 하지만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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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유치원 면담을 가다

며칠 전 아내와 세 번째 유치원 면담을 갔다. 가족끼리 하는 유치원 행사가 있거나 선생님 면담이 있을 때는 항상 아내가 시간이 되는지를 묻는데 그럴 때면 항상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스케줄을 확인하고 메모하고 나면 매주 스케줄을 확인할 때 항상 챙기는 편인데 아내는 내가 출근할 때 한 번 더 확인을 하는 꼼꼼한 스타일이다. 다른 유치원 행사가 있을 때는 안 그랬는데 나는 유독 선생님 면담 일정만 잡히면 사고를 쳐왔다. 그래봐야 두 번이긴 한데 아내가 두 번 째 면담 때에 화를 냈기 때문에 그 상황을 상세하게 기억한다. 상담은 오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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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의 기록, 그 두 번째 이야기-딸들에게 할 이야기가 없다?

엄마 인생을 기록한 초고를 받아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이 책은 엄마의 생의 기록이기는 하지만 이 책을 함께 읽어야 할 사람은 바로 가족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을 펴내야겠다고 결심한 사람, 나중에 형제들이 비용분담을 할지 모르겠지만 비용을 들인 사람 또한 엄마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점이다. 초고를 읽고 엄마 인터뷰를 진행했던 작가님께 전화를 했다. 한번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고. 작가분은 더 보충해야되는 부분에 대해 짐작을 했을 것이다. 그 또한 본인의 아버지 삶을 기록하여 책으로 냈기 때문이다. 보다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엄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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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삶, 엄마의 이야기1

지난해에 아버지 생의 기록을 정리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http://babytree.hani.co.kr/429172). 당시 누나들이 시큰둥했고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를 정리하는게 쉽지 않을 듯 해서 포기를 했는데 지인이 아버지 기록을 책으로 펴냈다. ‘기억의 책’이라는 프로젝트인데 가족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주는 사회적 기업으로 올해부터 열심히 활동 중이다. 언젠가는 엄마의 이야기를 한번 담아보고 싶어서 농사이야기를 장장 한 시간에 걸쳐 인터뷰하여 팟캐스트로 내기도 하고 가끔 옛날엔 어떻게 살았는지 매일 전화로 물어보곤 했는데 이번이 기회다 싶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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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전업주부가 꿈이었다 현실이 된 행운남,엄마들의 육아에 도전장을 낸 차제남,제주 이주 3년차…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프렌디. pponyop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