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떨어진다

나는 죽음에 대해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적어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내 나이 29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일찍 돌아가신 것은 아니지만 막 입대한 시기인지라 충격이 상대적으로 심하였다. 아버지가 사라지게 되었을 때의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가장 와닿는 표현이라면 “그 다음이 내가 되겠구나”라는 것이었다. 그 순간 죽음이라는 것이 두려웠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어떻게 안정시켜드릴 수 있을까 하고 죽음에 관한 책을 3권 사서 읽으며 아버지를 핑계로 나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다. 하지만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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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를 기다리며

“우리는 아이를 몇 명이나 낳을까요?” 아내와 결혼하고 진지하게 얘기를 해본 적이 있다. 30대 초반을 지나 모은 재산하나 없이 결혼하였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아이 하나만 낳고 살자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물론 그날 이야기의 결론은 일단은 “몸이 허락하는 대까지 낳아보자”는 것이었다. 결혼하고 4년이 흘렀으니 계획대로라면 둘째도 가질만한데 ‘몸이 허락하지 않는지’ 아직 소식이 없다. 둘째한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허락하는 한’이라는 조건은 ‘허락하지 않으면’이라는 반대조건도 성립하다보니 실제로는 이렇다 할 계획이 없다. 첫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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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여기까지만

33개월 뽀뇨. 아직 기저귀를 차고 다닌다. 설명절때 아직도 기저귀 차게 한다고 양가에서 잔소리를 꽤나 들었지만 아이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다. 마냥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싶기도 해서 나름 뽀뇨에게 압박(?)을 넣는 것이 바로 ‘어린이’라는 단어이다. “뽀뇨는 아가야가 아니라 이제 어린이에요”를 하루에도 몇 번씩 되내이면서 조금은 달라지는 모습을 바라고 있는데 요즘 부쩍 어린이티를 내고 있다. 먼저 눈에 띄게 자란 키. 키가 어찌나 많이 자랐는지 아빠 눈에는 소녀티가 나는듯하다. 창원에서 가져온 동화책으로 매일매일 대여섯권의 동화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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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 원짜리 바지를 처음 산 날

내가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혹시 겉으로만 사랑하는 척하는게 아닌가, 말로만 표현하고 있는거 아닌가, 부모 편의대로 아이를 돌보는건 아닌가? 아마 많은 부모들이 이러한 죄책감이나 가슴 한곳에 찔림이 있을 듯하다. 최근에 나또한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 실수를 하였고 그것을 계기로 나의 육아방식에 대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요 며칠간 정신없이 바쁜 일의 연속이다 보니 뽀뇨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점심시간을 넘겨서 “아빠, 나 점심주세요”할 때까지 일하는가 하면 급하게 해야 하는 일처리를 위해 장시간 뽀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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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교육, 아빠의 욕심

돌아가신 아버지는 나에 대한 욕심이 있었을까? 간혹 사촌형에게서 생전의 내 아버지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내가 몰랐던 아버지의 이야기, 특히나 나에 대한 이야기는 매번 듣는 이야기라도 귀를 기울이게되고 아버지를 생각하게 된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 그 아버지에게도 자식이 어떻게 컸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을까?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하겠지. 이제 갓 4살이 된 딸아이 아빠로 가끔 아이를 어떻게 키웠으면 좋겠냐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늘 대답은 ‘잘 모르겠다’였다. 뜨뜨미지근한 대답으로 일관했는데 내 마음속에 언제부턴가 아이에 대한 욕심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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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뿔났다

헤헤 웃고 다니는 얼굴이다 보니 인상좋다는 얘길 꽤 듣는다. 이런 인상도 불리할 때가 있으니 누군가를 찾아가 따져야 할 때다. 여자들이 감성적이라고 하는데 가계부를 쓰고 지출에 민감한 엄마가 한번 따질 때는 이성적 인간의 데카르트도 저리가라 할 정도다. 아내에게 ‘휴대폰으로 걸려오는 각종 판매전화들을 끊거나 회피할게 아니라 어떻게 내 정보를 알고 있냐고 따지며 삭제를 요구하라’는 조언을 듣고서 연습을 많이 했다. ‘화내지 말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접근하여 상대방을 설득하기’. 오늘은 바로 이 미션을 수행할 적절한 타이밍과 기회가 왔다.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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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방송출연 뒷담화, 뽀뇨네가 살아가는 방법

어찌된 일인지 2012년은 방송출연이 잦은 해였다. 육아하는 아빠로 토크배틀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자기소개 빼고는 단 한번도 토크에 끼어들지 못한 적이 있었고 개인 블로그에 마늘요리를 연속으로 올려 요리 프로에서 섭외가 들어온 적도 있었다. 이번 방송섭외는 어떻게 이뤄지게 되었을까? 아마 베이비트리의 생생육아 내용이 원인이지 싶다. 살림하는 아빠들을 찾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육아에 집중하는 아빠를 찾고 있다고.. 작가와 어떻게 촬영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주로 요리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 그러려니 하고 지금까지 방송에 소개된 분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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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매를 들다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너무나 당연한 상식으로 알고 있었는데 매를 들었다. 요즘 세 살아이의 고집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뽀뇨.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으면 떼를 쓰고 펑펑 울면서 방바닥에 눕는다. 어떤 부모라도 난감해할 상황. 지금까지라면 '안되는 건 안되는 거에요'라며 강한 메시지를 날리게 되는데 오늘 상황은 이걸로 부족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아내가 뽀뇨의 젖은 기저귀를 벗기려고 하다가 1차 실패로 끝, 오래 놓아두면 피부가 아플테고 아빠가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할까, 아니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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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다이어트 비법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왜 아빠곰은 뚱뚱하기만 한걸까? 여성의 경우 출산이 계기가 된다지만 남성의 경우 이렇다 할 이유가 없음에도 결혼후 급격하게 살이 찐다. 20대 때 청바지 피팅모델을 하는 등 나름 몸매에 자신 있었던 나. 급격히 몸무게가 불거나 빠진 질풍노도의 20대 시기를 지나다 보니 이제 체중이 안정화되어야 될 시기가 되었는데 어쩐 일인지 최근에 살이 지속적으로 찌고 있다. 며칠 전 내 사진을 우연히 본 장인어른 "창욱이 어디갔냐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요즘 얼굴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무슨 이야긴가 했더니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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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 아이,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까

유치원에 보내기위해 온 가족이 동원되어 줄을 서고 추첨에 떨어지면 대학에 떨어진 듯 낙담을 하는 어느 부모의 인터뷰. 엊그제 뉴스이야기다. 유치원 보내는데 왜 그렇게 호들갑일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명문대학에 들어가려면 할아버지의 재력과 엄마의 정보력이 필요하니 떡잎일 때부터 신경 써야 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일 듯싶다. 태어난지 30월이 지나고 있는 뽀뇨도 내년에는 어린이집을 보내야할 듯 한데 우리 부부는 한 없이 느긋한 편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옆집 아줌마는 뽀뇨 또래 막내를 두 살때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데 잘만 다닌다고 연말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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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전업주부가 꿈이었다 현실이 된 행운남,엄마들의 육아에 도전장을 낸 차제남,제주 이주 3년차…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프렌디. pponyop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