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화석 산양

산양은 200만 년 전 지구상에 출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직립을 하고 불과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의 출현 시기를 160만 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으니 산양은 그보다 훨씬 앞서 출현한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양은 태초의 모습을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립니다. 산양은 우제목 소과에 속하는 야생 동물로 천연기념물 제 217호와 멸종위기야생동‧식물Ⅰ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강원도의 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일부 개체가 생존합니다. 또한 산양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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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와 까치수영의 꿈

까치수영 여름날 들녘에서 어렵기 않게 만날 수 있는 친구 중에 까치수영이 있습니다. 한 쪽에서는 한창 꿈을 키우고 있는가 하면, 다른 한 편에서는 이미 지워져 버린 꿈이 있고, 또 다른 앞 끝자락에서는 하얀 손가락 접어가며 피워 질 날을 묵묵히 기다리는 기다림의 꿈이 있습니다. 하늘이 끝없이 무거워만 지더니 이제는 버려야 함을 알고 장맛비를 내리십니다. 이 번 비가 지워짐의 아픔을 딛고 이제 막 새로 피우고 있는 까치수영의 꿈을, 더욱이 아직은 기다림에 있는 꿈마저 너무 많이 지우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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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과 수련

외가댁 바로 앞에는 엄청나게 큰 방죽이 있었습니다. 여름방학이 되어 외가댁에 가면 언제나 제일 먼저 찾는 곳은 이 방죽이었고 밤늦게 도착하여 가볼 수 없을 때면 가장 궁금해지는 것도 이 방죽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나의 놀이터이기도 했던 그 방죽은 지금처럼 ‘얼짱’이니 ‘몸짱’이니 하는 말은 없었던 시절이기에 ‘물을 담고 있는 보(堡) 중의 짱’이라는 뜻은 아니었겠지만 어찌되었든 ‘보짱’이라 불렀던 연꽃이 꽉 들어선 연꽃방죽이었습니다. 보짱은 무엇보다 다양한 생물들을 직접 만져보거나 적어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좋았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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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을 떠난 생명들

논이 벼를 키우는 공간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논에서 벼만 자랐던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생물들이 어우러져 함께 숨을 쉬는 하나의 습지였습니다. 하지만 그 많았던 논의 생명체들은 살충제와 제초제를 비롯한 농약의 독성을 더 이상 견뎌낼 길이 없어 논을 떠나고야 말았습니다. 논에 벼만 외롭게 서있다면 그 것은 녹색의 사막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생명체들은 좀처럼 살 수 없는 공간에서 홀로 버티고 살아남아 맺은 나락의 그 얇은 껍질만 벗겨낸 것이 바로 우리의 주식인 쌀이 되는 꼴입니다. 근래 농약의 사용을 자제하는 유기농법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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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섭

산에 깃들어 사는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산으로 향하는 길은 언제라도 가슴 설레는 여정이 됩니다. 산에는 내가 좋아하는 벗들이 많이 있습니다. 기꺼이 제 자리만 지키면서도 철을 따라 몰려오는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잘도 견뎌내는 야생화가 있고, 이렇게 사는 것이 옳다는 듯 당당하고 떳떳하게 서있는 나무가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와 빛깔의 멋진 버섯은 낮은 땅과 높은 나무를 오가며 펴있고, 꽃과 나무와 버섯 사이를 분주히 스며드는 크고 작은 곤충이 있습니다. 아주 조심스럽게 조금 더 다가서면 계곡과 그 주변에서는 양서류와 파충류를 만날 기회도 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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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숨은 그림 찾기

무당개구리 뭔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다가서기로 다짐한 삶이기에 미끄러운 길 간신히 기어 올라보니 자연 속에 숨은 그림 하나가 있습니다. 제 몸에 이끼와 바위의 색깔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두둘두둘 적절히 두른 무당개구리가 폭염을 피해 폭포 구경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보호색이라면 이 동네의 뱀도 새도 오늘은 배가 좀 골아야 할 것 같습니다. 동물의 세계는 먹고 먹히는 치열한 생존경쟁이 쉼 없이 일어나는 세계입니다. 강자는 이미 강자이고 약자는 어쩔 수 없는 약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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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조개 여정의 끝

생김새가 새색시처럼 예뻐 각시붕어라는 이름을 가진 물고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물고기 중 관상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도 자주 꼽히는 각시붕어는 납자루아과에 속하는 물고기로 체형은 납작하며 크기는 4cm 정도입니다. 각시붕어가 더없이 예쁠 때는 물론 산란기를 맞아 혼인색을 띨 때입니다. 만약 자연 상태가 아니라 어항 속에서 혼인색을 띠고 있는 각시붕어를 본다면 화려한 산호 사이를 누비고 다녔을 열대어로 착각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근래 일본의 어류학자가 이견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한국 고유종이 틀림없어 보이는 각시붕어는 동해안으로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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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섬의 변화

아무르장지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차이는 정말 몇 걸음의 차이였습니다. 내가 조금 더 다가설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단지 그 차이일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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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오늘은 꼭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벌써 며칠째 청개구리를 따라다니고 있지만 결국 오늘도 모르겠습니다. 왜 뭔가 거꾸로 하면 청개구리 같다고 하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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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와 거짓말쟁이

초등학교 시절, 학교 앞에는 날마다 무언가를 팔러오는 아저씨와 아주머니들이 참 많았습니다. 금붕어, 색깔이 나름 화려하고 생김새도 독특한 버들붕어, 물방개, 그리고 가재도 팔았었습니다. 그러나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펼쳐놓고 계셨던 대부분은 먹을거리였습니다. 학교에서는 모두 불량식품이라고 얼씬도 하지 말기를 권했지만 더군다나 어린 시절이었기에 달콤함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뽑기’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우선, 값에 따라 뽑기를 만드는 국자의 크기가 결정되었습니다. 연탄불로 국자에 담긴 설탕을 녹인 다음 소다를 넣고 부풀게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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