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길 가는 노랑딱새, 산초 열매는 휴게소 별미

시베리아서 새끼 데리고 동남아 가는 길 잠시 들러 산초나무 열매 포식해 지방 축적, 1년에 보름만 관찰돼 지난 9월25일 가을의 전령사 큰기러기가 한강 하구에 도착 했다. 이때 쯤 이면 우리나라에서 번식을 마친 여름 철새들이 가을을 뒤로 하고 불어난 가족들을 데리고 동남아 등으로 머나먼 여행을 시작한다. 물총새도 먼길을 떠나기 위한 몸 만들기에 나섰다. 물가를 자주 들락거리며 먹이 사냥에 분주하다. 러시아와 중국에서 번식을 마치고 우리나라에 잠시 머무는 나그네새인 비둘기조롱이도 논에서 잠자리를 잡아먹느라 정신이 없다. 여름철새에게 가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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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지나는 기러기, 삭금을 아시나요

개기월식 진행되는 달, 갑자기 날아오른 큰기러기 처음 보는 삭금, 하필 옅은 구름에 가리지 않았다면 지난 10월8일 6시경부터 개기월식이 시작되었다. 집 근처 홍도 평으로 나가 개기월식 장면을 담기로 했다. 이미 일식이 시작되었다. 달이 구름에 살짝 가려 퍼져 보인다. 그런데 별안간 논에 앉아 있던 큰기러기가 농로 길에 들어온 차량 불빛을 보고 놀라 날아오른다. 순간 달로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월식이 시작된 달 옆을 스쳐 지나간다. 생전 처음 촬영하는 장면이다. 일반적인 달 옆을 스쳐가는 기러기도 촬영하기는 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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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재두루미 마지막 서식지 도로 관통하나

김포시, 김포 사우동~고촌 1.2㎞ 4차로 건설 추진…수도권 재두루미 마지막 도래지 환경부 10년 동안 3차례 반대 의견, 김포시는 도로 규모 줄여 환경영향 없이 '편법' 추진  김포시 홍도평은 먼 옛날부터 기러기의 땅이었다. 김포 팔경 중의 하나가 홍도낙안(紅島落雁)이다. 곧 ‘홍도에 기러기 내려 앉는 모습이 아름답다’ 하여 선인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홍도평에는 멸종위기종인 큰기러기와 천연기념물이기도 한 재두루미가 해마다 가을이면 찾아온다. 그러나 수도권에 남은 이들 진객의 마지막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다. 김포시가 홍도평을 관통하는 도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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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미학, 고즈넉한 뜰안 풍경

늦여름 뜰 안 화단에는 정겨운 꽃이 핀다…백일홍, 코스모스, 과꽃, 맨드라미 귀화종이지만 들어온 지 100년이 넘어 우리 정서와 미감에 꼭 맞는다  문뜩 어린 시절 뜰 안의 꽃밭이 생각났다. 할머니는 꽃도 좋아 했지만 꽃밭 가꾸기를 즐겨 하셨다. 그때 마음속에 심어준 꽃 하나가 지금도 피어 있는 것 같다. 아파트에서 생활하다 보면 한정된 베란다에서 화분을 바라보는 것이 고작이다. 집안에 있는 빈터에 화초나 나무를 가꾸기도 하고 푸성귀도 심는 곳, 그리고 장독대도 자리 잡은 곳이 뜰이다. 언제 봐도 정겨운 친구처럼 뜰 안 꽃밭 풍경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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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징맞은 숲속 요정, 흰눈썹황금새를 만나다

도사를 떠올리는 커다란 흰 눈썹, 몸 아래 뒤덮은 탐스런 황금빛 잘 보전된 숲속에서 만나는 황홀한 여름 철새, 보호와 관심 필요  5월부터 6월 하순 청아한 새소리가 푸르른 숲속에서 들려온다. 몸 길이 13㎝의 숲속의 작은 요정 흰눈썹황금새다. 참새보다 작은 앙증맞은 새이다. 높은 산이나 계곡보다는 낮고 평지인 우거진 숲을 좋아한다. 그런 곳은 쉽게 개발되니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한다. 흰눈썹황금새는 주로 나무 구멍에 둥지를 짓는다. 그러나 나무구멍을 찾지 못하면 전나무나 잣나무 가지 위에 둥지를 만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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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보석 큰유리새, 0.76초 정지 마술

잘 보전된 숲에만 사는 여름철새, 애벌레와 곤충, 나무열매 먹이며 새끼 길러 짧은 날개로 벌새처럼 정지비행 일품, 날면서 벌레 사냥하는 능력 뛰어나 수도권이지만 경기도 가평군, 남양주시, 양주시 등의 산악지역에는 멸종위기종인 긴꼬리딱새, 까막딱다구리, 참매, 소쩍새, 부엉이, 수리부엉이 등 다양한 새가 산다. 담비와 하늘다람쥐 같은 동물도 발견되는 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이다. 가평군의 인적이 드문 외딴 골짜기에서 맑고 깊은 파란 바다색을 연상케 하는 큰유리새를 지난 6월24일 만났다. 둥지엔 이미 흰색 바탕에 엷은 갈색 얼룩이 있는 알 5개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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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탄생 13시간, 순간순간 생명의 신비

껍질 나오기까지 3시간, 몸 굳기까지 10시간 인고의 4년 헛될라 세찬 비에도 아랑곳 안해 » 참매미 우화 과정을 10회 다중촬영한 장면. “맴맴맴 미~” 참매미는 무더운 여름을 알리는 전령이다. 요즘엔 너무 많고 한밤중이나 이른 새벽에도 울어 어렵게 든 잠을 깨운다는 눈총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랴. 참매미도 몇 주일 안에 짝을 찾고 생을 마감하는 일정이 급하다. 참매미의 울음이 듣는 이에 따라 정겹거나 시원하기도 하지만 애절하기도 한 까닭이다. » ▶땅 속에서 나온 참매미 애벌레가 우화를 위해 나무위로 올라가 나무껍질을 단단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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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빛이 그린 예술, 쌍무지개

 8월9일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오후6시50분경창밖을 보니 햇빛이 들며 비가내리고 있어 무지개가 뜰 것이라고 예감했다. 아니나 다를까? 쌍무지개가 떴다. 오랜 만에 보는 무지개다. 얼른 카메라를 챙겨 베란다에서 촬영을 하다가 무지개 전체를 촬영하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와 20층 옥상으로 올라 같다. 비바람이 쳐 몸 가누기가 힘들었다. 앞에 장애물이 있어 무지개 전체로 보이지 않는다. 아쉬운 대로 무지개를 촬영해 보았다. 김포시 고촌읍 향산리(한강인근)와 고촌읍 태리를 연결한 무지개 길이는 약 3km 높게 솟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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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납치·둥지 훼손…, 멋진 한 컷이 뭐길래

제주 천연기념물 팔색조 소란 떨며 ‘학대 촬영’영종도 해변 알 품은 새들 자동차로 마구 좇아   » 새끼에게 모아온 지렁이를 먹이는 팔색조 어미. 가장 아름다운 여름철새의 하나로 꼽힌다. ■ 지렁이 좋아하는 은밀한 여름 철새 지인으로부터 제주도에서 팔색조가 번식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지난달 29일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부터 가슴이 뛰었다. 팔색조의 무지갯빛 깃털이 눈에 선했다. 꼭 보고 촬영해 보고 싶었던 새였다.   현지인의 안내로 아라동 계곡을 따라 한참 오른 어두운 비탈면에 팔색조의 둥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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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눈의 구렁이, 원앙 둥지 습격해 알 털다

완벽한 위장술과 '시속 10㎝' 초저속 이동, 구렁이는 위에서 우릴 내려다 보고 있다 원앙이 알 품는 나무구멍은 구렁이가 알 훔치는 양계장일지도, 알 뺏기고 넋잃은 어미 원앙 헛걸음만 수십 번 했다. 지난 2년 동안 구렁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여기저기 다녔지만 구렁이를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난 5월 초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과 함께 구체적인 제보를 접했다. 경기도 포천의 국립수목원에 구렁이가 출몰한다는 것이었다.   광릉의 국립수목원에는 540년을 지켜온 오랜 숲과 습지가 있어 다양한 파충류가 서식하는 곳이다. 수목원 숲 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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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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