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목, 묵직한 다리…교동도 터줏대감 흰죽지수리의 무기

6년 관찰 어린 개체가 벌써 성체로 흰꼬리수리 무리와 까치 텃세 이기고 예성강과 교동 평야 날아든 기러기 노려 평야를 조망하던 지정석 나무에서 날아오르는 흰죽지수리. 토시처럼 깃털로 덮인 두툼한 다리와 굵은 목을 지닌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의 맹금류이다. 2017년 강화도 교동도 수정산에서 어린 흰죽지수리를 처음 만난 지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이 멋진 새를 관찰하려고 교동도를 구석구석 찾아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살을 에는 추위와의 싸움도 힘들었지만 사람들의 교란 행위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강화 북서부의 교동도는 동쪽으로 바다를 건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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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데리고 2000㎞ 날아와 ‘약속’ 지킨 재두루미 부부

겨울 진객’ 재두루미 6마리, 김포 홍도평야 찾아 벼와 볏짚까지 모두 수확이 끝난 논바닥에 앉은 재두루미.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보호종이다. 겨울을 알리는 진객 재두루미가 경기도 김포시 홍도평야에 찾아왔다. 한강 하구 주변에 있는 너른 농경지는 재두루미의 주요 도래지이다. 그러나 농경지 매립 등 급격한 환경 변화로 마지막 월동이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이들의 방문이 더욱 반갑다. 어미 곁에서 잠시도 떠나지 않는 재두루미 새끼(왼쪽). 눈 주변에 붉은 피부가 아직 생기지 않았다. 새끼를 보호하려 사방을 경계하는 재두루미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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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외롭지만 당당하게…대륙 넘나드는 여행가, 넓적부리도요

세계 200쌍만 남은 최고 멸종위기 소형 도요 러시아 툰드라 번식, 서해 거쳐 동남아 월동 주걱 모양 부리 흔들며 앙증맞은 먹이활동 금강 하구 유부도에서 만난 넓적부리도요.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에 놓인 새이자 국내에서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주걱 모양의 부리가 특이하다. 지난 10월 11일 검은머리물떼새의 천국인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 유부도를 9년 만에 찾았다. 지구에 360~600개체만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를 관찰하기 위해서다. 파도 위를 무리 지어 나는 검은머리물떼새. 멸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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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렵꾼들 도망치듯 떠난 자리, 산새 1000여마리 깃털만 남았다

경기 남양주 야산서, 새 잡이 전문 밀렵꾼 소행 추정 구덩이에 1천여 마리 분량 꼬까참새, 멧새, 촉새, 방울새 깃털 그물에 걸린 쑥새.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대표적 멧새과 산새의 하나로 봄철에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한다. 21일 사단법인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경기도 남양주시 지회에 대규모 밀렵현장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한강 변에 숲과 덤불이 우거진 경기도 남양주시 삼패동 산 40번지 일대의 산에 새 그물과 새를 유인하기 위한 시설이 곳곳에 설치돼 있고, 산새를 잡아 벗겨낸 것으로 보이는 새털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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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모양 턱’ 물고기, 짝짓기 잠자리 골라 한입에…끄리의 사냥

강과 호수의 물고기 포식자, 가을철 수면 접근하는 잠자리 노려 뛰어난 유영력, 물 밖 사냥…물잠자리는 있어도 거들떠보지 않아 수면에 접근하는 깃동잠자리를 물 밖으로 뛰어올라 낚아채는 끄리. 잠자리의 머리를 정확하게 물었다. 김철용 사진가 제공. 지난달 28일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가산리 장양천을 찾았다. 포식성 물고기인 끄리가 잠자리를 사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장양천은 진천군 광혜원면과 이월면 신계리 옥정현에서 발원하여 장양리에서 합수하는 자연이 살아있는 하천이다. 끄리는 잉어과에 속하는 대형 민물고기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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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왔나? 한강하구 도착한 겨울 철새 큰기러기

겨울 철새 도래의 신호탄, 든든한 몸집에 포식자 맹금류도 따라와 아직 푸른 기 도는 논, 추수 끝난 논에 몰려 낱알 먹고 목욕도 달 위에 떠가는 새, 가을 새 등 이름도 많아, 백년해로의 상징 첫 겨울 철새인 큰기러기 무리가 한강하구에 내려앉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의 보호동물이다. 9월23일 한강하구에 큰기러기가 도착했다. 큰기러기가 앞장서면 다른 겨울 철새들도 월동을 위해 한반도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특히 맹금류들은 듬직한 먹잇감인 큰기러기를 따라온다. 큰기러기는 월동을 위해 먼 길을 왔지만 월동에 필요한 농경지는 지속해서 매립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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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고 헤메는 검은뺨딱새…희귀새들이 보여주는 ‘전조’

기후변화로 남해안 여름 철새가 중부로 ‘이주’ 기상이변에 길 잃은 희귀 새 목격 부쩍 잦아져 동백숲에 살아 그런 이름을 얻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 동박새는 이제 남해안이 아니라 중부 지방에서도 번식한다. ​2018년 6월 경기도 포천시 국립수목원의 동박새. 새들은 자연의 리듬에 민감하다. 추위를 피해 이동하고 번식지로 날아와 새끼를 기르는 일은 생태계의 변화와 시기가 딱 들어맞아야 가능하다. 그렇게 수천∼수만 년을 살아온 새들이 흔들린다. 기후변화로 먹이터와 쉼터와 번식터가 달라지고 기상이변이 빈발하면서 먼 이동길이 예측불가능하게 바뀌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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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사진으로 보이십니까?…‘조류 학대’ 현장입니다

일부 사진가 둥지 주변 가지치기 등 ‘조류 학대’ 촬영 당연시 ‘둥지 팔이’, 비닐하우스 세트장 연출 등 상업화 추세 동물 학대법은 반려동물만 대상, 보호종 아닌 야생동물은 무방비 수정구 위에 꿀과 혼합된 애벌레를 놓고 감금된 동박새를 이용해 어색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가평, 독자 제보) 새들의 번식이 한창이다.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생명의 경이를 담으려는 사진가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사진가들은 ‘좋은’ 사진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결국 어린 새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조류 학대가 서슴없이 벌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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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척농지 뒤바뀐 갯벌…모내기철에 ‘장다리물떼새 둥지’ 어쩌나

앝은 물 번식하는 ‘장다리 새’ 논에 물대자 둥지틀어 ‘쌀 한 톨이 아쉬운’ 농부, 논 고르며 밀어버려 멸종위기종 천국 ‘화옹호 간척지’ 공생 묘수 없을까 습지가 사라지면서 분홍색 긴 다리의 장다리물떼새는 알 낳을 곳을 찾기 힘든 ‘다리가 길어 슬픈 짐승’이 됐다. 5월27일 경기도 화성시 화옹호 간척지에 들렀다. 화옹호 간척사업은 4482㏊의 농지와 1730㏊의 농업용수 담수호를 만든다는 목표로 1991년 시작돼 2002년 물막이 공사가 끝났다. 갯벌은 사라졌지만 화옹호는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비롯한 새들의 천국으로 떠올라 서해안 생태에서 매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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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마지막 습지 지키는 ‘작은 거인’ 개개비사촌

작은 몸집에 갈대숲 울리는 ‘삐릿∼’ 금속성 울음소리 둥지 여럿 만들어 암컷 유혹, 암컷 맘에 들면 완성해 짝짓기 갈대꽃에 앉은 흔하지 않은 여름 철새 개개비사촌. 지난 5월7일 모처럼 인천시 중구 영종도로 탐조를 나갔다. 1992년 11월21일 남측과 북쪽 방조제 공사를 시작한 영종도는 갯벌이 매립되어 2001년 3월29일 김포국제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모두 이관받아 공식 개항했다. 지금도 개발은 이어지고 있다. 덤프트럭이 요란스럽게 움직인다. 그나마 개발지 한편에 위태롭게 남아있는 습지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맹꽁이가 서식하고 있어 유일하게 옛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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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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