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된장은 약이다_ 2012년 된장계, 메주 만들기 후기
나는 된장찌개를 좋아한다. 나에게 된장은 음식이상이어서, 속이 안 좋을 때 된장찌개를 먹으면 속이 편해진다. 그러니 나에게 된장은 약이다. 내가 어머니가 주신 된장과 흡사한 맛을 내는 된장을 만들겠다고 나선 이유는 고집이 아니라 몸이 절실히, 몸을 따라 마음도 원했기 때문이다. 이웃들과 된장을 담그기로 했다 하자 어머니는 ‘네가?’라고 놀라면서 대견해하셨다. 추석 지나 집에 들른 나에게 어머니는 된장이 어찌 되었냐고 물으셨다. 작년 된장, 어찌되었을까! 작년 된장, 여러 사람들이 맛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찌 이런 맛이 났을까, 신맛이...
굿바이_ 2012년 숨은샘 영화제 첫 상영작 ‘굿바이’ 후기
숨은샘 영화제. 영화제 제목이 그게 뭐냐고, 음침하고 우울하다고, 밝고 경쾌한 걸 다시 생각해보라고들 했다. 그렇기도 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천은사에서 하는 영화제(말이 영화제지 이것 역시, 그냥 영화 두 편 보는 행사였다.)니 숨은샘(천은의 한자 표기는 泉隱이다.)이 제격이라고 마음먹자 다른 단어들이 떠오르지 않았다. 한번 가버리자 세상의 다른 것들이 다 시시하게 느껴지다니, 마음은 참으로 묘한 녀석이다. 천은사의 원래 이름은 감로사였다 한다. 절 이름이 바뀐 이유는 단유선사가 절을 중수할 무렵 절의 샘가에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나 사람들을 무서...
먹고 자고 걷고 마시고_ 11월 '나는 쉬고 싶다' 후기
지리산에서, 일상에서 나온 10명의 여성들이 ‘나는 쉬고 싶다’란 조금은 도전적인 제목으로 ‘여성 쉼 프로그램’을 한다하자 말들이 많았다. ‘좋겠다, 정말 쉬고 싶다, 여자들만 쉬냐? 남자들고 쉬고 싶다, 거기까지 가려하니 그게 너무 복잡하다.’ 2박3일, 마음은 있으나 시간을 낼 수 없었던 많은 여성들의 부러움 속에 용감하고 간절한 여성들이 천은사에 모였다. 여성들이 그곳으로 떠나면, 남성들과 아이들도 쉴 수 있으리란 생각과 아내와 엄마가 한 달에 한번은 푹 쉬기를 바라는 가족들의 협력으로 여성들은 길을 나설 수 있었다. 맑고 투명한 날이...
2기 된장계.. 12월 1일 첫 노동에 초대합니다!
‘울타리 없는 텃밭’의 두 번째 프로젝트 된장계가 12월 1일 메주 만들기 공동노동을 시작으로 2기 활동을 시작합니다. 된장계는 우리네 살림살이에서 빠질 수 없는 된장 만들기로 노동하는 즐거움과 함께 살아가는 따뜻함을 나누는 모임입니다. - 언 제 : 2012년 12월 1일 (토) 이른 7시 ~ 늦은 7시 - 어디서 : 박두규 시인 집 (구례 간전 백운천 입구 섬진강가) - 준비물 : 고무장갑+면장갑, 앞치마, 머리수건 등 - 참가비 : 된장계원/ 1만 5천원 (콩에서 된장까지 준비비 포함), 비계원/ 5천원 12월 1일, 섬진강가 박두규 시인 집에서 장작불로 콩을 삶아...
산악자전거, 산과 숲의 입장에서 바라보자
산악자전거, 산과 숲의 입장에서 바라보자 윤주옥 사무처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우리는 숲과 산을 같은 곳으로 이해한다. 바닷가 숲이나 마을 입구 숲, 도심 숲처럼 산에 있지 않은 숲도 있으나 대부분의 숲은 산에 있기 때문이다. 숲의 주인은 누구일까. 풀과 나무, 야생동물이라고 답하면 될까! 전통적으로 숲은 야생동식물과 인간이 공생·공존하는 장소였다. 인간은 숲에서 산나물을 뜯고, 열매를 채취하고, 땔감을 만들고, 야생동물을 잡기도 했다. 인간에게 숲은 삶을 유지하고 경제생활을 이어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었다. 또한 숲은 대기를 정화...
2012년 그날, 6월 26일
2012년 그날, 6월 26일 윤주옥 사무처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올해는 기억할 날이 많은 해다. 2월 15일,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어머님과 각별한 애틋함을 나눴던 고부간이라 할 순 없지만 같은 여성으로,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홀로되신 어머님을 잠시 모셨던 며느리로서 나는, 깊은 아픔을 느꼈다. 어머님이 보여주신 마지막 눈물은 이 땅에 사는 여성의 눈물이며, 사랑하는 이들을 두고 가야하는 애절함의 표현이라고 느껴졌다. 6월26일, 제96차 국립공원위원회가 열린 날이다. 10시부터 진행되는 국립공원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리산자락에 사는 서초동 ...
[2012 숨은샘영화제] 11월26일 굿바이, 12월3일 축제
2012 숨은샘 영화제 11월 26일 굿바이 / 12월 3일 축제 천은사 시민선방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의 과정에서 길의 도중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 법정 스님 장례식은 단순히 죽은 사람을 땅에 묻는 게 아니라 산 자들의 묵은 감정이 해소되는 화해와 화합의 자리입니다. 2012 숨은샘 영화제는 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한 두 편의 영화입니다. 자세한 일정 15시 천은사 일주문 만남, 소나무 숲길 걷기 17시...
자연공원법을 위반한 얼음골케이블카, 허가 취소하라! 운행 중지하라!!
한국화이바는 1998년부터 추진한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이하 얼음골케이블카)를 2012년 9월 21일 준공하여 9월 22일부터 운행하고 있다. 가지산도립공원 안에 건설된 얼음골케이블카는 천연기념물 제224호 ‘얼음골’, 환경부 지정 습지보호지역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에 인접해 있어 보전과 개발 간의 사회적 갈등이 계속되었던 사업이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밀양참여시민연대 등(이하 우리)은 2012년 10월12일, 10월21일, 10월30일 등 세 차례 답사를 통하여 얼음골케이블카가 자연공원의 지정 취지를 심각히 훼손하고, 자연공원법과 200...
소박한 삶이 주는 따뜻함_ 산청 삼정 유평 외곡마을
나는 어떤 집에 살고 싶을까. 나는 내가 태어난 시골집에 미련이 많다. 시골집은 대문을 들어서면 정면에는 세 칸짜리 안채가, 오른쪽에는 행랑채, 왼쪽에는 창고와 뒷간, 안채와 행랑채 사이에는 외양간, 마당에는 우물이 있는 집이었다. 나는 두 살 때 부모님을 따라 시골집을 나왔기 때문에 시골집에 대한 나의 기억은 언니, 오빠들의 기억에 의존한다. 언니 말에 의하면 시골집은 꽃밭이었다고 한다. 할머니가 꽃을 좋아하셔서 외양간에는 덩굴장미가, 마당에는 백일홍, 맨드라미, 과꽃, 채송화 등 갖가지 꽃들이 가득했다고 한다. 할머니는 텃밭보다는 꽃밭에 관심...
서로에게 힘이 되어 살아내자_ 첫 번째 마실가세(8월 25일) 후기
2009년 겨울, 두 남자와 토금마을에 갔었다. 길을 안내한 한 남자가 말했다. ‘토금은 숨어 살기 좋은 땅입니다. 구례에서도 첩첩산중이지요. 토금마을에는 산비탈 언덕에 있는 밭이라하여 '산밭등'이라 부르는 곳이 있는데, 우리는 ’삼뱃등‘이라 해요. 도선국사가 이곳에 서서 풍수가 너무 좋아 3번 절을 하였다고 하네요. 토금이요, 다 좋은데 물이 부족해요.’ 마지막 말이 마음에 남았다. ‘다 좋은데 물이 부족해요.’ 누구에게나, 어느 곳에나 있는 부족한 한 가지, 그 한가지가 토금에 대한 여운을 깊게 했다. 우리는 마을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수원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