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를 넘보지 말라” 온달의 호령 쩌렁쩌렁

[제철여행] 역사와 만나는 단양 온달산성 온달장군과 평강공주 이야기 남한강 끼고 성곽따라 오롯이 고구려의 혼이 북녘에만 있으랴 고구려가 위태롭다. 중국의 역사 왜곡 앞에서,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스민 크고 작은 유적들은 더욱 소중해진다. 고구려인의 혼은 만주나 북녘땅에만 서려 있는 게 아니다. 대부분이 산성이나 보루(소규모 진지) 등 전투의 흔적들이지만, 충주 중원고구려비와 같은 뚜렷한 족적이 남녘에도 남아 있다. 장수왕 때 세운 중원고구려비는 현재 비각 수리 중이어서 10월 이후에나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고구려의 맹장 온달 장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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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이 기른 자연의 맛 그대로 ‘걸쭉’

[우리땅 이맛] 철원 민통선 메기매운탕 그날그날 손질해 쓰고 떨어지면 문 닫아 평야 가로지르는 길은 철따라 이색 풍경 우리 땅 토종 먹을거리들 중에, 냇물 강물에 깃들어 살아온 민물고기처럼 토속적인 재료도 드물 터이다. 까마득한 옛날 땅덩어리들이 뭉치고 갈라지고 가라앉고 솟아나기를 되풀이 한 끝에 오늘날의 땅 모양이 만들어졌다. 강줄기들 또한 그 변화에 따라 끊어지고 이어지며 새로 흐르기를 거듭한 뒤 오늘의 물줄기들이 형성됐다. 그 결과 대륙마다 나라마다 강물마다 다른 방식으로 진화해온 민물고기들이 오늘날 우리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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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고 밀려나는 게 바닷물뿐이랴

[강제윤 시인의 섬 기행] ② 교동도 왕성 바다관문으로 ‘평양보다 더 짜임새 있는 곳’ 고려 때부터 왕족 전용 유배지…왜구 침탈 극심 강화도 창후리에서 교동도의 월선포 간․직선 항로는 느린 배로 건너도 20분 거리다. 하지만 항해 시간은 물때에 따라 차이가 크다. 간조 때는 평소의 두 배가 넘는 50분이 걸린다. 오늘 오후 배는 간조 물때에 걸렸다. 썰물은 두 섬 사이의 바다를 개울처럼 얕게 만들어 직항로를 끊어 놓는다. 바로 앞에 목적지를 두고도 여객선은 길게 돌아간다. 강화 본섬 해안을 따라 남하하던 여객선이 석모도 섬돌모루 부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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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텅구리’가 아닙니다

[길에서 찰칵] 양구 장평 명통구리 상점 간판 강원 양구군 방산면 장평리 잡화점에 걸린 고색창연한 한자 간판이다. 한 자릿수인 전화번호의 국번, 번호 앞의 수화기 표시가 오래된 간판임을 짐작케 한다. 이(利)의 한 획이 세월의 무게를 못 견디고 떨어져 나갔고, 밑의 전화번호도 숫자가 하나 사라졌다. 멍텅구리가 아니라 명통구리(明通求利)다. ‘두루 밝게 통해 이익을 구한다’ 또는 ‘밝게 꿰뚫으면 이익을 얻는다’ 는 뜻으로 읽힌다. 이 간판은 함남 출신 김춘호(작고)·정영자(73)씨 부부가 한국전쟁 때 피난 내려와 가게를 차리면서 내건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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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석회암이 15만년 동안 빚어낸 ‘지하궁전’

[제철여행] 단양 고수동굴 밖은 30도 넘는 불볕더위 동굴 안은 사철 15도 서늘 훼손 적어 태고 신비 간직 개방된 석회암 동굴 중 으뜸 세월의 깊이와 두께를 실감해 보는 시간여행. 물과 시간이 만나 수만년을 사랑하며 다투며 빚어낸 형상들을 한눈에 둘러보는 동굴여행이다. 찰나의 즐거움과 힘겨움의 되풀이에 지친 몸과 마음은 잠시나마 경건해지고 서늘해지고 오싹해진다. 국내의 자연동굴은 세 부류로 나뉜다. 바닷가에서 풍파에 씻기고 파여 형성된 해식동굴과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용암 동굴, 석회암 지층에서 물의 침식작용에 의해 이뤄진 석회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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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 나물에 그 밥’, 18년 ‘최씨 고집’

[우리땅 이맛] 남원 에덴식당 산나물백반 지리산이 기른 8가지만…10번 이상 손 가야 천천히 씹어서 혀로 굴리면 ‘알싸 쌉쌀 텁텁’ “처음 오는 손님들 중 절반은 이렇게 물어요. 이거 혹시 중국산 나물 아니우?” 지리산 자락 에덴식당 주인 최삼숙(60)씨는 중국산 운운 하는 질문에 “이제는 화도 안 난다”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시장에 깔린 게 중국산이니 그럴 만도 하다는 것이다. 최씨가 왜 중국산으로 의심되는 나물을 사 쓰지 않는가를 설명했다. “내가 여기서 18년째 밥장사를 하는데, 남을 속이지 않는다는 게 첫째 원칙이여. 얼마나 고생해서 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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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아, 나를 거둬다오

[국외 여행기] 남태평양 때묻지 않은 섬 피지 곱슬머리에 검게 빛나는 피부. 두툼한 입술이 열리며 빠르고 강렬한 리듬이 터져나온다. 쪽빛 바다를 가르는 범선 뱃머리가 따가운 햇살로 하얗게 달아오를 무렵, 원주민 승무원들은 음악과 함께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통기타는 부서질 듯하고,줄기차게 퍼부어지는 전통음악 리듬 속에 40인승 범선은 원색의 폭발을 일으키며 출렁인다. 초록빛 섬들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검고 희고 노란 피부의 이방인들이 한데 어울려 절묘한 배색의 축제가 완성된다. 영국 노부부도, 일본 신혼부부도, 캐나다 처녀들도, 한국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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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반갑습니다. 한겨레신문 이병학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