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오붓한 '한강의 야경'

한강다리 카페·유람선서 즐기는 아늑한 연말 “밤이 한 가지 키워주는 것은 불빛이다. 우리도 아직은 잠이 들면 안 된다.” 1960~70년대 어두웠던 우리 시대상을 노래한 이성부 시인의 시 ‘밤’ 첫머리다. 어두울수록 또렷이, 또 처절하게 빛나는 희망을 그렸다. 밤과 어둠은 고난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안식과 평화의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불야성이 된 지금도 서울의 밤은 구석구석 어둠이 깃들어 있다. 그래도 너도나도 작은 희망의 불꽃 하나씩을 키워간다. “밤이 마지막으로 키워주는 것은 사랑”임을 믿기 때문이다. 인구밀도 1㎢당 1만6586명. 서울은 경제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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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m 낮으나 높은 산, 한강 끝 최고 일몰

파주시 교하 심학산 광활한 들판에 홀로 볼록, 철마다 눈부신 풍경 한눈에 강줄기부터 강화도·개성까지 파노라마   다음 사항에 해당되는 분들, 심학산에 올라볼 만하다. 산꼭대기에 오르고는 싶은데 늘 시간에 쫓기시는 분, 평소 숨이 차고 기력이 달려 높은 산을 기피하시는 분, 산꼭대기는 좋아하지만 등산이라면 진저리를 치시는 분, 손쉽게 힘 안 들이고 요령껏 광활한 세상을 한번 굽어보고 싶으신 분, 한자리에서 한눈에 한강 줄기를 250도 가량 휘둘러보고 싶으신 분, 정자에 앉아 한강부터 강화도·개성 땅까지 빤히 바라보고 싶으신 분, 저무는 한해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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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을러야 보이는 섬,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

<국외 여행기> 인도네시아 롬복 제주도와 닮은꼴…‘길리 삼총사’섬은 ‘3무도’ 시간은 고무줄, 도마뱀이 친구처럼 잠 깨워    “다리 마나?”(어디서 왔나요?) “코리아.” “오, 코레아! 안정환! 박지성! 연평도!” 국내에 ‘덜’ 알려졌다는 인도네시아의 휴양섬 롬복. 현지 주민들에게 우리 ‘국내’는 생각보다 훨씬 ‘더’ 알려져 있었다. 일부 상인들은 “감사합니다” “싸게 팔아요”를 외치기도 한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방영되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래도 롬복은 국내 여행자가 연 2000~3000명 정도에 불과한 ‘덜 알려진 휴양지’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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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은 모르는 최고 명당, 제주 속의 제주

제주시내 사라봉 별도봉 제주시내 사라봉·별도봉, ‘짧지만 긴’ 길 제주도의 모든 역사가 주변에 얽히설키 제주도 여행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독특한 자연경관이다. 360여개에 이르는 오름들과 울창한 숲으로 덮인 곶자왈지대, 주상절리 등 기암괴석들 우거진 바닷가 경치들이 사철 내륙의 여행자들을 끌어들인다. 제주도의 특이한 자연경관은, 몇년 전 한라산, 거문오름과 용암동굴계, 성산 일출봉 등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며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최근엔 전세계 누리꾼 투표 등으로 선정하는 ‘세계 7대 자연경관’의 최종 후보지(28곳)에 이름을 올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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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에도 낙화암이 있고 춘향이가 있다

1200살 은행나무엔 영험한 전설 주렁주렁 탄광노동자 애환 서린 요리골목엔 예술이   조선 제6대 왕 단종의 유배지 영월. 물길로 가로막힌 청령포, 영월관아 관풍헌과 자규루, 능인 장릉 등 곳곳에 단종의 넋이 서려 있다. ‘삼족멸문지화(三族滅門之禍)’의 위험을 무릅쓰고 단종의 시신을 거둬 몰래 장례를 지낸 엄흥도로 대표되는 영월 엄씨의 고장이기도 하다. 단종 임금의 고장, 청정 동강의 고장, 옛 탄광산업도시 등으로 알려진 강원 영월의 읍내 거리를 걸으며 숨은 볼거리들을 뒤적여 본다. 영월군청 앞 사진박물관에서 시작해 동강변 길을 걸어 금강정·낙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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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의 가시울타리서 분단의 철조망으로

내몰린 왕과 왕족들의 한 서린 섬 교동도 볼 것 하나도 없다던 곳에 뜻밖의 볼거리, 철새떼 가깝고도 먼 섬, 연륙교 완공땐 멀고도 가까운 섬 “심순이 왕(중종)께 보고하기를 … (교동도) 가는 길에 남녀노소가 뛰어나와 (유배 가는 연산군을) 다투어 상쾌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 위리안치소에 이른즉 위리가 좁고 높아서 해를 볼 수가 없고 다만 작은 집만 있었다. …”(<교동향토지>) 패악을 일삼던 연산군이 중종반정으로 폐위돼 교동도로 위리안치된 정황을 설명한 대목이다. ‘위리안치’란 유배형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형벌이다. 5~9m 높이의 가시나무(탱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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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돌고 돌아 이끼 긴 돌담, 골목길만 4km

군위 한밤마을 팔공산 자락 북향 골짜기 해가 짧아 이름도 한밤 경주 석굴암보다 100여 년 앞선 ‘원조’ 삼존석굴 “골목 길이만 4㎞라예. 함 걸어 보시이소. 볼 기 차암 많니더.”(한밤마을 사무장 정기욱씨) 거의 모든 집들이 이끼 낀 돌담을 둘렀다. 구불구불 삐뚤빼뚤, 돌담은 이어지고 끊기며 미로 같은 골목길을 만들어낸다. 돌담 위론 빨갛게 익어가는 산수유 열매, 주황빛 감들, 익어 아무렇게나 떨어져 구르는 샛노란 은행과 은행잎, 바람에 쓸리는 말라붙은 담쟁이 잎들이 다가와 자꾸 걸음을 멈추게 한다. 오랜 세월 쌓이고 또 닳아 온 돌담들이, 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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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반갑습니다. 한겨레신문 이병학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