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강연, 창조경제가 아니라 원전장사꾼 냄새가 난다! 불편한 진실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22일 국회에서 강의를 했다. 그중에 눈에 띄는 대목이 차세대(4세대) 원자로 개발과 관련한 언급이다.

그는 "한국의 3세대 원전도 안정이 증진된 것이지만 4세대 원전은 훨씬 안전성이 담보된 것이다. 제가 4세대 원전을 개발 중인데 고장이 없어 안전성이 극대화 됐고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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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신문>

 

언론은  빌 게이츠가 말하는 제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 Sodium-cooled Fast Reactor)'가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보다 지속가능성과 안전성, 경제성, 핵비확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미래형 원자력 시스템으로 '꿈의 원자로'로 불린다고 자세한 설명까지 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23기의 원전에서 나온, 사용 후 핵연료의 대부분은 원전부지내의 약10m 깊이의 수조(水槽)에 저장해 왔다그러나 2016년부터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다른 원전들의 수조도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 사용 후 핵연료의 저장시설이 없다면, 원전도 가동할 수 없게 되는 소위 [화장실 없는 맨션]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원자력연구원은 효율적인 사용 후 핵연료 관리해법으로 사용 후 핵연료 재활용 및 우라늄 자원의 이용률 제고를 위해 사용 후 핵연료파이로 건식처리를 거쳐 새로운 핵연료 생산’, ‘고속로에서 고독성 방사성핵종을 연소하여 사용 후 핵연료의 처분량을 극소화하는 소듐냉각고속로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폐기물량을 1/20로 감축하고, 우라늄 자원 활용률이 100배 이상 증대가 가능하다고 한다.

 

원자력 연구원은 2020년까지 기초, 원천 연구를 수행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타당성이 인정되는 경우 소듐냉각고속로의 안전성과 경제성 등을 실증하기 위한 원형로를 2028년까지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고, 1997년부터 2011년까지 약 1200억원을 투입했다.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공정인 파이로 프로세싱은 1997년부터 2011년까지 약 1900억원이 투입되었다.

 

과연 이 이야기는 맞는이야기일까.

일본의 자료에 따르면 재처리를 해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는 2분의 1 또는 3분의 2정도로 줄어 들 뿐이다. 1)재처리, 2)고속로에서의 재이용의 경우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량은 각각 23t에서 약3분의 2(15t), 4분의 1(9t)으로 계산하고 있다.

 

2003년 일본의 전기사업연합회는 건설 중인 롯카쇼무라(所村) 재처리공장에서 40년간 사용 후 핵연료 3.2만 톤(1.5)의 재처리를 끝내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0.6, 재처리 작업 폐기물 5, 공장해체의 폐기물 4.5, 규제치 이하 폐기물 230이 발생하다고 추산했다.

이것에 따르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 약 2.5분의 1로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플루토늄의 계속 이용에 따른 사용 후 핵연료의 발생은 무시되고 있다. 또 다른 폐기물들이 직접처분 1.5보다 얼마나 불어나는 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원자력 가동 후 나오는 사용 후 핵연료를 처리하는 방법은 직접처분재처리리 인데, 어떤 방식의 선택이든 최종처분장의 확보’는 필수조건이다.

 

우라늄 자원활용률이 100배 이상 증대가 가능하다고 하나, 반대로 이를 위해서 추가로 들어가는 시설과 발생하는 문제들이 있다. 왜냐하면 출력 100kW급의 원전은 1년에 약 20t의 핵연료가 필요하며, 핵연료를 사용 후 재처리하면 1%정도의 농축도를 가진 미연소된 235U0.18t(0.9%)이 나오는데, 이것을 다시 4.1%로 농축할 경우에 별도의 농축공장시설이 필요하며(한국은 해외의 농축공장에서 핵연료를 만들고 있다), 농축하는 과정에서 핵연료로서 부적절한 열화우라늄이 대량 발생한다.

열화우라늄은 일부만이 군사용의 열화우라늄탄의 재료로 이용될 뿐 대부분은 폐기 또는 저장해야 한다.

 

그러면 재처리의 경제성은 과연 있을까.

재처리 과정은 한미원자력협정이라는 현실적인 장애를 떠나서, 재처리 공장, 산화혼합물 연료가공 공장, 최종 처분장, 플루토늄의 전용원전(고속로) 신설 및 보안 비용의 증가 등 천문학적 금액이 요구되는데, 2003년 일본의 추산을 보면 최종 처분장 및 고속로의 건설 등을 제외한 재처리 관련 비용만으로도(재처리 공장이 40년 가동한다는 가정 하에) 337000억 엔(400조원)에 달하며, 일반적인 우라늄 원료보다 연료비의 부담이 1.5배 증가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적인 타당성에 대한 평가를 한 자료조차 없다. 내가 문외한이라 있는데 못찾은 것일 수도 있다. 다만 그동안 차세대 원전에 대한 개발에서 최소한 경제성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한 보고서를 여러번 요구를 했으나 정부로부터 받아본 적은 없었다.

 

결국 국내에서 재처리와 차세대 원전을 추진하는 것은 북한의 제2차핵실험이후에 부각된 핵주권론, 원자력화학분야의 과학자들의 학문적인 요구, 몇 백조 원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는 거대시설과 운영에 대한 산업계(건설화학중공업 등)의 이해(利害), 그리고 한국으로부터 재처리의 해외위탁을 받거나, 재처리공장의 시설 및 기술을 한국에 수출할 해외기업의 이해 등을 배경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빌 게이츠가 '한미원자력협정과 관련해서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대목은 그런 정황을 더욱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미 원자력협정은 사후 핵연료 재처리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고, 이는 그가 사업을 하고 있는 제4세대 원전(소듐냉각고속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원전안전에 대해 확신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기술적으로 과학적으로 얼마든지 안전을 확보할수 있다는 그의 태도에 우리나라 원전사업자와 후쿠시마 원전사고때 일본의 원전사업자의 모습이 담겨있다. 참으로 닮았다. 

그의 방한과 강연에서  '창조경제'가 아니라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가 만들고 있다는 새로운 원전을 팔아먹으려는 '원전장사꾼' 냄새가 나는 이유다.

이번 빌 게이츠의 한국방문은 결국, 제4세대 원전판매라는 장삿속과 화려했던 그의 과거신화로부터 창조경제의 정당성을 부여받으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하여 도대체 그림이 안그려지는 창조경제는 원전을 받아들여, 박근혜표 창조경제를 만들어갈 듯하다. 

 

결국 준비된 여성대통령의 창조경제의 가벼움이란 이런 것이었나.

 '원전과 4대강 사업'이라는 이명박표 녹색성장의 결말과 박근혜표 '창조경제'의 종착점이 같을 것이라는 생각엔 씁쓸함마저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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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코난과 라나가 살아갈 '바람과 태양의 나라'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