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족, 엄마 미안해요

“집에 가거든 수미가 불편한지 아닌지 잘 살피고 어떻게서든 빨리 창원으로 보내드려라. 엄마한테 내가 분명히 말했다. (모든 며느리는) 시어머니하고는 단 하루도 있고 싶지 않다고”. 출장길에서 만난 누나의 이야기가 귀에 박혔다. ‘시어머니하고는 단 하루도 있고 싶지 않다’. 대한민국의 결혼한 남자라면 누구나 상상을 한본 해본다. 커오며 부모님께 받은 여러 가지 자산들을 언젠가는 갚을 날이 올 것이며 그때는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며 살리라. ‘아내의 동의’는 전혀 머릿속으로 생각하지 않고서. 그리고 실제 그 가능성을 타진해보자면 이것이 자기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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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싫어’병에 명약은 이것

며칠동안 마음이 불편했다. 원인이 무엇이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뽀뇨와 하나, 아내가 돌아오는날 공항에서 할머니를 만날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심지어는 전주에 있을때 창원할머니에게 “할머니, 보고 싶어요. 어서 전주로 오세요” 라고 외할머니 앞에서 다정한 말투로 전화를 하던 뽀뇨였다. 서귀포에 도착한 다음 날 뽀뇨는 새로운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고 할머니는 손자 ‘하나’를 돌보며 하루종일 바쁘게 보냈다. 일을 하고 돌아와보니 할머니가 하나를 안고 ‘까꿍놀이’를 심하게 하고 있었다. 할머니의 인식반경에 뽀뇨는 없었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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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달, 기러기아빠의 종착역

내 평생에 이런 시간이 올까? 약속된 다섯달이 지났다. 어떻게 이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라는 존재가 과연 누구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여행을 통해 왠지 성숙해진 느낌이다. 지난 다섯 달의 이야기를 짧게 되돌아 보았다. 1. 나이 마흔의 라이프스타일 혼자 지내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보니 새롭게 눈 뜬 것이 있다. 바로 ‘라이프스타일’이다. 내가 30년 이상 살아오며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되돌아보다보니 때로는 흔들릴 때도 많았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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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위의 전라도 처가 방문기2

‘경상도와 전라도는 얼마나 멀리 있는가?’ 산을 하나 넘으면, 강을 하나 건너면 닿을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음에도 왠지 전혀 다른 지역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서울에서 버스를 탈 때부터 경부선, 호남선으로 서로 나뉘어져 있어서 마주칠 일이 없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고속도로 또한 충청도에서부터 갈라진다. 전주에서 창원, 마산으로 가는 버스가 있지만 하루에 두 세편이 고작, 지정좌석제도 아니다 보니 사람이 많으면 임시 증편을 하여 운행을 한다. 남해안 고속도로, 88고속도로, 포항-익산간 고속도로 등 동서를 꿰뚫는 도로들이 있지만 경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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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위의 전라도 처가 방문기1

평생에 전주를 이렇게 많이 오게 될 줄 몰랐다. 아내가 둘째를 낳기 전인 2월달에 처가로 향했으니 4개월째 거의 매주 전주를 오가고 있다. 서귀포에서 제주, 군산에서 전주까지 제법 이동을 해야 하는데 가는 시간은 왜 이리 먼지, 오는 시간은 또 왜 그리 슬픈지. 둘째가 아니었으면 전주는 1년에 두 번, 그것도 길면 이틀정도 잘까 말까한 명절나들이용 도시였다. 아이와 함께 차로 이동해야 하다 보니 경남 창원에서 진주로, 다시 대전간 고속도로에서 포항-익산간 고속도로로 빠져 한참을 달리고서야 전북 전주에 도착했다. 아내를 만나기 전에 단감을 납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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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번째 인생을 열어준 둘째 아이

둘째 하나를 낳은 지 40일이 다 되어간다. 예정일을 일주일이나 지나서 세상에 나온 아이 덕분에 잠시 처가에서 휴식 아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아내와 함께 힘을 주며 아이를 낳는 것보다 혹시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며 기다리는 일주일이 더 힘들었다. 이 모든 조바심을 날려 버린 것은 출산 때 아내 곁을 지킬 수 있었고, 세상에 나온 아이 얼굴을 아빠가 현장에서 보았다는 것이다. 아내는 아내대로 제때, 안전하게 아이를 낳기 위해 남편과 매일 천변을 걷고 계단을 오르고 베이비트리앱을 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아내 곁을 지키며 생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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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긴 터널을 걷다

1. 나 한동안 혼자서 생활해야 하는 마음이 약한 아빠에게 지난 며칠은 참 힘든 기간이었다. 사고가 일어난 오전에 한창 작업을 하다 잠시 페이스북을 보니 배가 침몰했고 전원이 구조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다행이다하고 집에 왔는데 그 이후로 나는 TV도 켤 수 없었고 인터넷 뉴스도 제목만 보았다. SNS도 링크를 들여다 볼 수가 없었다. 눈물을 흘리고 분노하는 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를 어떻게 혼자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 그냥 묵묵히 일만 하다보니 며칠이 지났다. 그동안 몇 명이 여행을 오거나 저녁을 함께 할 사람이 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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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한 7박 8일 출산기

3월 28일. 예정일은 분명 금요일이었다. 출산은 다가오는데 소식이 없다는 아내말을 듣고 예정일보다 하루 지난 토요일에 전주로 향했다. 혹시나 금요일 밤에 아이를 낳는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며 비행기를 탔다. “아빠가 올 때까지 세상에 나오지 않겠다는 하나. 아빠가 간다, 기다려!” 토요일 도착하여 오늘 낳을까 내일 낳을까 하고 산만큼이나 부른 아내의 배를 만졌다. 태동이 덜 느껴지고 배가 뭉쳐서 진통이 온다고 하는데 아빠를 알기나 하는건지 손을 배위에 가져다 대면 뱃속에서 몸을 움직이며 난리가 났다.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듯하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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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아빠의 게스트하우스 여행기

제주에 살면서 게스트하우스 숙박이 기러기아빠의 미션이라니! 어찌보면 황당하기도 하지만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 처음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술과 안주도 함께 먹는다. 공통점은 제주에 여행 중이며 같은 숙소에 묵는다는 것. 지독히도 일하러 가기 싫은 날, 아침에 출근하며 “여행자로 오늘 하루는 살아보자”고 결심을 하고 전화를 걸었다. 협재리에 있는 유명게스트하우스. “죄송한데 오늘 방이 없습니다. 토요일에는 딱 1명 빕니다. 예약해 드릴까요?” 기다려서 가고 싶지는 않았다. 마음이 움직이는데로 가는 것이 여행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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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없이 살아가기1

‘아내 없이 살아가기’가 과연 가능할까? 기러기아빠에게서나 가능한 일이 나에게 벌어졌다. 설명절이 끝이 나고 아내는 출산을 위해 뽀뇨와 친정에 머무르게 된 것이다. 출산까지는 아직 한달반이 넘게 남은 상황이고 출산후 산후조리까지 하게되면 아내가 집을 비우는 날은 적어도 3달이 넘을 듯하다. 가족을 남겨두고 처가에서 가방을 들고 나오려는데 아버님이 자전거 뒷좌석에 내 짐을 싣고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신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안개가 끼어 항공편이 취소되고 다시 처가인 전주로 오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다. 마치 입대를 해야 하는 날 휴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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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전업주부가 꿈이었다 현실이 된 행운남,엄마들의 육아에 도전장을 낸 차제남,제주 이주 3년차…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프렌디. pponyop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