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왼손사용기

첫째에 이어 둘째까지 왼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아직 둘째가 확실하지 않다고 얘길 하지만 왼손으로 밥을 먹고 무거운 걸 들 때 무게중심이 왼손에 있는 것을 보니 확실하다. 아빠, 엄마가 오른손잡이인데 아이 둘 다 왼손잡이라니. 뽀뇨유현이의 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왼손잡이인데 아마도 그 영향이 아닌가 싶다. 알고보니 셋째고모와 삼촌까지.. 아내는 뽀뇨, 유현이가 둘 다 왼손잡이면 의지가 되어서 외롭지 않아 좋다고 이야길 하지만 왼손잡이가 어떻게 다른지 유심히 지켜본 우리 두 부부에게 왼손잡이 둘째의 탄생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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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 아내사랑을 새기다

40대에 대한 글을 참 많이도 쓴다. 그만큼 내 인생에 중요한 나이일게다. 나이 서른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착각을 했는데 나이 마흔이 되니 주위의 이야기도 내 마음도 어느덧 쪼그라들어 버렸다. 나는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본 것도 많지 않은데 ‘나이 마흔’이라는 이름이 우리 엄마아빠를 옥죄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뇌가 아직 말랑말랑하고 내 생에 한 번도 못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새로운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름하여 ‘말랑말랑포딩’. 고딩, 대딩, 직딩 할 때의 포딩은 40대를 의미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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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인터뷰 후기

 지난 주말에 아내를 인터뷰한 기사(http://babytree.hani.co.kr/415619)가 신문 한 면을 가득 채웠다. 가족사진이 큼지막하게 실렸고 아내와 가족 이야기를 담은 내용인지라 뿌듯하기도 하고 기분도 좋았다. ‘가족 인터뷰’형식의 칼럼을 제안 받고서 단번에 ‘육아아빠’를 주제로 정했던 것은 지난 2010년 뽀뇨의 출생이후 1년이 넘도록 육아일기를 써왔고 베이비트리에 생생칼럼을 썼으며 2014년 제주살이가 담긴 육아책을 냈기 때문에 내게는 당연한 것이었다. 특히나 뽀뇨가 어린이집에 가기 전 2년 동안 아내가 생계를 책임지고 내가 아이를 돌보았던 경험들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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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족의 1000km이동, 40대 아빠의 추석 넋두리

제주-전주-창원, 다시 전주, 제주로 이어지는 추석 1000km 여정. 사실 이번 추석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 추석이 대목인지라 선물을 알리고 주문받고 배송하고 하는 일들을 처리하다보니 어느덧 육지에 있는 가족들과 만날 날이 다가와 있었다. 오죽하면 두 번째 허리수술을 마친 엄마 병문안을 못 갔을까. “엄마, 절대 허리는 수술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왠만하면 참고 조금씩 운동을 해야 안되겠나”라고 했지만 엄마의 허리가 끊어지는 아픔을 나는 몰랐다. “허리가 아파서 안 되겠더라. 추석 다가오니까 그때 보자. 근데 언제 창원에 오노?”, “어.. 엄마 잠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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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방학? 육아에 대한 희망

“자기야, 나 주말에만 일을 좀 해보면 안되요?” 몇 개월전 아내의 입에서 이 이야기가 나오기가 무섭게 나는 “안되요”라고 잘라 말했다. 평소에 일하느라 얼마나 힘드냐며 내게 주말 휴식을 보장해준 아내에게서 나온 말인지라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딱 잘라서 말하고 나니 너무 나만 생각하는건 아닐까 미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말만큼은 내 개인적인 생활도 보장받고 싶은 욕심, 가끔은 늘어져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욕심,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고 이 곳 저곳도 구경하고 싶은 내 욕심 때문에 나는 어쩌면 처음일수 있는 아내의 요청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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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친구사이

"아빠, 우리 둘이 있을 때 친구하기로 한 거 맞지?“ "쉿, 근데 다른 사람 있을 때는 절대 말하기 없기“ 얼마 전부터 첫째와 친구를 먹었다. 아내들 입장에서는 아이 하나 더 키운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기에 별로 희한할 것이 없겠지만, 아이와 공식적인 친구사이가 되는 건 피터팬 신드롬 가득한 아빠에겐 일종의 신세계다. 나이 때문에 혹은 아빠라는 지위 때문에 짓눌려 있었던 내 안의 본성을 깨우는 일, 나는 딸내미와 친구를 먹어서 가능한 일이라 본다. 사실 ‘아빠와 친구사이’가 과연 가능할까 혹은 친구에서 아빠로의 빠른 전환이 가능할까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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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빠로 남을 것인가

첫째가 울며 유치원에 갔다. 어젯밤 함께 책 놀이를 하다 늦게 잠이 들었고 일어나기 바쁘게 등원을 하려다보니 버스를 놓치면 안 되는 부모와 유치원 가기 싫은 아이 사이에 얼굴 찌푸리는 일이 생긴다. 등원전 대화는 이랬다. “아빠 뭐 먹을거 없어?”, “응, 해솔아 토마토쥬스 먹고 갈래? 시간이 없어서 이것 먹고 가자”, “아빠 나 안 먹을래”, “해솔아, 그럼 물 먹고 가자”. 이때부터 울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 장난감 컵에 든 물 안 먹을거야”, “해솔아, 시간이 없어. 버스 왔으니까 가방에 든 물 먹어, 알았지?”. 대성통곡의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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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사람들은 왜 하늘나라로 가?

많은 엄마아빠들이 아이 키우며 참 곤란할 때가 있다고 하던데 요즘 그 시기를 겪고 있다.  곤란하면서도 재밌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려 볼 수 있어서  다시 유년기를 살고 있는 느낌이랄까.  6살이 된 뽀뇨. 적어도 집에서는 글자를 가르치지 않는데 요즘 글자를 제법 잘 읽는다. “아빠 저거 무.릉.리 맞지?”  차 뒷좌석에 앉아서 표지판도 척척,동화책의 글자도 곧잘 읽는다. ‘글자 대로 동화책을 읽어달라’는 딸과  ‘대충 읽고 이제 자자’는 아빠사이의 실랑이가 몇 개월 지나자  이제 세 글자 중 두 글자는 완벽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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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둘 딸린 아빠의 눈치없는 몸매 관리가 시작되다

지난해에는 절에도 부지런히 갔더랬다. 부처님 오신날 고향집에 들러 우연히 동네 뒷산 절간을 가게 되었는데 동네 아주머니들이 이제 할머니가 되어 불상 앞에 나란히 앉아 누가 부처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늙어 있었고 내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제주공항에 내려 혼자 있는 서귀포 집으로 향하는데 마음이 잡히질 않아 어승생악을 올랐고 그래도 마음이 잡히질 않아 관음사에 들러 절을 하고 다시 서귀포 약천사에 들러 백팔배를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지난해 아내의 ‘출산 후 몸조리’로 인해 혼자 있을 때 출퇴근하며 백팔배를 매일 거르지 않고 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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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절대 알려줄 수 없는 남자의 40대

나는 39 아니 38살부터 마흔이 되면 어떻게 되는 줄 알고 주위의 인생선배들을 괴롭혔다. “형, 마흔 되면 어때요?” 몇 번을 캐물어보면 다음과 같은 대답들이 나오게 되는데 이 글을 읽는 아내분들은 일반화하지는 마시길.. 1. “눈이 침침해지기 시작할 거야” 참으로 많이 들었는데 마흔이 되는 딱 올해부터 ‘침침하다’는 표현을 정확히 알게 되었다. 스마트폰은 마흔 훨씬 전부터 사용하였고 TV는 뉴스와 개콘 할 때를 제외하곤 볼 일이 없는데.. 왜 눈이 올해 갑자기 침침해진 걸까? (첫째가 백피스이상의 퍼즐맞추기를 시작해서 일까?) 어찌되었건 신체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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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전업주부가 꿈이었다 현실이 된 행운남,엄마들의 육아에 도전장을 낸 차제남,제주 이주 3년차…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프렌디. pponyop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