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러브라인을 응원해본다

가끔 쉬는 날이면 뽀뇨를 데리러 학교에 간다. 다른 학부형들은 현관에서 아이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나는 신발을 벗고 마루와 계단을 지나 아이가 공부하고 있는 교실까지 가본다. 텅빈 교실엔 아이의 책상과 걸상, 교실 뒤편엔 아이들이 솜씨를 뽐낸 그림들이 걸려있다. 어른 엉덩이 반만 걸칠 수 있을만큼 작은 걸상에 앉았을때 나는 안도한다. 아직 뽀뇨가 어리구나. 집에서 어리광 피우는걸 보며 ‘8살, 심지어 초등학교도 다니는데 그러면 안되지’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아이 책걸상을 보면서 조금은 누그러진다. 한 달은 되었을까. 그날도 마찬가지로 뽀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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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뇨와 함께 한 첫 초등운동회

운동회가 열리기 며칠 전, 나는 뽀뇨와 함께 잠자리에 들며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렸다. “뽀뇨야, 아빠가 초등학교 때 운동회를 하면 늘 속상했어. 왜냐면 달리기 시합을 하는데 맨날 3등 안에 못 들어서 노트를 못 받았거든. 어릴 때 손목에 찍는 등수도장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 운동회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중에 나는 등수도장이 먼저 떠올랐다. 고학년 때는 매스게임도 떠올랐고 악대연주도 떠올랐다. 아마도 부모님이 오시면 보여드리려고 했던 연습이었던 것 같다. 몇 번을 맞추고 또 연습하고 하는 과정이 어렵기도 했지만 기억에는 남는다. 몇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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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첫 교통봉사

“자기, 시간 되요?” 아내가 이렇게 물어볼 때는 긴장하게 된다. ‘학교에 행사가 있거나 학부모 면담이 있거나..’ 학교 관련 일이지 않을까 했는데 학부모 교통봉사 요청이었다. “네, 시간 괜찮아요”, “아빠가 교통봉사하는 것도 꽤 기억에 남을 거에요. 시간된다고 학교에 전할게요” 며칠, 몇 시인지 확인하고 스케줄 예약부터 했다. 혹시나 까먹거나 늦으면 큰일나니까. 뽀뇨가 1학년 이다보니 초등학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을 나와 아내가 함께 겪게 되는데 교통봉사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가끔 등하교길에 만나던 여성 한 분이 학부모 였구나를 깨닫는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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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래서 생방송이 힘들구나.

요즘 새로운 미디어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친구들에게 제주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기도 하고 내가 읽고 있는 책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 올린다. 아이들과 함께 노는 모습도 간간히 올리다보니 아이들이 원숭이가 거울을 보고 반응하는 것처럼 휴대폰 화면에 얼굴을 들이 밀기 시작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고 노래를 부르곤 했는데 요즘 TV가 아니라도 언제든 내 모습을 촬영하고 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일상다반사를 지인들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블로그도 좋지만 정기 뉴스레터도 괜찮은 듯 하여 여러 소식을 정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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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뇨아빠의 아빠육아 & 놀이법

안녕하세요. 저는 뽀뇨아빠 홍창욱입니다. 저는 경남 창원이 고향으로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2009년에 제주로 이주하였습니다. 제주에서 마을기업을 운영하며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라는 제주 육아책 그리고 '제주 살아보니 어때'라는 제주이주 인터뷰집을 썼습니다. 현재 8살 여자아이 뽀뇨, 4살 남자아이 하나를 아내와 함께 키우고 있습니다. 제가 2년 동안 전업육아와 일을 병행했던 경험이 여러분들 앞에 서게 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제주의 농산물을 한 달에 한 번씩 그리고 매주, 육지와 영어교육도시에 공급하고 있는 무릉외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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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온 손님

바로 엊그제 일인데 꿈만 같다. 며칠 동안 잠을 설치기도 했고 내가 올린 대통령 사진과 셀카 동영상에 대한 지인들의 소셜미디어 반응을 보고 있자니 더 그렇다. 대통령이 내가 일하고 있는 마을기업, 무릉외갓집에 방문하다니.. 지금도 믿겨지지 않지만 내가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그와 함께 했던 짧은 소감을 기록으로 남겨본다. 좋은 일이 있자니 며칠 전부터 평소와 좀 달랐다. 지난주는 내가 기획하고 원고까지 작성한 무릉외갓집 스토리펀딩이 두 달간의 펀딩을 마감한 주로, 첫 도전에 목표 100%를 초과달성했다. 주위에 있는 많은 지인들이 한 푼 두 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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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아내에게도 친구가 필요해

퇴근하고 집에 오니 아내가 냉랭했다. 평소 같으면 아이들 하고 아내가 현관에서 반갑게 맞이하는데 오늘은 달랐다. 무슨 일인가 싶어 작은 방에 가보니 첫째가 ‘엄마가 화가 났다’며 어쩔 줄 몰라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내용은 이러했다. 이웃엄마와 아내가 평소 때처럼 함께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그 엄마의 어린 딸이 없어져서 한참을 찾으러 다니고 회사 다니던 아빠까지 집에 올 정도로 큰 소동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에 어린 아이를 봤던 다른 아이가 ‘뽀뇨와 그 어린 아이가 함께 아파트 외진 곳으로 가더라’는 이야기를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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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지난주에 정관수술을 한 것이다. 사실 해야겠다는 결심을 한지는 오래되었다. 아이 둘을 낳은 후 가족계획에 대해 더 생각하거나 아내와 의논하지는 않았지만 ‘둘째로도 충분히 족하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아이 한명을 돌보는 것과 둘을 돌보는 것은 ‘1+1=2’가 아니라 과장 조금 보태어 ‘2의 3승’은 됨직한데 하나를 더 보태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가 대학에 들어갈 때 우리가 몇 살인지 알아요?’라는 이야기보다는 사실 마흔이 넘은 아내가 출산을 했을 때 아내도 아이도 힘들지 않을까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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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와 살림은 부모의 양 날개로 난다

요즘 회사에서 농산물을 가져오는 일이 잦아졌다. 매달 제주 농산물을 택배로 배송하는 일을 하다가 지난해 9월부터 인근 영어교육도시에 매주 먹거리를 직접 배달하다보니 잔여 농산물이 남기도 하고 집에 꼭 필요한 우유, 계란, 고기 등은 직접 구매하기 때문이다. 영국학교인 NLCS의 한 외국인 선생님이 부탁해서 시작하게 된 일인데 내게도 회사에게도 참 많은 경험과 기회를 안겨주었다. <매주 영어교육도시에 배달되는 로컬푸드. 이 일때문에 요즘 재미있는 일이 더 많아졌다> 우선은 ‘장보기’를 내가 하게 된 것이다. 보통은 마트에 가거나 생협에서 아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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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첫 제주 글램핑 체험기

"후배, 우리 글램핑장 한번 놀러와. 가족들 데리고” “네, 선배님. 한번 놀러갈게요. 아니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이번 주 토요일에 갈게요” 며칠 전 선배를 만났고 나는 덜컥 약속을 했다. 인사말로만 ‘한번 갈게요’라고 하는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했지만 실제 캠핑장이 궁금하기도 했다. 회사에 잠시 들러 오전 일을 보고 나오려는데 내가 캠핑장을 가는걸 안 동료가 냉장고에 남은 고기와 소시지를 싸주었다. 그래, 역시 캠핑은 고기지. “선배님, 갈 때 뭐 가지고 가야되요?”, “어, 다른 건 다 있으니까. 저녁에 구워먹을 고기만 사와” 며칠 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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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전업주부가 꿈이었다 현실이 된 행운남,엄마들의 육아에 도전장을 낸 차제남,제주 이주 3년차…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프렌디. pponyop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