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선해수욕장에서 연날리기

아내가 지난 겨울방학 때 연 만들기 수업을 아이들과 함께 들었다. 갑자기 왠 연인가 싶었는데 아내가 동화 소재로도 재미 있을 것 같고 뽀뇨가 심심해 하니까 겸사겸사 신청했다고 했다. 한번은 가오리연에 각자의 그림을 그려서 집에 가져 왔길래 나도 그 수업에 한번 가보고 싶었다. 어릴 때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연을 날리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서귀포 학생문화관에 갔더니 마침 아이들과 선생님, 부모 몇몇이 연을 날리고 있었다. 멀리 전깃줄을 피해서 날려야 하는데 뽀뇨 연과 친구 연이 엉키기도 했고 또 어떤 연은 땅으로 고꾸라져서 잘 날지 못했다...

» More

아이와 함께 한 1박 2일 제주여행

지난 주말에 소중한 분들이 제주를 찾았다. 2016년 대산농촌재단 유럽농업연수를 함께 갔던 멤버들인데 올 상반기 워크숍 장소를 제주로 정한 것이다. 뜻을 함께 한 가족 같은 사람들이라 2박 3일의 제주일정을 내가 정했고 자연스레 가이드도 맡게 되었다. 여정의 핵심은 지역사람과의 만남, 지역의 먹거리를 맛보는 것, 지역 명소를 돌아보는 것으로 정했다. 2박 3일 여정을 짜고 나니 여성멤버 한분이 카톡을 남겼다. “아 저는 작은 딸이랑 같이 갈거에요..추가비용도 일러주셔요.”, 또 한분의 남성멤버도 톡을 남겼다. “저도. 규리 데리고 갈게요. 규린 4학년”...

» More

명절 대이동 보다 힘들었던 놀이기구 타기

“혹시 금요일날 시간 되요? 놀이공원 신청해놨는데 같이가요” 며칠 전 아내가 놀이공원에 같이 가자며 스케줄을 물어봤다. 다행히 쉬는 날이라 아무 생각없이 “네, 가능해요”라고 말해두었다. 원래는 뽀뇨 초등학교 친구가족들과 함께 가기로 했는데 이미 다들 몇 번은 무료 입장을 해온터라 오늘은 우리 네 식구만 가기로 했다.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제주 유일 놀이공원인데 겨울이기도 하고 홍보도 해야 되어서 무료예약을 받고 있었고 우린 추운 1월을 피해 날이 풀리는 2월에 가기로 한 것이다. 아침부터 빵과 김밥을 배불리 먹고 차를 30분 달려 도착...

» More

아내와 빵 터진 둘째어록

언젠가 뽀뇨와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아빠, 나 혼자 노는거 심심한데 유현이가 말을 좀 잘했으면 좋겠어”, “어, 한 살만 더 먹으면 말을 잘 하게 될거야”, “그래? 언제 한 살을 더 먹는데?”, “한 해가 다 갔으니까. 내일이 되면 한 살을 더 먹지” 다음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깬 뽀뇨가 유현이와 이야기를 하더니 “아빠, 유현이가 왜 아직도 어버버 하는거야?” “뭐?” “왜 한 살을 더 먹었는데도 말을 못하냐구?” 뽀뇨가 7살, 유현이가 3살이 되었을 때의 일이다. 유현이는 남자아이어서 그런지 말이 느린 편이었고 뽀뇨는 동생과 대화가 안 되어...

» More

아빠의 피아노 배우기

작년 말 아내가 집에서 디지털건반을 연주하고 있길래 무슨 일인지 물었더니 뽀뇨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기 위해 유투브로 독학을 한다고 하였다. ‘피아노학원에서 배우면 될텐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집 형편이 여유롭지 않아서 그런가’하고 생각하니 괜히 짠해졌다. 올해는 좀 더 벌어야 겠다고 다짐도 해보았다. 한편으로 어릴 때 피아노 치던 기억을 떠올리는 아내를 보면서 부러웠다. 내게 ‘피아노’는 가진 사람들의 악기이거나 배운 사람들의 악기였다. 적어도 내 고향 인근 마을에서 집에 피아노를 가진 집은 하나도 없었고 피아노를 배운 아이도 없었다...

» More

아내와 아이들이 사라졌다

서귀포에 이사 와서 걱정을 많이 했더랬다. 제주도에 와서 이사를 무려 3번씩이나 하다보니 알고 지내는 이웃이 없었다. 그나마 알고 지내던 이웃들도 뿔뿔이 흩어지고 우린 새로운 곳에서 새로 이웃을 사겨야 했다. 사람도 알고 지낼 겸 동대표를 맡게 되었는데 회사도 멀고 가끔 회의가 열리다 보니 몇 년간은 이웃들과 인사만 하는 수준으로 지냈다. 지난해에 뽀뇨가 학교에 들어가고 유현이가 어린이집에 들어가면서 이런 걱정은 사라졌다. 아이들 엄마모임이 생긴 것이다. 학부모모임이다 보니 자연스레 이웃들도 알게 되고 친해지게 되었는데 어디까지나 엄마들끼...

» More

둘째 유현이

생각해보니 내가 둘째이야기를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2011년부터 7년간 생생육아 이야기를 161건이나 썼는데 왜 유현이가 주제인 글이 없을까.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아직도 늦지 않았으니 이제부터라도 부지런히 둘째 이야기를 쓰자고. 사실 둘째가 작정하고 덤비면 나는 할 말이 없다. 언젠가 “아빠, 아빠는 왜 뽀뇨 아빠야? 왜 유현이 아빠라고 하지 않냐고?”, “아빠,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란 책.. 왜 내 사진은 없어? 내 책은 언제 써줄 거야?”라고 묻는다면 나는 도망갈 수밖에 없다. ‘어, 그건 말이지. 아빠에겐 뽀뇨누...

» More

제주살이 10년차를 기념하며

2009년 11월 30일 제주로 내려왔다. 서울이 죽도록 싫어서 혹은 제주가 죽도록 좋아서가 아니라 조금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었던것 같다. 2009년엔 멀리 이민을 가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아마도 나는 그 심정으로 바다를 건넜을 것이다. 당시만 해도 제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는데 방송에 제주살이는 그때도 핫한 아이템이었다. 다만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적었다. 나는 자본도 경험도 적었기에 안전한 직장이주를 택하였고 2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제주사회를 익혔다. 처음엔 제주 사람 3명과 사겨 보는게 목표일 정도로 제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과 ...

» More

아내의 첫 운전교습

"우리 이제 싸우는거 아니에요?" 지난 주 일요일 아내에게 첫 운전교습을 시켜주었다. 아내가 집-뽀뇨학교 코스만 연습하면 된다고 해서 우선은 그 몇 키로만 1시간 정도 반복 연습했다. 처음엔 학교 주차장에서 차를 빼고 넣는 연습, 다음은 운동장을 한바퀴 도는 연습, 그 다음은 도로로 나와서 비상등을 키고 주행하는 연습을 했다. 처음엔 긴장하던 아내가 10~20키로 정도로 잘 달리기 시작했다. 마침 휴일이라 뒤에서 빵빵대는 차도 없고 도로는 한산했다. 뒷자리에 탄 유현이는 처음에 엄마가 급브레이크를 밟아서 "엄마 무서워"라며 겁을 내었지만 언제 그랬냐...

» More

아이들 플리마켓 셀러로 참여하다

아내가 창의미술교육 수업을 듣는 주말동안 아이들을 맡았다. 마침 영어교육도시에서 플리마켓이 있어서 부스참여 신청을 했고 나는 아이들이랑 놀아줄 겸 휴일인데도 무릉외갓집 농산물을 바리바리 싸서 갔다. 아이들 장난감과 책, 옷가지 등을 팔려고 몇 년전부터 장터를 재미삼아 나갔는데 몇 년전 도채비장터때는 아이들이 어려서 그런지 파는 것에 관심이 없었고 올해 옆 아파트에서 열린 장터에서는 우리 장난감이 하나도 팔리지 않았다. 잠시 장터에 들러서 살펴보니 우리 중고 장난감이 ‘별로’였던 이유도 있지만 아내도 아이들도 팔아야 할 ‘의지’가 없어보...

» More


profile전업주부가 꿈이었다 현실이 된 행운남,엄마들의 육아에 도전장을 낸 차제남,제주 이주 3년차…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프렌디. pponyop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