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이 키우며 제일 힘든거?

한 케이블 방송국에서 출연섭외가 들어왔다. 육아하는 아빠를 찾고 있는데 여기저기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나에게까지 연결이 된 듯하다. 작가와 전화하기를 몇 번, 이메일로 설문지까지 보내왔는데 그 내용 중 일부가 육아스트레스에 관한 거였다. "아이 키우며 뭐가 제일 힘드세요?" 라고 묻는다면 "아이에 전념할 수 없는 환경", "일을 하며 아이를 키워야 하는 점" 등 비슷비슷한 대답을 할 수 있을 듯 한데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아이를 재우고 싶을 때 쉽게 재울 수 없다는 점"이다. 앞에서도 밝혔듯 나는 아이를 돌보며 집에서 일을 해야 할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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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외계인?

요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뽀뇨. 이모는 외계어라 하고 삼촌은 러시아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뽀뇨의 외계어와 행동을 대충이라도 알아듣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우리 어머니들이다. 하루 종일 뽀뇨와 있어도 뽀뇨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욕구가 있는지, 왜 우는지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엄마아빠와 달리, 할머니는 뽀뇨의 마음을 읽듯이 잘 알아차린다. 이사한 후에 장모님이 다녀가시고 농번기라 어머니가 교대로 오셨는데 두 할머니는 뽀뇨와 둘이 있으며 일어난 일을 마치 눈에 보이듯이 자세히 설명한다. 그 설명에선 손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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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선물] 구멍양말 콩쥐

세상에서 가장 낮은 아이의 이야기- 구멍양말, 콩쥐 세상에서 가장 낮은 아이가 있어요. 너무 낮아서 얼굴에 까맣게 때가 묻을 때가 많아요 가끔 살다가 밟히기도, 눌리기도 해서 얼굴이 파랗게 질려요 그럴때면 얼굴이 두배로 커지기다 한답니다. 가끔 누군가 침을 뱉기라도 하면 얼굴이 빨개져요. 까맣게 때 묻은 내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고 내 옷은 왜이리 작기만 할까 울다가 저 하늘 멀리 별님이 인사를 했어요. 네 옷이 작아 나를 볼 수 있단다. 양말콩쥐야 네 옷이 작아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단다 정말요? 정말요? 콩쥐는 더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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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생애 첫 이사

집 이사부터 고시원이사까지 50번이나 이사를 다닌 아내. 나 또한 서울생활 십 수 년동안 셋방이사를 수 없이 다녔다. 그런 아빠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19개월 뽀뇨가 벌써 이사를 하였다. 이름 하여 생애 첫 이사. 아내는 이번에도 내 집으로 이사하지 못해 아쉬운 눈치지만 전셋집 얻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 제주에서 월세를 살지 않는 것이 어디인가. 드디어 이사 당일,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날씨도 춥고 뽀뇨를 맡길 곳도 없어 아내가 뽀뇨를 붙들고 있었다. 뽀뇨가 일어나기도 전에 인부들이 들이닥쳐 먹일만한 걸로 요거트 몇 개만 챙겨둔 상태이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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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왼손잡이로 태어났을까

왼손. 나에게 왼손은 거칠고 낯선 느낌이다. 내가 오른손잡이여서가 아니라 항상 무뚝뚝하고 다소 거칠은 내 아버지가 생각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경상도 스타일의 아버지, 고장에서 사나이 중에 사나이로 불려서 그랬는지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홍씨’ 집안(친가)을 닮지 말고 ‘신씨’집안(외가)을 닮으라고 나에게 주입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어릴 때부터 엄마 닮았다는 얘길 많이 듣고 자랐지 아버지 닮았다는 얘기는 한번도 들은 적이 없었고 신체의 일부 또한 딱 한 곳을 제외하고는 아버지와 닮은 점이 없었다. (실제는 많았겠지만 눈으로 드러나는 곳은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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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시시 웃음의 정체

집에서는 자주 컴퓨터앞에 앉아 있는 아빠. 그래서 그런지 뽀뇨는 컴퓨터에 아주 관심이 많다. 얼마전 어린이도서관에 데려갔더니 도서검색용 컴퓨터 자판을 만지고 있는 뽀뇨. 아빠가 생각해낸 것이 고작 ‘구름빵’ 애니메이션. 친구들만 등장하는 요즘 애니메이션과 달리 그나마 엄마아빠가 등장하고 그림책 스타일이라 골라보았다. 아빠의 쵸이스라고 하지만 영상매체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뇌발달을 저해한다. 일정시간 TV를 보모로 두어야 하는 무기력함이란. 안되겠다 싶어 주말 낮시간에 뽀뇨를 데리고 아래층 아주머니가 알려준 장난감도서관에 갔다. 누가 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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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두 얼굴

며칠 전 감기가 시작됐다. 아이때는 감기를 달고 산다고 하는데 그래도 아이가 마른기침 콜록콜록하면 마음 쓰이는 것이 바로 아빠의 마음이다. 한동안 콧물만 조금 흘리던 증세가 며칠 지나니 목소리가 갈라지는 기침을 하는게 아닌가? 다음날 아침 바로 병원을 갔다. 후두염 초기. 아직 염증이 작아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갑자기 열이 오를 수 있으니 조심하란다. 하얀색과 분홍색 물약을 약국에서 타왔다. 약 먹기 전에 밥을 배불리 먹여야 될 것같아서 죽도 함께 사왔는데 뽀뇨가 좀처럼 먹으려 들지 않는다. 뜨거워서 안먹나 싶어 두 숟가락 정도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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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파파의 절규, 둘째는 안돼

둘째는 안돼. ‘아이 하나’인 아빠들 만나 이야기하다보면 나오는 소리다. 그럴 때마다 우리집 보다 안정적인 직장에, 높은 월급에 더 낳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하나로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낳을 사람, 생각도 없는데 하나 더 낳으라’는 참견을 해온지 오래인데 그 배경에는 ‘아이는 자기 먹고 살 것을 타고 난다’라는 어머니의 오래된 관념, ‘아이에게 형제만큼 좋은 선물은 없다’라는 아내의 철학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를 중심으로 따지고 볼 땐 아이를 더 낳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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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베이비시터 되다 - 잘키운 이웃 아저씨, 열 아주머니 안 부럽다?

아랫집 준이엄마가 급하게 문을 두드린다. “뽀뇨 엄마 어디갔어요? 다연이가 아파서 급하게 병원가야 되는데 준이 좀 봐줄래요?” 다급한 목소리고 평소 뽀뇨 잘 본다고 칭찬도 자주 듣는지라 흔쾌히 수락했다. 엄마가 사라지자마자 울기 시작한 준이. 어찌나 크게 우는지 목젖이 보일 정도여서 우선 장롱 속에 숨겨둔 빼빼로부터 꺼내 입에 넣어준다. 그치지 않는다. 이번엔 비상용 쌀과자를 손에 쥐어준다. 쳐다도 안본다. 안되겠다 싶어 준이가 자주 먹는 계란을 삶기 시작한다. 이때 갑자기 문이 열리고 준이엄마가 고개를 내민다. “지금 가려는데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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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나는 어릴 때 잔소리 한번 안들을 정도로 착했다고 한다. 가끔 며느리 앞에서 늘어놓는 어머니의 아들자랑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릴 때를 떠올려보면 ‘착한 이미지’를 나 스스로 고착화시키며 자라온 게 아닌가싶다. 그렇게 말을 잘 듣던 아들이 지금은 청개구리가 되어 멀리 제주에서 살고 있으니 말 잘 듣는 것도 유통기한이 있는 게 아닐까? 35년을 살아오며 아내나 나나 누구의 삶을 대신 사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살기 위해 용기를 내어 제주로 이주했다. ‘부모님의 기대’라는 ‘예’에 부응하기보다 ‘내 삶을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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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전업주부가 꿈이었다 현실이 된 행운남,엄마들의 육아에 도전장을 낸 차제남,제주 이주 3년차…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프렌디. pponyop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