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신가요? 세 살 뽀뇨의 말배우기

'모하신가요'아가씨. 요즘 뽀뇨가 '뽀뇨꺼'에 이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워낙 먹성이 좋다보니 밥상만 차려놓으면 달려오는데 가끔 안먹는 것은 '아빠꺼'를 강조하다보면 거의 반사적으로 '뽀뇨꺼'를 외치게 된다. 그리곤 입을 아 벌리고 받아먹는다. 아직 형제가 없고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다보니 혹여 심심할까봐 아빠가 친구같이 놀아준다. 같이 책을 읽고 퍼즐놀이를 하며 가끔은 아빠등을 타고 마루를 누빈다. (물론 아빠가 바쁠땐 뽀뇨 혼자 방에서 놀거나 '구름빵'을 보아야 한다) 친구같은 아빠여서 그런지 아빠의 얼굴을 때리기도 하고 머리채를 잡을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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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이따위 요리이야기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이 남자는 요리를 정말 연구할 줄 압니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라면에 간장을 풀고 참깨를 넣는가하면 집안의 모든 조미료를 넣은 특제 라면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제일 처음 한 요리인 계란후라이, 그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습니다. 기름을 두르고 가스불을 켠 다음 계란을 반으로 쪼개 후라이팬에서 요리를 했지요. 그리곤 바로 밭매는 엄마에게 달려가 자랑을 했답니다. 지금 그 남자가 컸습니다. 이제 서른 중반이 넘어 한 아내의 남편,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답니다. 요리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이 있는 아내(아주 약간의 거부감이며, 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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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뇨와 올레길 걷다 OTL

뽀뇨와 올레길 걷기는 큰 도전이었다. 마을길 10미터를 함께 걷는데도 꽃구경하랴 지나가는 할머니 구경하랴 바쁜 뽀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큰 도전을 할 수 밖에 없는 사건이 생겼다. 제주올레 20코스 개장식에 서울에서 늘 내 일을 도와주고 있는 벤타코리아측 이사님이 제주올레 친구기업으로 공식초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뽀뇨를 어떻게든 아내에게 맡겨보려 하였으나 아내는 올해 말까지 생태문화해설사 양성교육을 받고 있어 금, 토요일엔 항상 집을 비운다(자고 일어나면 사라지는 아내. 밥상을 항상 차려두고 사려져 요즘 나는 우렁이 각시라 부른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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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뇨, 남친이 생기다

유모차를 타고 가다 아무 언니오빠만 봐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반가운 시늉을 하는 뽀뇨. 이제 어린이집을 보내야 할 때가 온 건가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된다. 또래아이를 만나면 얼마나 좋아하며 같이 재밌게 놀까? 아내의 이야기에 따르면 3세 이전의 아이들은 같은 공간에 있어도 대부분 혼자 놀기 때문에 사회성이란 것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부모가 아이 보기 힘들다면 모를까 굳이 사회성을 위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필요가 없다는 얘기인데 요즘 뽀뇨만한 아이가 가방을 매고 어린이집에 다녀오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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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구단이여, 이제 규율이 필요하다

요즘 뽀뇨는 눈치 구단.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어떻게 엄마아빠를 움직여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아빠가 싫어하는 것(아빠 컴퓨터 책상에 올라가 키보드 두드리기), 좋아하는 것(애교떨며 뽀뽀하기)을 적절히 섞어가며 결국에는 목표를 달성하고 마는 뽀뇨. 처음엔 본능인줄 알았지. 정말 가뭄에 콩나듯 보게 되는 TV. 아빠가 간만에 TV 좀 볼려고 왕관의자(왕관처럼 생긴 수유의자로 1인용이다)에 앉자마자 뽀뇨는 우유를 찾는다. 냉장고에 우유를 꺼내 컵에 따른 다음 뽀뇨에게 줄려고 뒤돌아보면 어느새 뽀뇨는 왕관의자를 독차지하고선 우유는 본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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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뒤에 그려놓은 추상화를 어찌할꼬

보통사람의 수준을 넘어서는 집주인 할아버지에 대해선 이미 설명했다(기막혔던 뽀뇨의 첫이사편). 문제는 우리가 남의 집에 산다는 것이고, 세입자의 고충에 대해서 이미 이사할 때 맛을 보았다. 벽에 낙서하는 아이와 난처해 하는 부모의 이야기 또한 흔하디 흔한 이야기인데 오늘은 그 흔한 얘기를 할까 한다. 십년 전, 딸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사촌형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벽지가 온전히 남아있는 곳이 없었다. 색칠은 기본이거니와 벽지의 반은 뜯겨져 있었는데 부모는 포기한 듯 그대로 두었다. 왜 사촌형은 벽지를 다시 바르고 달력이나 종이를 덧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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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아내가 갑이다

우리 집 두 명의 갑 중 하나는 이미 소개했다(뽀로로, 내 동지이자 적). 뽀로로가 갑인 것은 아마 어느 집에서나 인정할텐데 내가 인정할 수 없는 갑이 하나 있다. 바로 뽀뇨에게 엄마이자 나에게 아내인 수미씨다. 아이가 엄마 좋아하는데 무슨 질투냐고 하겠지만 요즘 집에 돌아가는 분위기가 요상해서 그런다. 뽀뇨에게 스트레스라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같은 유치한 질문은 하지 않고 아내가 집을 나갈 때와 내가 나갈 때의 뽀뇨의 반응차이도 그냥 넘어갈만한데 최근 이 균형이 처참하게도 무너졌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뽀뇨가 최근에 기저귀하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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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와 아이디어를 캐다

요즘 시장에서 나오는 농산물 중에 가장 비싼 것이 달래가 아닐까 싶다. 제주에선 달래를 꿩마농(꿩마늘)이라고 하는데 뿌리의 쌉살한 맛과 향이 제법이다. 된장에 넣어 먹어도 좋고 밥에 고추장 넣고 비벼먹어도 진수성찬 부럽지 않다. 이렇게 맛좋은 달래, 농수산물이 저렴한 오일장에 가도 한 바구니도 아닌 것이 이천원. 왜 이렇게 비싼지는 달래를 직접 캐보면 알 수 있다. 집에서 출발하여 차로 20분, 내려서 또 10분은 넘게 걸어야 닿을 수 있는 한라산 중턱의 숲속. 작년에도 여기서 달래를 캤는데 올해도 여기에 뿌리를 내려주었다. 혹여 숲속에서 만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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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내 동지이자 적

뽀로로. 아니 뽀통령에 대적할 자가 과연 누가 있을까? 아이의 지능발달에 영상이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해서 만화를 자주 보여주진 말자라는 나름의 방침을 세웠지만 다들 아시듯 생각대로 잘 되질 않는다. 언제부터 뽀로로가 우리집에 뽀통령으로 자리 잡았는지는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사실 아빠는 뽀뇨 뱃속에서부터 뽀로로 노래를 불러줬다 ㅠㅠ) 뽀뇨 돌잔치때 아내는 사람들 불러 놓고 뽀로로 노래를 불렀고(돌잔치편) 나는 뽀뇨가 울 때, 혹은 너무 바쁠 때 비상용으로 뽀로로를 활용하였다(베이비시터편). 이제 말이 늘어 단어에서 문장을 구사하는 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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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한 시간 전, 인생이 즐겁다

몇 개월 전만해도 내 인생에서 제일 힘든 건 뽀뇨재우기였다. 잠을 자지 않으려는 아이와 매일 밤 줄다리기를 하다가, 뽀뇨가 자고 나면 일어나 해야 할 일과 내가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들이 늘 마음의 짐처럼 남아있었다. 이제 육아와 일을 병행한지도 어느덧 6개월의 시간이 흘러간다. 젖을 떼고 뽀뇨를 재울 때만해도 좋아하는 책을 읽어주면 스스로 책을 보다 잠을 자던 뽀뇨. 몇 개월 사이인데 그 때만 해도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 아이 잠재우기였는데 며칠이 안되어 다시 세상에서 제일 못하는 것이 잠재우기가 되어버렸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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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전업주부가 꿈이었다 현실이 된 행운남,엄마들의 육아에 도전장을 낸 차제남,제주 이주 3년차…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프렌디. pponyop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