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 엄마라는 넘사벽

전업주부라는 이름으로 아내와 함께 아이를 돌본지 16개월째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집에서 아이돌보는 아빠들만 모아놓은 방송에 출연하고 아이재운다는 핑계로 꿀맛 같은 낮잠도 잤다. 아내와의 경쟁에서 지기 싫어 뽀뇨에게 쮸쮸도 먹여보았고 내 어머니께 태어나서 처음으로 구박도 받아 보았다. 단조로운 회사생활과는 달리 웃는 일이 너무나 많고 가슴 벅찬 일도 다반사. 아이와 함께 잠이 들고, 아이와 함께 일어나는 작은 행복이 이렇게 크게 느껴지는건 경험해보지 못한 아빠는 모르리라. 밖에선 ‘아빠가 아이 잘 본다’는 칭찬도 곧잘 듣는지라 자부심이 충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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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람, 세 살 딸과의 근사한 취미가 생겼다

뽀뇨는 연극을 두 돌도 되기 전에 봤다. 아마 전국에서 최초가 아닐까 싶은데 동네 소극장의 멋진 대표님 덕분에 가능했다. 당시 ‘어부부’와 우는 것만 할 줄 알았던 뽀뇨, 4~5살 언니오빠들이 한참 연극 보는 중에 소리를 질러 아빠 엉덩이가 관람시간 내내 들썩거렸다. 아이들이 뒤돌아보는건 그렇다 치고 같은 엄마끼리 레이저 쏘는 건 뭔지.. 가시방석의 1시간이었지만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이 있었던 첫 연극이었다. 날은 덥고 뽀뇨를 방에 두기는 뭐해서 이번엔 처음으로 영화를 보러갔다. 연극보다 어두운 공간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는 안되겠지만 한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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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가족이 필요해

제주로 내려오며 가족과 친구를 버리고 왔다. 비행기 타면 한시간 거리에 있으면서 무슨 말이냐, 서울살때 보다 여행지 제주에 있으니 더 자주 본다라고 하겠지만 바다를 건너야 한다는 이유때문인지 심리적 거리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아들내미 하나밖에 없는 우리 엄마, 왜 하필 물 건너 섬으로 가냐며 안타까워했다. “엄마, 갑자기 아프면 어떻게 할래?”, “비행기 타면 한 시간 거리인데 뭐가 걱정이고”, “비 많이 오고 바람 불면 못 온다 아이가”. <가족을 두고 왜 제주로 왔을까? 이모와 숙모사이에서 찰칵> *뽀뇨가 얼마나 많이 컸는지 한번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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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에서 길을 잃다

아내가 가고픈 곳을 골라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이라 해봐야 차로 채 1시간도 안되는 거리. 남들처럼 차가 막히기를 하나, 1박할 필요도 없는 당일치기다. 어제는 잘꾸며진 뒤뜰과 같은 공원을 다녀왔는데 시원한 동굴이 무려 2개씩이나 있어 대만족이었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아내의 초이스를 기다리는데 ‘미로공원’으로 결정. 날은 더운데 에너지를 주체할 길이 없는 뽀뇨, 엄마아빠를 종일 치대는데 오늘은 미로숲에서 맘껏 뛰놀게 하기로 했다. 아점은 엄마가 햄버거 먹고 싶다고 만든 또르띠아피자로 간단히 해결하고 차로 사십분을 달려 김녕 목적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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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 병원휴가를 가다

생각지도 않게 5일 동안 병원에 휴가를 다녀왔다. 며칠전 아빠랑 한참 놀고 난후 낮잠을 자던 뽀뇨가 일어났는데 이상하게 열이 있었다. 더위 먹어서 그런가 하고 저녁약속 때문에 밖을 나갔는데 아내 전화 목소리가 심상치 않아 달려가보니 병원 응급실. <응급실에서 잔뜩 긴장한 뽀뇨.. 사진을 클릭하면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 어떻게 된 일인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뽀뇨는 평소와 다름없이 건강한 모습이었고 주사맞은지 얼마되지 않아 열도 잡혔다. 응급실에서 소변 검사결과 찌꺼기가 많이 검출되니 입원해서 확인해 봐야겠다고 해서 그날 새벽 일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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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747공약, 급조한 약속에 재미가 쏠쏠?

아빠는 약속을 좋아한다. 그것도 혼자 하는 약속을. 100일간 마늘요리하겠다는 것도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닌 혼자의 약속이었다.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자 일종의 도전인데, 일상의 소소한 도전과 성취가 삶을 재미있게 한다. 아빠는 아내와 결혼 할때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약속을 얼마나 잘했으면 신문에도 나갔을까? 그 약속은 아래 사진와 같다. <신문에 나온 "결혼식"기사를 보실려면 아래 사진을 눌러주셔요 ^^> 우리 부부는 이 글귀가 써있는 선언문을 하객들앞에서 읽어내려갔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 얼굴도 두껍다. 지금은 우습기까지 한 약속이지만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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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가림 타파? 뽀뇨 방송 출연기

'낯가림이 심한 뽀뇨.’ 요즘 아내가 걱정이 생겼다. 지나가며 언니 오빠들이 보이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관심을 표시하다가도 언니오빠가 다가와서 이야기를 하거나 과자를 주면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눈을 내리깔고 입술이 튀어나온다. 심지어는 뒤돌아선다(뽀뇨, 남친이 생기다편 참조). <친구 유담이를 보자마자 바로 돌아서는 뽀뇨. 아빠는 웃음이 나면서도 한편으론 당황했다> ‘천상 엄마를 빼닮았다’라고 아내는 생각하는데 사실 나또한 낯가림이 너무 심해 어릴 때찍은 사진 하나 없고 남녀공학인 중학교 다닐 때는 여학생 앞에선 고개만 숙이고 다녔다.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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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함께라면 '세숫대야도 아쿠아다'

언제부턴가 주말마다 나들이다. 아내가 밥상을 차려두고 아침부터 나가기 시작한 토요일은 특히. 교육을 핑계로 어딜 혼자 놀러다니나 싶어 나또한 뽀뇨를 데리고 나선 것이 오늘의 이 참사를 낳고 말았다. 지난 주말 제주에서 제법 큰 수족관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 얼마나 큰 곳인지는 몰라도 공중파 3사에서 토요일 하루 공짜라는 방송을 하였으니 아마 눈 있고 귀있는 제주 사람들은 모두 보지 않았을까? 마침 잘됐다싶어 토요일 아침 8시 30분에 아내를 버스터미널인근에 내려주고(아내의 교육은 여행이 거의 반이다) 뽀뇨와 함께 차를 타고 나섰다. 목적지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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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아파트 당첨, 근데 아내기분은 장마다

집 나온지 무려 22년만에 '내 집'이라는 것에 대한 설레임이 생겼다. 아내가 결혼전부터 부어온 청약통장, 7년이 지났으니 돈도 제법 쌓였는데 평생에 한번 뿐이라는 그 통장을 쓰게 된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 그 기회가 안 올줄 알았다. 서울이 아니니 집값이 저렴하지 않을까 했는데 제주에서 괜찮은 집을 살려고 하니 대출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 결국 청약통장을 걸고 우리는 서귀포 혁신도시에 분양신청을 하게 되었다. 결혼 3년이 지났으니 신혼부부 특별분양은 2순위로 밀리고 일반분양이 있는데 경쟁률이 셀까하며 마음조리며 며칠 밤을 기다렸다.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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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녀전, 단감과 망고에 얽힌 사연

철새도래지가 있는 주남저수지 인근. 제법 깡촌에서 자랐다. 초 등학교 4학년때인가 문득 집을 나와 처음으로 완행버스에 몸을 싣고 마산시 큰엄마를 보러 나섰는데 주남저수지를 보고선 집근처에 바다가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초등학교때 신작로에 아스팔트가 깔렸고 마을최초의 전화가 점빵을 했던 우리집에 놓였는데 버튼도 다이얼식도 아니고 연필깎이 손잡이식의 손잡이를 잡고 한참을 돌려야 통화가 되는 구식전화기였다. 서울서 온 전화를 옆집 아주머니에게 연결시켜야 했는데 교환원 이야기를 듣고 수화기를 그대로 놓아두어서 끊겼던 기억이 난다. 그런 깡촌에서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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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전업주부가 꿈이었다 현실이 된 행운남,엄마들의 육아에 도전장을 낸 차제남,제주 이주 3년차…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프렌디. pponyopap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