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을 떠나보내며 자연 속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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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귀한 것이 아니어서 대부분 그냥 흘려보낼 때가 많지만 한 발 다가서서 펴진 무릎을 접고 고개도 숙여 조금만 더 가까이 보면 그 속에서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아름다움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 보아주는 이 없어도 이 땅 어떤 모질고 척박한 모퉁이에서라도 씩씩하게 잘 자라나 저만의 변함없는 빛깔로, 저만의 생김생김으로 늠름히 꽃을 피우고 그러다 때가 되면 꽁꽁 얼어붙을 땅조차 태연히 버텨낼 작은 씨앗 흩뿌려두고 의연히 사라지는 우리의 들꽃이 있습니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는 언제나 비가 있어, 추적추적 비가 내린 뒤로 가을이 성큼 다가온 느낌입니다. 이제 우리의 들꽃을 떠나보냅니다. 아무 데서라도 살지만 그렇다고 절대로 아무렇게나 살지 않는 우리의 들꽃을 아주 잠시 떠나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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