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길 자연 속의 단상

올 해는 총선과 대선이 있습니다. 지역과 국민을 대표하고 나아가 나라를 대표하는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을 선출하는 더 없이 귀한 일이 함께 있는 특별한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에게 주어지는 권한은 그야말로 절대적입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는 이들 지도자들은 어떠한 길을 걸어야 할까요?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바라며 그들을 뽑을 까요? 머리가 나쁜 대상으로 예를 들 때 자주 등장하는 것은 새입니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새들의 경우, 여전히 머리가 나쁠 그들의 우두머리는 어떤 길을 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새들의 우두머리는 항상 무리의 맨 앞에 서며, 나머지는 그 우두머리를 무조건 따릅니다. 그러나 이러한 권한이 주어졌다 하여 새들의 우두머리가 제멋대로 또는 단독으로 이동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거나 적어도 구성원 대부분이 동의할 때 이동합니다. 구성원은 소리를 내거나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현합니다. 물론 구성원이 동의하지 않거나 동의를 하더라도 그 수가 대부분이 아니라면 우두머리는 미련 없이 마음을 접습니다.

이동이 결정되면 어디로 향할지는 전적으로 우두머리의 몫이 됩니다. 우두머리는 더 안전한 곳으로, 더 배를 채울 수 있는 좋은 먹이 터로 무리를 안내합니다. 이 때 우두머리는 바람의 방향을 잘 살펴 순풍을 탑니다. 순풍을 타면 뒤를 따르는 무리는 숨 가쁜 날갯짓의 수고를 하지 않고도 목적지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때로는 우두머리가 맞바람 속으로 무리를 이끌 때가 있습니다. 날갯짓이 버겁기만 하지만 그렇더라도 무리는 앞선 우두머리를 불평 없이 따릅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며, 우두머리가 그 믿음을 깬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수백, 수천, 수만 마리의 새들이 철을 따라 수천에서 수만 킬로미터를 이동할 때 이러한 믿음의 행진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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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의 우두머리는 언제나 대열의 맨 앞에 섭니다. 그것은 뒤 따르는 무리에 대해 온전히 책임을 지겠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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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두머리가 방향을 바꾸면 무리는 그를 따릅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그를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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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두머리가 때로 맨 위에 자리할 때가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먼 곳까지 살피기 위해서 입니다.

맨 앞에 서기에 맨 먼저 내려앉는 것 또한 우두머리입니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곳에 처음으로 발을 딛는 것은 우두머리 자신이며, 다른 누구에게 그 소임을 떠넘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동한 곳이 새로운 먹이 터인 경우 먼저 내려앉았다 하여 먼저 먹는 법은 없습니다. 무리들이 편안하게 배를 채울 수 있도록 자신은 먹지도 않으며 주위를 살피는 일에 주력합니다. 그러다 위험의 요소가 하나도 없이 완벽하다 싶으면 고개를 숙여 먹이활동을 하는데, 그것마저 바로 고개를 들어 다시 주위를 살필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우두머리의 역할을 한 개체가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따라서 큰 무리의 경우 몇 개체가 우두머리의 역할을 분담하며, 가족 단위로 이루어진 작은 무리의 경우 가장의 역할은 아빠 새와 엄마 새가 교대로 수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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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두머리는 무엇이라도 먼저 먹지 않습니다. 무리들이 안전하게 주린 배를 채울 수 있도록 챙겨줄 뿐입니다.

위험하고 급한 상황이 돌발했을 때, 우두머리는 경계음을 낸 다음 먼저 힘껏 날개를 펴고 날아 방향을 잡습니다. 혼자 살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무리가 대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언제라도 우두머리는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하여 미리 준비합니다. 그러한 준비가 없다면 무리는 대혼란에 빠질 뿐만 아니라 수많은 희생마저 그 대가로 치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에게 어마어마한 특권을 제공합니다. 물론 그들은 그만한 특권에 걸맞은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그 머리 나쁘다는 새들의 우두머리가 하는 정도만이라도 제대로 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뽑힌 그들이나 그 정도조차 못하는 사람을 뽑은 우리나 감히 만물의 영장이라고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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