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딱따구리(5) 딱따구리 둥지의 비밀

딱따구리는 나무를 파내 둥지를 짓는 아주 특별한 재주를 갖춘 친구들입니다. 딱따구리는 무엇을 고려해서 둥지를 지을까요? <까막딱따구리가 나무를 파내는 모습> <큰오색딱따구리가 나무를 파내는 모습> <청딱따구리가 나무를 파내는 모습> ■ 둥지 입구의 방향과 입구의 보조 장치 어떤 나무를 보면 딱따구리의 둥지가 같은 방향으로 주르르 나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14개의 둥지가 같은 방향으로 향해 있는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확률이 너무 낮습니다. 다른 방향은 안 되고 꼭 그 방향이어야 하는 당위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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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딱따구리(4) 딱따구리의 짝짓기

딱따구리 암수의 인연은 번식 일정이 끝날 때까지입니다. 딱따구리 한 쌍은 인연을 맺고 번식을 마치면 일단 헤어집니다. 그러다 해가 바뀌어 번식의 계절이 돌아오면 새롭게 짝을 만납니다. 물론 지난해의 짝을 또 만날 수도 있습니다. 까막딱따구리처럼 개체수가 적은 종은 예전의 짝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체로 딱따구리는 3월 말에서 4월 초에 걸쳐 제 짝을 맺습니다. 짝을 맺으면 두 가지의 일을 함께 합니다. 하나는 둥지를 짓거나 보수하는 일이고, 또 하나는 짝짓기입니다. <큰오색딱따구리의 짝짓기 과정> 암컷이 자리를 정해 앉으면 수컷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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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딱따구리(3) 오색딱따구리와 큰오색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는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다섯 가지의 색으로 치장한 딱따구리입니다. 다섯 가지의 예쁜 색은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흰색, 검은색, 갈색, 붉은색, 주황색입니다. 아래꼬리덮깃에 나타나는 주황색은 어찌 보면 붉은색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냥 주황색이라고 우기겠습니다. 그래야 오색이 되니까요. 그렇더라도 암컷은 머리에 붉은색이 없으니 엄밀히 말하면 사색딱따구리인 셈입니다. 크기는 23 센티미터 정도입니다. 오색딱따구리 수컷 오색딱따구리 암컷 큰오색딱따구리는 오색딱따구리보다 약간 큽니다. 오색딱따구리보다 2 센티미터가 커서 25 센티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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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딱따구리(2) 청딱따구리

청딱따구리는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하는 30 센티미터 정도의 중형 딱따구리로 까막딱따구리 다음으로 큰 딱따구리라 할 수 있습니다. 등은 녹색이고, 배와 머리 부분은 회색이며 수컷은 머리 위쪽으로 붉은 털이 돋아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몸에서 푸른색은 보이지 않는데 청딱따구리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녹색을 더러 푸르다고도 하는 데서 비롯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도 ‘blue woodpecker’와 'green woodpecker'라는 표현이 혼용되고 있는 것이 흥미로운 점입니다. 현재 청딱따구리의 영어명은 머리가 회색인 딱따구리라는 뜻의 ‘gray-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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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딱따구리(1) 크낙새와 까막딱따구리

우리나라의 딱따구리는 모두 텃새입니다. 우리나라의 딱따구리는 계절을 따라 오가지 않고 일 년 내내 우리의 곁에서 터를 잡고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그 중 분명 딱따구리지만 그 이름에 딱따구리라는 말이 붙어있지 않은 딱따구리가 있습니다. 흰색의 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검은색이며, 몸길이 45센티미터 정도의 대형 딱따구리로 천연기념물 제 197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Ⅰ급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크낙새입니다. 그러나 이제 크낙새는 그러한 안타까운 수식어조차 더 품지 못하고 우리나라의 조류 목록에서 아예 지워야 할 것 같습니다. 1993년 광릉 숲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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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나무를 만난 날

나도 정말 어지간합니다. 서당 개마저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는데 식물 분류학자를 쫒아 다닌 지 벌써 10년이 가까이 있건만 매년 만나는 식물이 볼 때마다 처음 만나는 것처럼 새로울 뿐이니 말입니다. 한 고비 넘어 이것과 이것은 서로 같은 것이고, 이것과 이것은 서로 다른 것이라고 동정(同定)은 된다 하더라도 그 다음 문제는 이름이 곧바로 시원스럽게 튀어 나오지를 못하고 버걱거린다는 것입니다. 한참을 걷다 간신히 생각해 내거나, 오락가락하다 끝내 포기하고 동료에게 다시 묻게 될 때가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관심의 차이에서 비롯하는 것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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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을 떠나보내며

그리 귀한 것이 아니어서 대부분 그냥 흘려보낼 때가 많지만 한 발 다가서서 펴진 무릎을 접고 고개도 숙여 조금만 더 가까이 보면 그 속에서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아름다움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 보아주는 이 없어도 이 땅 어떤 모질고 척박한 모퉁이에서라도 씩씩하게 잘 자라나 저만의 변함없는 빛깔로, 저만의 생김생김으로 늠름히 꽃을 피우고 그러다 때가 되면 꽁꽁 얼어붙을 땅조차 태연히 버텨낼 작은 씨앗 흩뿌려두고 의연히 사라지는 우리의 들꽃이 있습니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는 언제나 비가 있어, 추적추적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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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나

초등학교 시절에는 방학만 되면 외가댁으로 갔다가 개학 전날에야 올라왔었습니다. 단칸방 생활, 작은 입 하나라도 줄여야 했던 어머니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은 조금 나중에 안 일입니다. 외가댁에 가는 길이 지금은 서해대교가 바다까지 가로질러 멀다 할 수 없지만 그 시절의 어린 나에게는 까마득히 먼 길이었습니다. 교통편은 기차였는데 서울에서 장항에 이르는 장항선은 언제나 발 디딜 틈마저 없을 정도로 붐볐습니다. 사람의 물결에 떠밀려 입구로 얌전히 걸어 올라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방법은 하나였습니다. 큰외삼촌께서 먼저 기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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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라는 말

참’이라는 순수한 우리의 말은 그 자체로도 정말 좋은 말입니다. 그러니 '참’ 이라는 말이 어떤 말 앞에 오면 다음에 오는 말은 모두 더 좋은 뜻을 가지게 됩니다. 참사랑, 참마음, 참사람, 참말, 참뜻… ‘참’ 이라는 말은 거짓의 반대말로 진짜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으뜸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체에도 ‘참’ 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 것들이 종류마다 하나씩은 있습니다. 참나무 숲 그 많은 나무 중에도 참나무가 있습니다. 도토리가 열매로 맺히는 졸참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등을 함께 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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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제왕 독수리의 추락

독수리는 하늘의 제왕이라 불립니다. 창공에 높이 올라 3미터에 이르는 날개를 활짝 펴고 날갯짓도 없이 기류를 따라 선회하며 천천히 고개를 움직여 먹잇감을 찾는 매서운 눈매를 보면, 독수리를 하늘의 제왕이라 부르는 것에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독수리의 속내는 겉모습과 많이 다릅니다. 독수리는 전 세계에 20,000여 개체만이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 조류로서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적색 목록에 등록되어 있는 위태로운 종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 243-1호와 멸종위기야생동‧식물Ⅱ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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