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학교와 ‘학교 지킴이’ 귀촌선배 수연씨

‘제천 수산면 대전리 마을이야기학교에 머물 수 있어요.‘라며 양철모 작가님이 나의 페이스북 소식에 댓글을 남겼다. 그는 사진을 찍는 작가였지만 다른 활동들도 매우 활발히 하고 있었다. 그와는 4대강 활동을 하면서 알게되었다. 몇몇 예술가들이 4대강을 돌아본 뒤 전시를 하며 ‘현실’을 알리려 했었다. 그 ‘대방랑 프로젝트’ 마지막 대화마당에 내가 일종의 패널로 참여한 것이 계기였다. 마을이야기학교는 행정구역상으로는 제천이었지만 사실상 단양에 더 가까웠다. 월악산 자락 바로 아래인만큼 우리의 도보여행길과는 거리가 꽤 되어 ‘가기 힘들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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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찾아온 강추위, 샤르르 녹여준 따뜻한 사람들

귀래면에서 백운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에서 눈을 만났다. “우리, 서울에서 눈올 때 손잡고 걷는게 소원이었는데!” 유하가 말했다. 지나가는 차도 거의 없어 손을 잡고 걸었다. 큰 배낭이 걸리적 거렸지만 ‘이정도야 뭐!’ 비탈길 옆의 숲이 정말 아름다웠다. “이제서야 자연을 만끽하는구나!” 기쁨의 큰 숨을 내쉬며 말했다. 늘 설레는 날들이었지만 이 순간 유독 더 설레였다. 이게 추위의 시작인지도 모른채. 완만한 내리막의 연속이었다. 차도 많지않아 쾌적한 걸음이었다. 다만 점심을 해먹을 땐 찬 바람이 힘들게 하기도 했다. 목적으로 했던 백운면에는 늦지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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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찾아간 한알학교, 따뜻한 인연...

부론성당 교육관은 따뜻했다. 그런 방을 나서는게 내심 아쉬웠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선 방을 나왔다. 사제관 벨을 눌러 신부님을 부르고선 “고맙습니다” 인사를 꾸벅했다. 전날 신부님은 막무가내로 찾아온 우릴 보며 “허어.. 요즘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군요!”하며 대견 반, 걱정 반 했었다. 어제보다 바람은 잔잔해졌지만 기온은 차가웠다. 길은 강을 떠나 산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조용할거란 예상을 깨고 숲 속에서는 전기톱 소리가 날카로웠다. 얼마나 많은 전기톱이 쓰이고 있는지 벌떼가 웽웽거리는 것 같았다. 월송리를 지나는 중이었다. 산 비탈이 통채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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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3개보 가보니, 녹조에 물때에 우려했던 것 속속..

야영장에서 하루를 보냈다. 예상대로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큰 비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막 걸을 정도는 아니었다. 텐트 바깥 천에서 또닥또닥 빗소리가 끊임없다. 하루를 더 그곳에서 머물기로 작정하고는 이포보를 견학하기로 했다. 오토캠핑장에서 이포보까지는 1km가 조금 더 되는 것 같았다. 그곳까지 가는 길 주변으로는 거의 모든 곳을 공원으로 만들어놓았다. 이전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다. 거의 모든 나무는 조경수였고, 키작은 관목들도 심어진 것이었다. 넓은 땅은 대부분 잔디로 덮여져 있었다. 원래 자라던 식물들을 활용해 공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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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를 고문하는 듯한 조형물이 세워진 이포보까지 걷다

강한방울님이 급히 앞서 걷더니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다. 금세 뭔가를 들고 나왔다. 임인환 농부님이 “해뜨기 전 새벽에 딴 딸기가 참 맛나거든요” 라고 했던게 생각났다. 고개를 꾸벅이며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얼른 씹었다. 정말이었다. 새벽에 딴 딸기가 맛있다는 말. 두물머리를 빠져나오는 길에 ‘느티나무가 있는 두물머리’에 들렀다. 진짜 두물머리에는 인기척도 없어서 밭 한 켠에 오줌을 갈길 정도였다. 이곳엔 해가 뜨며 밝아진 흰 하늘에 비친 사람 그림자가 많다. 사진기를 삼각대에 받치고서 빛을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짙은 구름 때문인지 사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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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댐과 두물머리,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 횡단보도에서 가방을 걸치고 있는 유하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는 아이들. 아침의 하남은 등교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직장인들로 붐비는 서울의 아침과는 대조적이었다. 아이들의 부모들은 대도시로 새벽같이 출근한 것일까? 큰 가방을 메고 가는 우리를 아이들이 멀뚱멀뚱 쳐다본다. 아파트 숲이라고 불릴만한 그곳을 종종걸음으로 빠져나왔다. 팔당대교를 건널 땐 당황스러웠다. 다리가 시작되기 전에 인도가 끊겨버린 것이다. 분명 포털사이트 지도의 로드뷰로는 다리위에 인도가 있었다. 로드뷰를 믿고 자동차 진입로 한 쪽 흰 차선을 따라 올라갔다. 아니나 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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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김삿갓' 된 우리, 서울을 떠나다.

“언제 떠나세요?” 내가 떠난다고 떠벌리고 다닌 뒤로 사람들이 나를 볼 때마다 인사차 던진 말이다. “삼월 초순경이요” 라고 대답한 뒤 잠깐씩 고민에 빠졌었다. ‘정말 그 때 떠날 수 있을까?’. 생각은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다녔지만 몸은 방 한 구석에 붙어 꼼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얼마 갖고 있지도 않은 돈만 축내고 있었다. 날씨가 풀리기 전까지 책도 읽고, 운동도 하겠다고 다짐했건만 1/10도 못한 것 같다. 서울의 집도 문제였다. 전셋집이었지만 재계약을 불과 몇달 전에 한 터라 아무생각없이 여행이 끝나면 돌아와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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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계획해보니 무려 2000km

거의 도시에서만 살면서 도시는 참 아니다 싶었습니다. 귀촌을 생각했고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땅을 '오지게' 여행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잃어버린 자연에 대한 감성도 키우고, 여기저기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만날 생각입니다. 그래서 3월 부터 우리나라 도보여행을 떠납니다. 강도 따라가고 산도 따라가고 바다도 따라갑니다.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하나씩 써 나갈 예정입니다. 모니터를 몇시간이나 뚫어져라 바라봤다. ‘눈알이 튀어나온다’라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것일까? 그럼에도 전혀 지겹지 않았다. 구글지도를 큰 모니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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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청바지를 입고 걷기로 하다.

거의 도시에서만 살면서 도시는 참 아니다 싶었습니다. 귀촌을 생각했고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땅을 '오지게' 여행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잃어버린 자연에 대한 감성도 키우고, 여기저기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만날 생각입니다. 그래서 3월 부터 우리나라 도보여행을 떠납니다. 강도 따라가고 산도 따라가고 바다도 따라갑니다.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하나씩 써 나갈 예정입니다. ‘노’ 아웃도어 매장엘 갔다. 유하의 침낭과 필요한 것들을 둘러보기 위해서 였다. 꼭 사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등산바지, 코펠, 침낭, 텐트. 간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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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하는 일 알고보니, 뜨아

스테인리스로 가득한 영안실. 어느 미국인이 한국인에게 청소를 제대로 못했다고 꾸짖는다. 한 쪽에 먼지가 쌓인 포름알데히드 병을 들어보이며 '먼지가 쌓여 있으니 버려'라고 명령한다. 한국인은 그것을 여기서 버리면 한강으로 곧장 흘러들어간다고 항변하지만 미국인은 '한강은 넓다'며 '마음을 크게 가지라'며 오히려 큰소리다. 순간 소심한 남자가 되어버린 한국인은 수십병의 포름알데히드를 싱크에 쏟아 넣는다. 1300만명이라는 기록적 관객을 끌어들인 영화 '괴물'의 첫장면이다. 이 영화는 실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2000년 미8군에서 독극물인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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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채색입니다. 봄마다 피어나는 새싹처럼 조화롭게,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