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나의 최후를 책임진다/혈기도 2 혈기도

혈기도 2/ 몸이 나의 최후 책임진다

몸은 지구에서 온 것이고, 머리(영과 혼)는 대우주에서 온 것이다. 나의 영은 나의 몸을 택했다. 몸은 내 영이 최후까지 가야 할 동반자이다. 끝까지 나를 책임질 존재다. 나이 먹어서도 의지할 것은 몸뿐이다. 병에 걸리거나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끝까지 책임지는 것은 머리일까, 몸일까? 이제까지 우습게 봤던 불쌍한 몸이다. 결국,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것이다. 최후를 책임지는 것은 몸이다. 머리로 범죄를 저질러도 끝내 책임을 지는 것은 감방에 갇히는 몸이다. 아무 죄도 없이 머리가 시키는 것을 충실히 수행한 몸이건만. 
 자생력을 지니고 있는 몸은 주는 대로 다 받는다. 비나 거름 등 무엇이든 주는 대로 받는 땅과 같다. 몸은 계산이 아주 정확하다. 주면 받고, 안 주면 딱 끊어버린다. 몸은 좋고 나쁨을 판단하지 않는다. 부모님 모시듯 몸에 정성을 기울이면, 몸이 머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반드시 보답한다. 약은 웬만하면 안 먹는 것이 좋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식들이 보약을 해주지만 제일 소화 안 되는 게 보약이다.
 주는 대로 받고 판단을 하지 않는 몸에게 진기(眞氣)를 줘야 한다. 행공을 통해 끊임없이 진기를 주면 그 다음부터는 몸이 다 알아서 한다. 몸은 머리로 이해한 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기운이 오면 머리가 판단하기 이전에 이미 몸은 그 기운을 받아들인다. 나쁜 생각을 해도 몸은 그대로 받아들인다. 몸이 바르지 못하면 생각이 바를 수 없다. 몸가짐 하나하나가 기운이다. 도인은 언제 어디서나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한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되는대로 산다. 몸을 귀하게 여기는 방법을 모른다. 100일만 몸을 돌보지 않으면, 길거리 쓰레기처럼 천덕꾸러기가 되고 만다. 반면 몸을 정성스레 다루면 바로 귀한 몸이 된다. 몸은 다루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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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을 것은 내 몸(自身)뿐이다. 도에 말이나 글은 필요 없다. 말은 내 기운을 표현하는 것이고, 글은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학식이나 부에 대한 믿음은 자신(自信)이지 자신(自身)이 아니다. 몸은 머리보다 몇천만 배를 더 알고 있다. 몸으로 배우지 않은 것은 결코 내 것이 아니다. 
 현대인은 몸에 대한 믿음이 없다. 젊었을 땐 머리가 몸을 고생시키고 늙어선 몸이 머리를 고생시킨다. 그러다가 서로 헤어진다. 고생만 하다가 가는 것이 현대인이다. 머리는 어느 날 갑자기 잘할 수 있고 깨칠 수 있다. 그래서 배신도 한다. 그러나 몸에 ‘어느 날 갑자기’란 없다. 대신 몸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 부모, 형제, 자매, 친구, 그리고 이웃의 모든 생명 있는 것들 중에 배신하지 않는 것은 몸뿐이다. 
 몸은 우주의 기운(天氣)과 지기(地氣)가 합쳐져 만들어졌기 때문에 몸에 천기를 불어 넣어주면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한다. 우주의 섭리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은 머리가 아닌 몸이다. 어려움에 처했을 땐 밖에서 풀려고 하지 말고 안에서 풀어라. 최후를 책임지는 몸에게 한번 맡겨봐라. 몸을 믿으면 몸은 스스로 알아서 한다. 세포는 거짓말을 못 한다. 어려움에 처하면 몸한테 맡기고 행공을 열심히 해봐라. 몸이 머리에게 생각지도 못한 길을 일러줄 것이다. 머리(우주)는 몸(지구)을 믿어야 한다. 머리가 몸을 믿고 아끼면서 정성을 쏟아 행공하면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몸의 새롭고 대단한 능력을 깨닫게 된다. 극한 상황에 가면 몸의 능력, 믿음에 대한 위력을 알게 된다. 극한 상황에 가도 몸이 즐거워하면 그 일은 해결된다. 
 산에 있을 때 물만 먹고 49박 50일을 단식해본 적이 있다. 몸을 믿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열흘을 굶으면 정신이 멍해지고 몸에 소름이 돋는다. 몸이 “너 죽는다”하고 외친다. 몸 스스로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몸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20~30일을 버티지 못한다. 그러나 몸을 믿으면 몸이 다르게 반응하고 두려움도 사라진다. 소름이 생겼다 풀어졌다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몸 스스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믿고 믿지 않음의 차이는 생사의 차이다. 머리에 있는 것 다 내려놓고 몸한테 모든 걸 맡기면 된다. 행공 할 때 아집을 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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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혈
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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