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결같은 신토불이 호흡법 임경택의 국선도

임경택의 국선도 교실 4/호흡에 따른 마음의 상태

 

 그릇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릇의 쓰임이 다르고, 그릇의 모양에 따라 같은 물건도 형태가 달라진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마음이라는 빈 그릇에 어떤 감정을 담아내며 사는가, 같은 일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건강에 차이가 생긴다.
 
 빈 마음에 내가 원하는 것만을 담을 순 없겠지만, 감정의 영향에 따라 호흡의 모양새가 달라진다. 화가 나고 조급해지거나, 불안하고, 긴장되면 호흡이 가빠지고 거칠어지기 쉽다. 입 안이 바짝 바짝 타고 마르거나 씩씩거리면서 숨을 쉬면 숨이 어깨에 차오른다. 그만큼 호흡의 위치가 들뜨고 올라왔다는 이야기이다.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는 아랫배로 불룩불룩 숨을 쉰다. 호흡의 위치가 낮고 마음이 가라앉았다는 것인데, 이는 아이들의 마음 바탕에는 욕심이 없고 천진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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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은 기운을 담는 그릇이고 호흡은 생명을 잇는 통로이다. 마음이 고요하면 숨결도 고요하고 숨결이 거칠면 마음도 거칠어진다. 이렇듯 마음의 상태에 따라 호흡의 모양새가 달라진다. 그것을 편의상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 파도형: 마음이 들뜬 상태
 * 뇌파형: 초조하고 불안한 상태
 * 마디형: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경직된 상태
 * 비단형: 마음이 올곧고 편안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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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도형은 호흡을 해보면 마음이 들뜬 상태가 파도처럼 나타난다. 들뜬 정도에 따라 파도의 크기처럼 호흡결이 달라진다. 이런 상태는 감정에 치우치기 쉽고 마음의 중심을 잡기 어렵다.
 (2) 뇌파형은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의 상태가 뇌파처럼 지그재그로 느껴진다. 물론 그 정도에 따라 떨림의 크기가 다르다. 이는 스트레스로 긴장하여 예민해지면 흔히 나타난다.
 (3) 마디형은 호흡에 심리적인 위축이나 경직 상태가 마디처럼 매끄럽지 않게 나타난다. 강박 관념이나 자의식이 강한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그리고 마음을 놓지 못하여 벨트를 꽉 매듯이 자신을 늘 조이고 있게 된다.
 (4) 비단형은 마음결이 곱고 부드러워 호흡이 비단처럼 매끄럽게 느껴지는 경우이다. 평소 마음이 편안한 상태로 특히 기도나 수양을 많이 하면 나타난다. 단전호흡을 하는 것은 수련을 통해 호흡을 비단결처럼 부드럽게 하자는 것이다.
  
 단전호흡 수련을 통해서 호흡이 다양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고 다양한 마음 상태가 호흡으로 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호흡을 가늘게, 깊게, 조용하게, 길게 천천히 한다는 생각으로 해 보자. 호흡의 과정은 결국 비단결 같은 마음밭을 가꾸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면 그리 힘겹고 어렵고 지루하게 여길 일만도 아닐 것이다.

 
 마음이 안정될수록 호흡은 깊어지고 길이는 늘어난다. 마시는 숨과 내쉬는 숨의 길이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는 기후 조건에 달려 있다. 추운 나라에서는 추위를 방지하고 몸의 열 방출을 막기 위해서 대체로 들숨은 길게, 날숨은 짧게 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더운 나라에서는 몸의 열 방출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 들숨을 짧게, 날숨을 길게 한다. 음식만 보아도 더운 지방에서는 채식 위주이고 술의 도수는 낮은 편이다. 추운 지방에서는 기름기가 많은 육식 위주이고 술도 독한 술을 마신다. 이것은 자연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하나의 문화 양식이다. 우리나라처럼 온대 지방에서는 들숨과 날숨의 길이를 같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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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열대나 한대 지방의 방식으로 호흡을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온대 지방에서 날숨을 길게 하면 몸에서 기를 내뿜는 탈기 현상을 일으켜 기력이 떨어지고, 잔병이 많아진다.  반대로 특히 초보자가 들숨을 지나치게 길게 하고 날숨을 짧게 하면 혈압이 오르고 가슴에 답답증이 생기는 수가 많다.
 건강에 이르는 길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사는 것이다. 자연의 법칙을 거역하는 일 없이 사는 삶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삶이다. 이처럼 호흡 역시 그 나라의 기후와 풍토,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실정에 맞는 신토불이 호흡법을 행해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글 임경택 법사(국선도 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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