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처럼 자야 한다/혈기도 12 혈기도

잘 자는 것이 잘 사는 것

 

인간이 바쁜 일상의 생활을 끝내고, 진정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잠이다. 머리가 몸에게 진정으로 시간을 주는 것이다. 몸이 행복해야 잘 잘 수 있다. 행복하지 않으면 자다가도 벌떡 벌떡 일어난다. 몸을 만드는 것은 행복하게 자기 위해서다. 잘 자고 잘 일어나는 것이 잘 사는 삶이다. 하루를 잘못 살면 절대로 80년을 잘 살 수 없다. 생활의 연장으로 잠을 대하면 않된다. 잠을 자는 것은 내일을 위한 것이 아니고, 지금 내 몸을 사랑하고 편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인간에게 먹는 것 다음으로 중요한 일은 잘 자는 것이다. 모든 동물이 똑같다. 먹고 자는 것이 안 되는 날이 올 때 죽는 것이다. 잘 자고 나면 하루가 편안해진다. 잘 자지 못하면 몸이 뻣뻣하고, 불면증과 우울증이 온다. 오래 살 수 없고, 뭐든 잘 할 수 없다. 밥은 사흘 굶어도 괜찮지만 잠은 사흘 안자면 몸의 리듬이 다 깨진다. 세포가 뭉치고 혈문이 막힌다. 몸이 신통찮으면 마음이 밝을 수 없고, 하루가 편할 수 없고, 평생토록 편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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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때 호흡을 잘해야 한다. 사지를 턱 내려놓고 큰 대(大)자로 자는 것이 가장 좋은 수면 자세다. 그래야 오장육부, 관절, 바깥 세포의 운기가 잘 되어 제대로 잘 수 있다. 이렇게 자고나면 얼굴이 편안해진다. 30초 안에 잠에 떨어져야 좋다. 아기는 엄마 젖꼭지에서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잔다. 몸과 마음을 아기처럼 턱 내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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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척이면서 자면 척추가 제 자리에 있지 못하고 운기가 안 되어 오장육부 기능도 떨어진다. 자고 나서도 몸이 찌뿌둥하고 얼굴이 까칠하고 하루가 편치 않다. 자고 나서 몸이 춥다면 잘 못 잔 것이다. 잘 때는 체온유지가 잘 되어야 한다.
 
 노인들은 탁기(濁氣)를 안은 채 자기 때문에 똑 바로 눕지 못하고 새우처럼 구부리고 자야 편하다. 그러다 자다 일어나서 ‘에구구’한다.  표범이나 퓨마는 나무에서도 잘 잔다. 인간도 가능하다. 잠자리가 바뀌면 못 자는 사람은 머리가 문제다. 뭔가 익숙치 않다는 생각이 짓누르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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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은 죽음과 같아야 한다.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몸에게 지극히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몸이 편안히 쉬게 해야 한다. 잠자리 들기 전에 오늘 해야 할 일을 매듭짓지 못했더라도 무조건 끝을 맺어야 한다.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무조건 상대방이 옳다고 인정하고 까맣게 잊어야 한다. 내일 할 일이나 세상의 근심 걱정을 잊어버려야 한다.
 
 하루가 평생이다. 죽지 않고 다음날 아침에 다시 일어나는 것일 뿐이다. 억지로 잠을 청하거나 내일 일찍 일어나야지 하는 생각조차 필요 없다. 고민하며 잠을 청하면 몸은 밤새 고민한다. 몸이 쉬지를 못해서 뻣뻣하게 굳어버린다. 오장육부도 운기가 안 돼 세포가 뭉치고 온몸에 객기가 낀다.
 
 와식호흡은 잠을 자거나 잠에서 깨어날 때 하는 호흡이다.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서 숨을 쉰다.  와식호흡을 해서 잘 자고 잘 일어나면 된다. 잘 때 양손과 양발 끝으로 하루 동안 몸 안에 쌓인 객기를 모두 내보낸다는 편안한 기분으로 가볍게 단전 자리에 왼손으로 오른손을 잡아 얹고 누워서 와식호흡을 하면서 잠에 들면 된다. 누워서 고민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누웠는데도 잡념이나 망상이 일어나면 일어나 앉아 좌식호흡을 하고 그래도 잡념이 계속 되면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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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우혈 선생(<몸이 나의 주인이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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