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운 부르는 웃음이 따로 있다/혈기도 13 혈기도

웃는 상(相)이 좋은 기운 준다

 

권투선수는 링에 올라가면 바로 승패의 기감이 온다. 상(相)에서 나타난다. 지는 사람은 상이 찌푸려지고 얼굴, 입술이 파래진다. 운기가 안 되는데 어떻게 이기겠나?  웃으면 웃는 기운이 오고, 울면 우는 기운이 온다. 나무도 3년간 웃어 주면 웃는 기운을 보낸다. 내가 기분이 좋아지면 바위도 웃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을 맞을 땐 웃으면서 좋은 기운으로 만나야 한다. 상을 찡그리면 몸의 기운이 나빠진다. 삶은 내 방식대로 사는 것이다. 남이 화를 내도 화 낼 필요 없다. 그러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상이 달라진다. 거지를 만나도 웃음으로 맞이해야 한다. 그것이 나를 위한 길이다. 신선들은 흐르는 물에 얼굴을 비춰보면서 웃는 연습을 했다. 기운이 그만큼 중요하다.
 
 웃음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은은하게 표출하는 도인의 웃음이 참웃음이다. 단전의 기운이 가슴과 얼굴로 올라와 꽃처럼 잔잔하고 아름답게 피어나는 것이 진정한 미소다. 소리 내서 크게 웃는 겉웃음은 몸에 해롭다. 기운을 빼간다. 특히 나이 들면 삼가야 한다. 흔히 ‘웃음전도사’라면서 미친 듯이 큰 소리로 웃는 사람이 있는데 정말 미친 짓이다. 정신병원에 가면 이런 사람들이 많다. 턱 주위의 살이 쳐지면 웃는 상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노인들 얼굴이 보기 싫은 거다.
 내가 웃는 기운을 줘야 상대도 웃는 기운을 준다. 내가 웃는 기운을 주면 온 우주가, 세상이 웃는 기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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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곧 상(相)이다. 몸 따로 마음 따로가 될 수 없다. 마음이 몸을 따라야 한다. 몸이 상을 끌고 가는 것이다. 몸을 놔야 마음을 놓을 수 있고, 마음을 놔야 남을 도울 수 있다. 내가 기분이 좋아 여력(餘力)이 있어야 남에게 좋은 기운을 줄 수 있다. 기운이 남아돌아야 기분이 좋아진다. 감기가 들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몸에 감기가 온다.
 
 숨만 잘 쉬어도 늙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우주 에너지와 몸의 교감으로 호흡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교감이 안 되면 기분이 안 좋다. 몸에 기운을 보내 운기가 제대로 되면 몇날 며칠, 3개월 동안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발딱 일어날 수 있다. 호흡을 따라 동작하면 우아해진다. 잠자리를 잡을 때 거칠게 호흡하면 잠자리가 거친 기운을 알고 도망간다. 그러나 코로 우아하게 천천히 내뱉으며 거친 기운을 주지 않고 접근하면 좋은 기운이 가기 때문에 도망가지 못하고 잡힌다. 누구나 나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이 되려면 좋은 기운과 교감해야 한다. 가족 간에서도 자고 일어나서 처, 자식이 나를 보고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
 
 웃음은 어디에서 오나? 교감에서 온다. 나와 다른 사람, 나와 사물과의 교감에서 웃음이 나온다. 사람과 사람의 교감은 어디에서 오나? 인사에서 온다. 인사는 아기(我氣)를 타기화(他氣化)하는 것이다. 나쁜 기운을 상대에게 보내면 관계가 나빠진다. 장사꾼은 싸움을 하다가도 손님이 오면 웃으면서 ‘어서 오세요’한다. 인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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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는 무조건 나를 낮추고 나의 기운을 상대방에게 주는 것이다. 좋은 기운을 받은 상대는 기분이 좋아진다. 지위가 높아도 인사할 때는 기운을 낮춰야 한다. 기를 낮추지 않는 인사는 좋은 기운을 주지 못해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한다. 최소한 기가 막혀 내 몸에 운기가 전혀 되지 않게 하는 일은 만들지 말라. 
 
 반갑게 인사하는 기운은 사람뿐 아니라 개나 나무에게도 전해진다. 개도 자기를 해코지할 상이 아니라는 것을 기운으로 알아차리고 꼬리를 흔든다. 마구 짓는 개한테도 공손하게 절하고 웃으면 개도 온순해진다. 이를 악물고 있거나 자기를 공격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만 문다. 뱀은 안 문다고 생각하면 절대 안 문다. 나의 기운이 물게끔 한다. 내 기운이 전해지지 않으면 뱀은 절대로 물지 않는다.

 

글 우혈(<몸이 나의 주인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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