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에너지를 최고의 상태로 유지하려면 장수박사의 건강 삼위일체



 장수박사의 건강 삼위일체 9/ 생명체는 동일한 에너지 단위를 사용하여 움직이며 살아가고 있다.                   
 
 
세상살이에는 돈이 필요하다. 돈으로 먹고 자고 입는데 필요한 것을 구입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모든 생명체는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에너지가 필요하다. 생명체가 움직이는 모든 행위는 물론이고, 모든 생명현상에 에너지가 소요된다. 사람, 코끼리, 뱀, 개미, 은행나무, 소나무, 대장균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은 에너지가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에너지가 생물의 종에 상관없이 일정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생물이 이용하는 에너지의 화폐형태는 ATP(adenosine triphosphate)라는 특수물질이다. 따라서 생명 활동이란 이와 같은 ATP를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쓰는가 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뛰고, 걷고, 아프고, 고민하는 행위에도 이러한 ATP가 필요하지만, 실제로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고, 잠자거나, 무념무상의 좌선의 상태에서도 ATP는 필요하다. 후자의 경우는 생명현상을 유지하는데 소모되는 기초대사에너지이다. 생체는 기본 에너지를 공급받기 위하여 외부로부터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다. 바로 이러한 에너지원이 음식물이다. 음식물은 소화되어 조직에서 각 세포들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되고, 생체의 구조형성에 필요한 재료가 되어 준다. 이러한 과정을 영양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생체의 기능을 세포의 측면에서 에너지의 생성과 소모를, 조직의 측면에서 에너지 이용계의 차이점, 그리고 개체의 측면에서 생체의 리듬과 관련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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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 활용의 미스테리: 철새가 바다를 날아 건너 갈 수 있는 이유
 
 가을이면 강남으로 날아갔다 봄이면 돌아오는 흥부전에 나오는 제비의 슈퍼파워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코스를 줄인다 하여도 해남, 강진에서 완도를 거쳐, 추자도 그리고 제주도를 거쳐서 오키나와를 지나 타이완까지 날아가는 제비들의 비행거리를 생각하면 그 힘이 나오는 근원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비행 도중에는 휴식을 취할 안식처도 없는데 철새들은 어떻게 수천 Km를 단번에 날아갈 수 있으며, 그 때 필요한 에너지는 어디서 나올까? 철새들의 에너지연구는 20세기 중반 생화학의 가장 큰 주제였다. 당시 이 분야 연구의 선두는 독일의 Otto Warburg 박사이었다. 그는 철새의 에너지 근원이 날개짓을 하는데 중요한 가슴근육에 있을 것으로 가정하고, 많은 연구를 시도하였으나,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였다. 그때 영국에서 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Hans Krebs 박사가 이에 대한 의문을 풀고자 청운의 꿈을 안고 Warburg 박사 연구실로 유학을 왔지만, 신참내기인 그에게 던져진 연구 주제는 엉뚱한 것이었다. 생체가 이용하는 모든 질소산물들의 최종산물이 우레아(urea, 尿素)인데, 그것이 어떻게 생성되어지는가를 밝히라는 과제였다.
 
 수십 년간 연구되어 왔으면서도 전연 해결되지 못한 난망한 과제였다. 젊은 Krebs는 이 시스템을 성실하게 접근하여 질소대사의 신비를 해결하는 금자탑을 세웠으며, 최초로 생체내 대사의 순환성을 구명하여 대사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밝히는 계기를 이루었다. 그러자, Warburg 박사도 비로소 Krebs 박사의 재능을 인정하고 당시 가장 중요한 핵심과제였던 비둘기 흉근의 에너지 대사를 연구토록 허락하였다. 드디어 Krebs 박사는 복잡한 탄소 에너지 대사의 절묘함을 풀어 생체 대사계의 가장 중요한 시스템인 Krebs환(環, TCA cycle, TriCarboxylic Acid cycle)을 발견하였다. 종래의 대사계는 선상으로 연결되어 한번 이용되는 대사 물질은 다시 이용되지 못하고 없어져 버린다는 개념이었기에 그 효율성이 매우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Krebs환에서는 분자들이 되풀이 되어 대사계를 돌고 돌면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그 효율은 크게 증대된다. 선상 대사계인 해당대사는 1분자의 포도당을 산화하여 겨우 2개의 ATP에너지를 생성하는 반면, Krebs환 대사는 1분자의 포도당으로부터 무려 38개의 ATP가 생성된다. 같은 에너지원으로부터 19배 이상이나 많은 ATP를 생성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제비 2.jpg » 제비  
 Krebs 박사의 이러한 업적은 바로 인생의 새옹지마(塞翁之馬)를 연상해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만일 처음부터 Krebs 박사가 탄소에너지 대사를 바로 연구하게 되었더라면 이러한 결과는 나왔을 것 같지 않다. 선배들의 고식적인 사고에 젖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연 엉뚱한 주제에 대하여 절치부심의 각오로 덤벼들어 생명체의 가장 중요한 기본대사인 질소원과 산소원의 대사계를 전연 새로운 안목으로 모두 해결해낸 것이다. 이러한 사건은 가르침에만 집착하면 엉터리 선비가 될 수밖에 없다는(曲士不可以語於道, 篤於敎也) 장자(壯子)의 날카로운 혜안의 맛을 느끼게 하는 가르침이다. 이와같은 Krebs환 대사계가 갖는 특징은 생체에서 소모되는 에너지 물질들이 돌고 돌아 되풀이 이용될 수 있도록 보장해줌으로써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으며, 환상대사계의 여러 중간대사 물질을 통하여 여러 다른 대사계를 연계해주고, 공통의 경로로 귀결하게 함으로써 대사를 총괄조정해 줄 수 있으며, 생체내 특정물질이 누적되거나 부족한 현상이 생기지 못하도록 보장해주는 방비책이 되기도 한다.
 
 Krebs환 대사계라는 것은 생체 분자들이 마치 왈츠음악의 선율에 따라 체인징 파트너 하면서 경쾌하게 돌고 도는 춤을 추며 삶을 즐기도록 하는 생명의 장치이다. 세상의 경제에서도 돈이 돌고 돌아야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생명의 돈인 에너지도 이와 같이 돌고 도는 시스템을 통하여 효율을 극대화 한다. 바다를 건너는 철새의 가슴근육에는 Krebs환대사계가 특별히 발달되어 있다. 대양을 날아가는 수퍼 파워의 본질이 바로 순환적인 에너지 대사계인 것이다.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는 힘이 바로 이러한 아름다운 생화학적 가락에 따라 돌고 돌며 춤추는 분자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의 뒤에는 Krebs 박사의 서러움과 그를 극복한 인간승리가 있다.
 
 마라톤과 100 m 달리기의 차이
 
 바르셀로나 올림픽 폐막 직전 마라톤경기에서 황영조 선수가 두 팔을 높이 들고 골인하던 광경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다. 반면 88서울올림픽 100 m 달리기 경기에서 인간탄환으로 칭송받으며 1위로 골인하던 벤 존슨 선수가 초라한 모습으로 김포공항을 빠져가는 모습을 볼 때, 우리의 가슴은 안타깝기 마저 하였다. 무엇을 탓하기에 앞서 우선 그가 올림픽에 나올 때까지 쌓았던 인고의 노력에 대해서 나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다.
 왜 황영조 선수와 벤 존슨 선수는 서로 다른 운명의 길을 가야만 하였는가? 100 m 단거리 선수는 10초도 못되는 짧은 시간에 모든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쏟아내어야 하는 반면, 마라톤 선수는 2시간여 동안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생성해내어야 한다. 단거리경주는 에너지를 풍부하게 쌓아두었다가 순식간에 쏟아내는 에너지 대사시스템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근육에 저장하는 에너지양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또한 이러한 폭발적 에너지 이용과정에는 호흡이 필요없다. 산소를 이용하지 않고도 모든 에너지를 바로 태울 수 있는 선상의 해당(glycolysis)대사계가 발달되어 있어야 한다.

황영조.jpg » 황영조
 
 반면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경주는 바다를 건너는 철새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에너지를 생성하여야 하며, 극도의 효율적인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는 산소를 이용하는 환상의 Krebs환 대사계가 잘 발달되어 있어야 한다. 벤 존슨이나 칼 루이스와 같은 100 m 달리기 선수와 황영조나 아베베와 같은 마라톤선수의 몸매를 비교해보면 이러한 운동의 차이를 그냥 알 수 있다. 단거리 선수는 키가 크고 굵은 다리 근육을 자랑하고 있지만 마라톤 선수는 체격도 작고 의외로 가는 다리를 가지고 있음에 놀란다. 그러나 마라톤 선수의 폐활량은 높아야 하고, 심장박동수는 적어야 한다. 운동근육이 단거리 경주에서는 무산소호흡을 하는 반면, 장거리 경주에서는 유산소호흡을 효과적으로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단거리 선수인 벤슨은 순간적으로 쏟아져 나올 수 있는 에너지원 함량을 높이기 위하여 근육의 양을 증대시키려고 하였다. 그러한 목적으로 운동선수에게 금기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anabolic steroid)를 사용하여 근육양의 증대를 꾀하였다. 바로 그것이 비극이었다. 승리를 위한 수단방법을 가리지 못한 행위로 그는 세계 스포츠사의 슬픈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벤 존슨.jpg » 벤 존슨
 
 그러나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선수에게는 에너지원 함량의 대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소량의 에너지라도 효율적으로 완전 분해할 수 있는 유산소호흡능이 중요하기 때문에 근육을 증대하는 약은 별 의미가 없다. 오로지 천부의 신체와 훈련만이 의미를 갖는다. 단거리 선수의 성적을 높이기 위한 어설픈 노력이 짧은 눈앞의 효과에 급급한 듯하여 안타깝다. 한편 먼 길을 가야할 때는 역시 인내와 끈기로 정정당당하여야 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황영조가 짓는 득의의 웃음이 의미를 갖는다.
 
 또한 이들 운동선수들의 다리근육 패턴도 다르다. 유산소호흡을 하여야 하는 근육은 Krebs환대사가 일어나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기관이 잘 발달된 1형의 붉은 근육이 많아야 하고, 무산소호흡을 하는 근육은 미토콘드리아가 적은 2형의 흰 근육이 발달되어야 한다. 따라서 마라톤선수에게는 붉은 근육을 증가시키는 훈련을, 단거리 선수에게는 흰 근육을 증가시키는 운동을 설계하여 훈련시켜야 한다. 근육은 이와 같은 훈련들에 매우 예민하다. 지속적인 훈련은 근육의 운동량과 효율을 크게 증대하여준다. 따라서 최고의 선수란 최대의 운동 연습량을 가진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다만 각 근육에 적절한 운동을 통하여 과학적인 훈련을 하여 무리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운동을 중단하면 이들 근육은 바로 위축의 상태로 들어가 버린다. 예를 들면 골격 근육은 2주간만 사용하지 않으면 30% 이상 근육양이 감소되어 버린다. 석고 붕대를 한 골절환자나 오래 병상에 누어있는 환자들의 얇아진 팔다리를 보면서 느끼는 안타까움은 바로 이러한 근육의 감소에 대한 본능적 불안감이다. 따라서 최고 운동선수 경우라도, 이와 같이 몇 주간만 연습을 중단하면, 근육의 양과 질이 저하되어 결국 다른 후배 선수들에게 밀려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단없는 연습만이 최고선수의 위상을 지켜주는 유일한 방법이다. 스스로 노력하여 쉬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은 바로 근육 훈련의 요체이다. 어떤 종목이든 올림픽을 2연패하였다는 의미는 단순하게 1회 우승한 것 보다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세계 선수권을 몇 년이고 지키는 대선수들의 기록에 감동하는 이유도 바로 그 노력과 끈기에 가슴이 벅참을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감동스러운 것은 이와 같은 인간이 끈질긴 노력에 의하여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을 바라보았을 때이다. 바로 인간승리의 모습에서 인간으로서의 긍지를 느끼고 자부심을 가지며 대리만족을 누린다.
 
 또한 우리는 생선회를 먹을 때 흰 살과 붉은 살의 미묘한 맛의 차이를 즐긴다. 그 근육의 생물학적 의의를 살피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물고기 경우 정상적인 유영의 경우에는 붉은 살을 이용하나, 적이 나타나서 급히 도망칠 때는 흰 살을 이용한다. 크기가 작은 물고기일수록 근육의 대부분이 흰 살로 되어있고, 가슴지느러미에 붙어있는 일부만이 붉은 살로 되어있는 것을 보면 물고기가 위험을 대피하기 위하여, 근육의 구조까지 흰 살로 대부분 채워서 모든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음을 볼 때, 자신의 목숨을 보호하는 생명의 오묘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이 운동의 유형에 따라 그리고 조직에 따라 생체에너지를 저장하고 활용하는 방법이 다르다. 생체는 이러한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적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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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효율성의 극대화 : 에너지 소모와 생체리듬
 
 88서울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특출한 성적으로 많은 메달을 딸 때마다 우리는 신이 났었다. 그러나 멕시코 올림픽이나, 다음의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서울올림픽만 못한 성적에 약간의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개최되는 세계대회에 참여한 우리 선수들을 보면 우선 안심이 되나 미국이나 유럽에서 개최되는 경기에 참여한 우리 선수들을 볼 때는 일말의 불안감을 느낀다. 도대체 운동 경기에서의 홈그라운드 이점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혹시 심판들의 편파적인 판정 때문인가? 그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아니면 응원하는 관중들의 성원 때문인가?
 
 홈그라운드의 가장 큰 이점은 바로 선수들의 생체리듬이 최적 상태라는 점이다. 사람들에게는 살아가는데 일정한 리듬이 있다. 대자연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과 아침, 낮, 저녁의 주야 리듬이 있듯이 생체는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생체활동을 주재하는 리듬을 환경과 공조하고 있다. 사람에게도 계절에 따른 콘디숀의 변화와, 여성들의 경우는 월별 생리주기가 있으나, 가장 중요한 바이오리듬은 일중변동리듬(circadian rhythm)이다. 이러한 일중변동리듬의 의의는 특히 택시기사들의 밤번, 낮번의 교대근무, 공장노동자들과 군대 초병들의 임무교대의 원칙을 정하는데도 매우 중요하다. 이들에게 밤과 낮의 교대근무를 요구할 때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며, 안전한 스케줄은 무엇인가? 하루걸이로, 아니면 주일마다, 또는 달마다 밤낮 근무를 바꾸어야 하는가?
 
 이러한 일중생체리듬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햇빛이다. 햇빛이 생체 내에 초래하는 어떤 변화가 생명현상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 이러한 문제는 빛에 따라 피부 색깔이 변하는 개구리와 야행성동물인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실마리가 풀렸다. 밤과 낮에 따라 특히 햇빛의 조사에 따라 뇌의 송과체에 있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의 생성이 밤낮으로 달라진다. 또한 멜라토닌은 갑상선, 성선, 부신 등의 호르몬 생성기관에 영향을 주어 호르몬의 분비를 조정함으로써 생체 활동과 기능을 조절 할 수 있다. 이러한 멜라토닌의 생성리듬이 바로 생체리듬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호르몬을 이용하여 수면을 조절하고 생체리듬을 회복하며 노화 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가 최근 많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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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우리나라와 전연 반대위치에 존재하여 밤낮의 시간대가 반대인 멕시코시나 바르셀로나 등으로 우리 선수를 보낼 때는 언제 보내어야 가장 최적한 생체리듬을 가질 수 있겠는가? 상대지역에서의 최적의 생체조건을 갖기 위하여서는 적어도 2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혈중 멜라토닌 리듬을 정상화하는데 보름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과정은 생체 순응(accommodation)현상의 일부이다. 결과적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은 훈련기간에도 가족과 헤어져 있어야 하지만 해외 경기에서는 경기시합 보름 전부터 출국해야 하기 때문에 대표 선수로서의 긍지는 있겠지만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인간적인 고통은 매우 심각함을 이해해주어야 한다. 여러 나라에서 시합을 하여야 하는 대표선수들은 자신의 생체리듬을 잘 조정할 수 있도록 경기일정을 짜야한다. 따라서 홈그라운드 경기의 이점은 선수들이 적응훈련이 필요하지 않으며, 가족들과의 별리도 짧을 뿐 아니라, 이들의 일중변동 리듬과 신체 기능이 최적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체리듬이 어긋나는 경우, 생체의 호르몬 분비와 대사계가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고 피로가 더 빨리 오게 된다.
 
 최근 우리에게는 김연아라는 국민 요정이 나타났다. 아름답고 멋지고 당당한 모습과 동작에서 국민들은 경제난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고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고 또 이를 유지하기 위하여 매일 꾸준하게 쉬임없이 연습하여야 하는 삶과 세계를 누비며 생체리듬을 조절하기 위하여 피나게 노력하는 어린 선수의 모습을 되새겨 보면 최고 선수의 고뇌가 얼마나 클 것인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체리듬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은 운동선수들뿐만이 아니라, 산업장, 전쟁터 등에서 작업하고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의 밤낮 교대 근무조의 스케쥴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경제성이 높으며, 또한 보다 삶을 즐길 수 있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도록 짜야 한다.
 
 최고의 선수가 최적의 운동효율을 가지기 위해서는 평상시의 끊임없는 훈련도 중요하지만 신체의 조건을 최적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환경적 조건도 갖추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생체리듬은 생명현상에 필요한 생체에너지를 생성하고 활용하는 모든 시스템의 운용에 영향을 준다. 바로 생체리듬에 따라 증감하는 각종 호르몬과 신경전도물질들이 각 조직의 에너지 대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포츠, 산업, 경제적, 국방의 측면에도 사람과 관련된 사항에 대하여서는 과학을 근거한 계획의 입안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생체리듬의 조절은 바로 생체에너지를 최적의 상태로 그리고 최고의 효율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생체 상황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철 (전남대학교 연구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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