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100년 후 도시 풍경 10가지 사회경제

city3.jpg » 100년 후 수상도시 상상도. 외벽은 유리로 돼 있다. yesterday.uktv.co.uk

 

다음 세대엔 현실이 될 수 있다

 

지상엔 수십층짜리 고층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지하엔 철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그 사이사이 좁은 땅에 수백만 인구가 빽빽히 모여 사는 오늘날의 글로벌 대도시들. 100년 전엔 쉽게 상상하지 못했을 법한 풍경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의 도시는 또 어떻게 변해 있을까? 100년이라면 먼 훗날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수명 연장 추세를 고려하면, 우리 다음 세대에겐 현실이 될 수도 있는, 멀지 않은 미래다.

city.jpg » 세계 도시화율의 진행 추이와 전망. 21세기 들어 도시 인구가 촌락 인구를 앞지르면서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유엔 보고서(http://esa.un.org/unpd/wup/Highlights/WUP2014-Highlights.pdf)

 

미래에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도시로

 

도시의 풍경을 바꾸는 가장 큰 힘은 인구에서 나온다. 유엔 인구 통계에 따르면 현재 도시에 사는 인구는 세계 인구 73억의 절반을 웃도는 39억명이다. 지난 60년 사이에 도시인구 비율은 20%포인트, 도시인구 규모는 5배가 불어났다. 유엔은 2050년엔 도시 인구 비율이 66%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추세라면 2100년 전 세계 인구는 110억명에 이르고, 지구촌 인구 넷 중 셋은 도시에 살게 된다. 이 많은 사람들을 미래의 도시는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city6.jpg » 온실가스 배출과 그에 따른 지구기온 상승(화씨 기준) 전망 시나리오. 화씨 4도는 섭씨 약 2.2도이다. THE EPA 제공


해수면 상승이 글로벌 대도시를 위협한다

 

100년 후 도시 풍경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강력한 힘은 자연 환경의 변화다. 그 핵심은 지구 온난화 현상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하는 보고서를 보면,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통해 지구 기온 상승폭을 섭씨 2도 이내로 억제한다는 목표는 이미 물건너 간 듯이 보인다. 지구 온난화는 해수면을 상승시켜 인간 거주지를 위협한다. IPCC는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적정 규제에 실패할 경우, 2100년 해수면 상승폭은 최대 1미터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뉴욕, 상하이, 도쿄 등 세계의 많은 대도시들은 바다에 인접해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받게 될 미래의 도시는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영국 왕립공학아카데미의 공학교육 책임자인 리스 모건(Rhys Morgan) 박사와 유명 건축가, 웨스트민스터대 교수, 도시 계획가 등 4명의 전문가가 이런 사회 및 자연 환경 변화, 그리고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예측을 토대로 ‘100년 후 도시’에서 볼 수 있는 풍경 10가지를 예상해 내놓았다.

 

city2.jpg » 100년 후 도심 지하 건물 상상도. 중앙부에 채광 장치가 있고 쇼핑, 주거, 휴식, 스포츠 공간 등이 모두 갖춰져 있다. yesterday.uktv.co.uk

 

비좁아진 도시…땅속, 바다까지 손댄다

 

첫째는 지하 다층 건물이다(41%). 전문가들은 미래엔 지하 공간이 일상적인 생활공간으로 변모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흐름은 이미 런던 도심에서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다고 한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도심 땅값, 자꾸만 밀려드는 사람과 시설들로 인한 인구 밀집도 상승 문제를 해소하는 돌파구 찾기의 일환이다. 예컨대 전문가들은 영국 의회의사당 지하에 6층짜리 대형 건물이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이 내놓은 미래의 지하건물 상상도에는 정원과 공원, 수영장, 체육관, 호텔, 럭비풋볼장, 벙커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의원들이 별도의 공간을 찾아갈 필요없이 밤 늦게까지 이곳에서 의정활동과 생활,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의사당이 자리잡은 웨스트민스터궁 마당 지하엔 유리 지붕을 한 대형 아트리움이 들어서 자연채광을 제공한다.
둘째는 수상도시다(30%). 미국의 인기 SF드라마 시리즈 <스타 트렉>에 등장하는 우주연합함대 엔터프라이즈(USS Enterprise)를 연상시키는 풍경이다. 수상도시는 인구 증가와 해수면 상승에 따른 도시의 땅 부족 문제를 해소해주는 대안이다. 수상도시에 필요한 에너지는 화석 연료가 이닌 태양광과 조력 발전을 통해 얻는다. 암초처럼 바다 위에 솟은 구조물은 육지의 도로와 연결된다. 
 

city4.jpg » 100년 후 도시 풍경 '옥상 목장' 상상도. yesterday.uktv.co.uk


빌딩 옥상에서 풀을 뜯는 소

 

셋째는 수직 농장과 옥상 목장이다(28%). 최근 떠오르고 있는 도심 수직 농장 개념을 더욱 과감하게 확장한 아이디어다. 100년 후에는 소나 양을 보기 위해 굳이 시골로 갈 필요가 없다. 옥상으로 가면 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가축들의 배설물은 어찌 처리할까? 그리고 거기에서 나는 냄새는? 아쉽게도 이에 대한 언급은 없다. 미래엔 이런 고민을 할 필요 없는 기술이 당연히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 빌딩 옥상 목장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이곳의 가축들이 목초지에서처럼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city7.jpg » 미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개발중인 주택 제작용 3D 프린터. http://marketbusinessnews.com/high-rise-farms-floating-cities-and-3d-printed-house-britain-in-the-future/96274

 

건물, 자체 기후조절 시스템을 갖춘다

 

넷째는 3D 프린팅 주택이다(22%). 최근 3D 프린팅이 가져온 기술 진보가 계속 진행돼 마침내 집도 일반 제품과 마찬가지가 된다. 특정 규격으로 된 집을 구매하거나, 맞춤형 집을 주문해 제작한다.

다섯째는 자체 미시기후 시스템을 갖춘 건물이다(21%). 모든 건물에는 쾌적한 생활에 필요한 온도, 습도, 청정도 등을 스스로 조절해주는 미시기후 시스템이 갖춰진다. 이에 따라 요즘 같으면 감히 머물 생각도 못하는 폐쇄적 공간에서도 사람들이 거뜬히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여섯째는 도시 전체에 광대하게 뻗쳐 있는 고가도로이다(18%). 이는 인구 및 시설 밀집도가 높은 도심지역을 우회하기 위한 것이다.

 

A10.jpg » 미 텍사스주 휴스턴시가 제안한 미래의 우주공항 상상도. http://spacearchitect.org/portfolios/houston-spaceport/


달과 화성 여행을 마실가듯 가볍게

 

일곱째는 우주공항이다(12%). 2100년에는 집을 구입하고 거주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여행하는 방식도 크게 바뀐다. 도심 거리에 우주공항이 들어서서, 마치 인근 커피숍을 가듯 달이나 화성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된다.

여덟째는 슈퍼 초고층 빌딩이다(11%). 사람들이 끊임없이 도시로 밀려들면서 도시의 빌딩 높이는 21세기 후반까지 계속해서 높아져 갈 것이다. 전문가들은 말 그대로 ’하늘 위의 도시’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홉째는 수중 도시이다(10%). 지하를 파고드는데 바다속이라고 못 파고들까. 수중도시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주거공간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열째는 변형 주택이다(9%). 갈수록 심해질 도심 주택난에 대응해, 필요에 따라 접었다 펴거나, 층층이 쌓을 수 있는 임시 주택들이 등장한다.
전문가들의 10가지 상상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옥상엔 농장, 지상엔 3D프린팅 주택, 지하와 바다엔 지하·수상도시, 공중엔 장대한 고가도로’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이 상상도의 바탕에는 부족한 도시 공간 문제 해결을 위해 지상을 벗어나 바다와 지하, 공중에까지 손을 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현 가능한 것과 선호하는 것은 별개

 

이들이 선정한 10가지 미래 도시 풍경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영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현 가능성과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가 재밌다.
사람들이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 것은 지하 개발이었다. 5명 가운데 2명꼴(41%)로 지하공간 개발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지금도 지하 개발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아마도 익숙함이 작용한 듯 보인다. 이어 2위로 꼽힌 것은 바다의 수상도시.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을 염두에 둔 선택이다. 셋 중 하나꼴(30%)로 이 항목을 선택했다. 이들은 수십년 이내에 수상도시 개념이 현실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들이 실제로 바라는 풍경을 기준으로 보면 순위가 좀 달라진다. 수상도시가 1위, 지하공간이 2위다. 수상도시를 선호하는 사람은 넷 중 하나, 지하 거주공간을 선호하는 사람은 다섯 중 하나였다.
100년 후 우주여행은 과연 가능할까? 기술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은 열 사람 중 한 사람(12%)에 불과하다. 현실 세계를 사는 사람들의 상상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일까, 아니면 비호감의 표시일까?

 

100년 후 도시 풍경 톱10

순위

 내용

 선택비율(%)

1

 다층 지하 건물

  41

2

 수상도시

 30

3

 수직농장, 옥상농장

 28

4

 3D 프린팅 주택

 22

5

 기후조절 건물

 21

6

 범도시 고가도로

 18

7

 우주공항

 12

8

 슈퍼 초고층빌딩

 11

9

 수중도시

 10

10

 변형주택

 9

 

경험해 보고 싶은 풍경은 몇가지나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5월 영국의 TV 역사오락채널 <예스터데이>의 시리즈물 <임파서블 엔지니어링>(Impossible Engineering) 첫회에 방영한 내용이다. 이 채널의 아드리안 윌스 본부장은 “인구증가, 지구 온난화와 함께 급속한 기술 발전이 우리의 생활 방식에 큰 영향을 끼쳐 지하, 초고층, 수상주택 등이 미래 도시 풍경의 특징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년 후 도시 풍경에 대한 상상은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영국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이지만, 이 풍경을 서울에 옮겨놓고  10가지 항목 중 경험해 보고 싶은 것이 몇가지나 되는지 꼽아보자. 영국 성인들은 수상도시를 가장 경험해보고 싶은 항목으로 꼽았다. 하지만 그 비율은 기껏해야 25%이다. 그만큼 지금의 우리에겐 낯설고, 어딘가 불편한 요소들이 꽤 들어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로 보인다. 도시도 시골마을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함께 사는 생활공간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현 세대는 다음 세대들에게 좀더 편안하고 쾌적한 생활공간을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100년 후를 살아갈 세대에게 그런 도시 풍경을 선물하고 싶다면,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
 
출처
http://yesterday.uktv.co.uk/blogs/article/experts-predict-how-we-will-live-future/ 
http://www.dailymail.co.uk/sciencetech/article-3096283/Welcome-cities-future-Impossible-Engineering-predicts-cows-skyscrapers-3D-printed-homes-underwater-arenas-100-years.html#ixzz3qI9xBTPp
http://www.mirror.co.uk/tv/tv-news/welcome-future-floating-cities-high-5761838
http://www.telegraph.co.uk/news/science/science-news/11629011/The-future-of-Britain-floating-cities-and-high-rise-farms.html
http://www.independent.co.uk/news/uk/home-news/from-floating-cities-to-high-rise-farms-experts-outline-the-future-of-britains-architecture-10274809.html
http://www.engineering.com/DesignerEdge/DesignerEdgeArticles/ArticleID/10175/What-does-the-Future-of-Engineering-Hold-in-2115.aspx
http://www.preconstruct.com/news/2015/5/27/cgi-future-cities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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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