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특허·논문 트렌드로 본 '2025년 세계' 기술IT

2014-07-21 14;21;05.JPG » 톰슨로이터가 특허, 논문 트렌드를 분석해 10년후 세상을 지배할 혁신기술을 예측했다. 사진은 보고서에서 재인용.  

 

 톰슨로이터, 2012~2013 특허와 논문 트렌드 분석 토대로 10년후 예측

 

 치매의 쇠락, 플라스틱 포장용기의 퇴출, 식량 고민 해결, 전기 항공기의 출현, 태양광 에너지의 화려한 등극….
 세계 최대 논문·특허 데이터베이스(DB)를 보유하고 있는 국제 금융정보 서비스업체 톰슨로이터가 2025년 인류가 누리게 될 ‘10대 혁신기술’ 예측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대 중반이 되면 태양광 에너지가 주된 에너지원이 될 것이며 인류는 식량 부족 문제를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 유전자를 이용한 질병 치료가 일반화화면서 치매가 줄어들고 암 치료 역시 환자 개인 맞춤형으로 더욱 정교해진다. 또 생분해되는 셀룰로스 포장용기가 플라스틱을 대체한다. 보고서는 특히 그동안 꿈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물체의 순간이동에 대한 실험이 현실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보고서는 톰슨로이터의 지적재산·과학담당 분석가들이 지난 2년간의 과학기술 특허 및 논문 발표 흐름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한 것이다. 보고서는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는 논문, 가장 많이 등록되고 있는 특허가 뭔지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본 잣대로 삼았다. 이는 연구 성과가 집중되고 있는 분야에서 미래를 추출해내는 예측 방식이다.

00966070_P_0.jpg » 10여년 후에는 치매에 대한 통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종근 한겨레신문 기자  

 

치매 고통 줄어들고 태양광이 주력 에너지원으로

 

톰슨로이터가 내놓은 첫번째 예측은 치매의 감소다. 인간 유전자와 돌연변이에 대해 보다 완벽한 이해를 하게 되면서 치매를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탐지나 예방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5년은 베이비부머들이 80대에 접어드는 시기이다. 수명 연장으로 이들의 다수는 그때에도 생존해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지금보다 더 많은 과학 연구 기금이 이들의 건강과 관련한 분야에 투자될 전망인데, 치매는 그 핵심 대상 가운데 하나이다.
 보고서는 현재 이런 질환의 유전자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이미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과학자들은 유전자 오작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번째 예측은 태양광이 최대 에너지원이 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광전지, 화학 결합, 광촉매, 그리고 3차원 나노 이종접합 등의 기술 발전에 힘입어서 태양광 에너지를 수집하고 저장하고,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하여 가정, 사무실에서부터 공장에 이르기까지 태양은 우리가 쓰는 주된 에너지원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코발트산화물, 티타늄산화물 같은 신물질들과 염료나 양자점 감응 필름을 이용하는 새로운 기술이 현재 10%를 밑도는 에너지 전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 2년 동안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은 태양광 이용 기술과 그 재료와 관련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제1형 당뇨병 예방 가능해지고 식량 부족 고민 해소

 

세번째 예측은 제1형 당뇨병이 예방 가능한 질병이 된다는 것이다. 제1형 당뇨병은 ‘소아당뇨병’이라고도 불리는데, 인체가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함으로써 발병하는 질환이다. 보고서는 DNA에서 RNA에 이르는 단백질 합성 경로를 더욱 상세히 알아내 인간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 제1형 당뇨병의 통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단 제1형 당뇨병만이 아니라 유전공학 기법을 통해 제2형 당뇨병, 근육 위축, 기타 다른 신진대사와 관련한 질환들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네번째는 식량 부족과 가격 급변은 과거지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에너지를 적게 쓰는 엘이디조명 등 새로운 조명기술에 힘입어 식물의 성장에 적합한 빛의 파장을 이용해 실내에서 유전자 변형 곡물을 재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유전자 변형 곡물은 질병 저항력이 높고 속성으로 자라며 수확량이 많은 특징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발육과 질병 상태를 조기에 판별할 수 있는 화상기술이 정립돼, 식물을 하루 24시간 연중내내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갖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megtb_1398378650932.jpg » 연료없이 하늘을 나는 태양광 비행기. 선시커 듀오 제공.

 

전기 항공기 날고, 모든 사물은 네트워크화

 

다섯번째는 전기 항공기의 출현이다. 보고서는 새로운 전지기술과 경량물질이 개발됨에 따라 전기로 움직이는 항공기와 자동차가 실제 운송 분야에 도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튬이온 배터리, 가역적 수소저장장치, 연료전지, 박막전지 등이 소형 상업용 경량항공기의 동력원이 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 항공기들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필요한 공간이 지금보다 훨씬 작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여섯번째는 모든 사물의 디지털화다. 더 많은 저장 용량과 빠른 충전이 가능한 첨단 반도체, 탄소에 기반한 초고용량 커패시터, 그리고 전지가 필요없는 5세대 네트워크가 디지털 연결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우리는 디지털로 빠르게 반응하는 세계에 살게 될 것이며 거기에서는 더 많은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스틱은 퇴출되고 암 치료 독성 고통 끝

 

 일곱번째는 석유기반의 플라스틱 포장은 가고, 그 자리를 생분해성 셀룰로스 포장이 차지한다는 예측이다. 식물 세포벽의 주요 구성성분인 이 물질은 바이오 매스나 다른 식물에서 추출돼 나오는 것으로 의사플라스틱으로도 불린다. 보고서는 “현재 도시와 들판과 해변에 어지러이 널려 있는 플라스틱 포장용기들은 다음 10년 후에는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한 나노셀룰로스는 일정 시간을 두고 서서히 효력을 나타내는 지효성 의약품에도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덟번째는 암 환자들은 암 치료제 독성에 의한 부작용에서 거의 해방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표적 약품 치료법은 지금도 있지만 훨씬 더 개인 맞춤형 기술이 개발돼 정확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의약품은 독성이 있는 물질로 신체를 공격하는 대신, 특정 단백질과 항체에 맞춰 작용하기 때문에 더 정확하고 부작용이 없는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한다.
 

Star_Trek_-_Enterprise_D_Transporter.jpg » 영화 <스타 트렉>에 등장하는 우주선 USS엔터프라이즈호의 '순간이동 룸'. 위키미디어.

 

개인별 DNA 지도 등장하고 순간이동 실험 시작

 

아홉번째는 태어날 때부터 DNA 지도를 작성해 질병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전통적인 혈액 검사는 과거의 일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나노 크기의 작은 침이 환자에게 삽입돼 장기간에 걸쳐 데이터를 수집하고 더욱 정확한 진단을 내릴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또 면역력 테스트를 위한 세포 분리, 정제 분야에서도 현재 연구 차원에 머물러 있는 단일세포 분석이 지금 주로 쓰고 있는 유동세포계수법을 대신할 것이라고 한다. 보고서는 “인간 게놈은 출생과 함께 기록돼,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를 질환에 대비해 매년 체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노기술과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는 첨단 분석학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열번째 예측은 물질 순간이동 실험의 시작이다. 보고서는 2013년 대형강입자충돌기(LHC)를 통해 힉스 입자를 발견한 이후, 힉스 입자와 관련한 연구가 크게 늘었으며, 이는 올해 발표된 기초물리학논문에서 아주 인기있는 주제였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힉스 발견에 사용된 입자 측정 기술이 운동역학에 신기원을 열 기세"라며 “이 분야야말로 떠오르는 연구 최전선으로서, 2025년 양자 순간이동 실험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영화에서 본 것처럼 사람이 순간 이동하는 기술은 불가능하겠지만, 다른 물질의 양자 순간이동 실험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로봇, 무인차, 3D 프린팅은 왜 빠졌을까

 

톰슨로이터 보고서가 꼽은 혁신기술 리스트에는 요즘 사람들한테 각광받고 있는 몇가지 기술이 누락돼 있다. 예컨대 전기차는 리스트에 포함돼 있지만, 구글이 앞장서 시도하고 있는 자율주행차(무인차)는 찾아볼 수 없다. 최근 크게 각광받고 있는 로봇공학과 3D 프린팅에 대한 언급도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자율주행차나 3D 프린팅 기술이 실제보다 과대포장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 때문인지는 보고서가 언급하지 않아 알 수 없다. 하지만 어쨌든 보고서의 선택 기준(연구논문 인용 및 특허 횟수)에 들지 못했다는 점만은 지적해 두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또 연구 논문이 활발해졌다고는 하지만 양자 순간이동을 10년후의 혁신기술 리스트에 포함시키에는 좀 이른 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출처
http://singularityhub.com/2014/07/13/the-world-in-2025-predicts-abundant-solar-power-and-food-tailored-drugs-gene-therapies/
보고서 원문 보기
http://sciencewatch.com/sites/sw/files/m/pdf/World-2025.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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