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인간을 침팬지보다 똑똑하게 만든 '미숙한 뇌' 생명건강

  800px-Gombe_Stream_NP_Alphatier.jpg » 침팬지 유전자는 뇌를 강력하게 제어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유전자가 뇌를 느슨하게 제어하기 때문

 

인간의 뇌가 침팬지보다 우월한 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최근 미 국립과학원회보 <PNAS>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전자가 뇌의 발달을 느슨하게 제어함으로써, 침팬지보다 유연한 학습 및 환경적응이 가능하게 된 것”도 인간의 지능향상에 한몫했다고 한다.
모든 영장류에게 우수한 지능을 부여한 것은 신피질(neocortex)이다. 침팬지와 인간의 경우, 신피질은 출생 후 계속 성장하고 조직화되어 학습 및 사회적 발달을 가능케 한다. 뇌가 환경에 반응하여 조직화되는 능력을 가소성(plasticity)이라고 한다. 우리가 태어났을 때 몰랐던 것(예: 신발끈 매기, 수학문제 풀기)을 학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가소성 때문이다. 물론 침팬지에게서도 가소성이 입증된 바 있다. 예를 들면 협동적 털고르기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침팬지의 유전자는 인간보다 뇌를 훨씬 더 엄격하게 제어하기 때문에, 환경이 신경 발달에 기여하는 역할이 적다고 한다.
조지워싱턴대 연구진은 218명의 인간과 206마리의 침팬지의 뇌를 MRI로 촬영했다. 실험에 참여시킨 침팬지와 사람은 유전적으로 가까운 사이들로 구성했다. 연구진은 MRI 영상을 통해 이들의 뇌의 크기, 고랑의 형태와 위치를 비교분석했다. 이 세가지는 피질의 조직화 상태를 반영하는 변수이다.

 

1280px-Gombe_Stream_NP_gegenseitiges_Lausen.jpg » 서로 털고르기를 해주는 침팬지들. 위키미디어 코먼스

 

미숙하게 태어난 뇌가 축복이 됐다

 

분석 결과, 인간과 침팬지 모두 근친 간의 뇌 크기는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고랑은 그렇지 않았다. 인간의 경우, 근친 간에도 피질 고랑의 형태와 위치가 크게 달랐다. 침팬지 형제들은 인간 형제보다 고랑의 형태와 위치가 비슷했다. 이는 침팬지의 뇌 발달 및 학습능력이 인간보다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를 지휘한 아이다 고메스-로블레스 박사(인류학)는 “인간의 경우 유전자가 뇌발달을 느슨하게 제어하므로, 뇌가 외부환경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환경, 경험, 사회적 상호작용이 대뇌피질의 조직화에 기여하는 여지, 즉 가소성을 증가시키게 된다. 이 같은 가소성의 증가는 인간의 조상들이 다른 영장류들의 지능을 압도하게 된 일등공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한, 미숙한 두뇌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 뇌의 가소성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인간의 신생아는 침팬지 새끼에 비해 뇌가 덜 발달된 상태로 태어나는데, 이는 한편으로 외부의 위협에 취약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뇌의 후천적 발달을 가능케 함으로써 환경의 영향력을 증대시킨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커다랗고 미숙한 뇌를 가지고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유전자가 뇌의 조직화를 느슨하게 제어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갓난아기에게 커다란 캔버스를 제공하고, 마음껏 적응하고 학습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환경에 대응하여 뇌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지면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 간의 연결성이 강화된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 이 글은 키스티 글로벌동향브리핑에 번역 소개된 것을 재편집한 것입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9214&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11-19    
※ 원문정보: Aida Gomez-Robles et al., “Relaxed genetic control of cortical organization in human brains compared with chimpanzees”, PNAS November 16, 2015(Published online before print November 16, 2015, doi: 10.1073/pnas.1512646112)
원문
http://news.sciencemag.org/brain-behavior/2015/11/humans-can-outlearn-chimps-thanks-more-flexible-brain-gene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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