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X레이로 본 카메라 100년 진화사 기술IT

Krugh_016b.jpg » 1910년산 군트라흐 코로나(Gundlach Korona). 옛날 사진관에서 본 카메라다.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주름상자(벨로즈)가 특징이다. Kent Krugh

필름에서 디지털로 진화한 카메라 속

 

필름 카메라 안에는 필름을 감아 돌려주는 톱니바퀴와 스프링, 레버 등이 들어 있다. 하지만 지금의 디지털 카메라엔 그런 것들이 없다. 대신 회로 기판과 칩, 센서들이 그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사진찍기에 특화된 컴퓨터 장치나 마찬가지다. 결과물은 같은 사진이지만, 그 사진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이렇게 확연히 달라졌다. 전자의 부품들은 서로 보조를 맞춰 움직이며 사진을 만들어낸다. 반면 후자는 그 자리에서 디지털 신호만 주고 받으면 끝이다. 이걸 카메라의 진화라고 불러도 좋다면, 미래의 카메라는 또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갈까?

 

07-Keystone-8-mm-Camera-Model-K-8-000.jpg » 1936년산 키스톤 8미리(Keystone 8mm). 커다란 기어가 특징이다. Kent Krugh

종이 분화하듯, 기계에서 칩으로 센서로

미 사진작가, 160개 연작 시리즈 발표


미국의 사진작가 켄트 크루그(Kent Krugh)가 X레이로 카메라 내부를 촬영해 카메라의 변천사를 살펴본 작품들을 발표했다. 160개의 카메라 내부 이미지들을 모아놓은  ‘스페시에이션’(Speciation, 종분화)이라는 이름의 연작 시리즈다. 종분화란 개체군이 각기 독립적으로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종이 나타나는 과정을 뜻한다. 카메라 내부의 변화를 진화의 관점에서 바라봤다는 얘기다.
인터넷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의료물리학자이기도 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사진찍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1978년부터는 엑스레이에도 취미를 붙였다. 그가 두 가지 취미를 결합해 엑스레이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7년 전부터다. 오하이오암센터 근무 시절 자신의 딸의 인형을 엑스레이로 촬영해준 것이 계기였다.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40개의 카메라 엑스레이사진 컬렉션을 완성했다. 이후부터 그는 친구들한테 구형 카메라들을 빌려 본격적으로 엑스레이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08-Polaroid-Swinger-007.jpg » 1965년산 즉석카메라 폴라로이드 스윙거(polaroid swinger). Kent Krugh

촬영에서 완성까지 15분, 포토샵으로 마무리

 

그의 작업은 기본적으로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촬영하는 것과 같다. 12×16인치 크기의 디지털 이미지장치에 카메라를 올려놓은 뒤 옆방에서 선형 가속기로 카메라를 촬영한다. 위, 아래, 옆 방향에서 각각 찍은 세 개의 엑스레이 사진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 그런 다음 포토샵에서 흰색 배경에 검은색 윤곽의 이미지로 뒤집어 사진을 완성한다.

 

31-Canon-AE1-001.jpg » 세계 처음으로 자동초점 기능을 갖춘 1976년산 캐논 AE1 카메라. 이때부터 카메라에 마이크로칩이 등장했다. 역대 최고의 히트작 가운데 하나다. Kent Krugh

 

krug4.jpg » 아이폰4 카메라. Kent Krugh

 

"요즘 카메라 속은 똑같아서 감동 없어"

 

그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멋진 기어들이 들어있는 1940년대에서 1970년대 카메라들이 가장 흥미로왔다”며 “이 카메라들은 좀더 단순한 시대를 돌아보게 해준다. 거기엔 전기장치나 컴퓨터가 아닌 기계가 있다”고 말했다. 요즘의 DSLR 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내부 구조가 같아 감동을 덜 느낀다고 한다. 그는 “이번 작업은 어떤 의미에선 내가 소유하고 사용해온 카메라들에 대한 경의의 표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krug9.jpg » 니콘의 보급형 DSLR 카메라 'd300'. Kent Krugh

 

출처 
https://www.wired.com/2017/05/kent-kruge-speciation/?mbid=nl_51617_p7&CNDID=
http://www.kentkrugh.com/home-page/spe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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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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