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에어컨이 북극을 녹였다고? 지구환경

ozonedepleti.jpg » 그린란드 야콥스하븐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 조각들. Credit: Kevin Krajick/Earth Institute


오존층 파괴 물질의 온실 효과 막대

1955년 이후 북극 온난화 절반 책임

지구 평균 기온에도 3분의1 영향 줘


“더워진 지구가 에어컨을 불렀고, 에어컨은 북극을 녹였다.”

할로겐 화합물로 과거 에어컨, 냉장고 등의 냉매로 널리 쓰였던 프레온가스(염화불화탄소, CFC)는 대표적인 오존층 파괴 물질이다. 성층권 하늘에 분포해 있는 오존층은 태양으로부터 오는 유해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냉매로 쓰인 화학물질의 폐해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것만이 아니다. 대기 중에 일단 방출되면 50년 이상 머물면서 열을 가둬두는 온실가스 역할도 한다. 화합물 종류에 따라 온실가스 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1만1천배나 높다.

미국 컬럼비아대 과학자들이 주도한 국제합동연구진이 오존층 파괴 물질의 실제 온실 효과가 어땠는지를 구체적으로 추정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이 <네이처 기후변화>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오존층 파괴 물질은 1955년에서 2005년까지 50년에 걸쳐 이뤄진 지구 온난화 중 3분의 1을 유발했다. 연구진은 오존층 파괴 물질의 1955년 이후 50년 궤적과, 1995년 수준에서 멈췄을 경우를 상정한 기후 모델을 만들어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비교했다. 그 결과 기온 상승 폭이 각각 0.59도와 0.39도로 나타났다. 이는 이 기간중 오존층 파괴 물질의 지구 온난화 기여도가 3분의1에 해당한다는 것을 뜻한다. 오존층 파괴 물질이 온실가스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강력한 지원군 역할을 해온 셈이다.

OZONE_large.jpg » 2006년 9월 남극대륙 상공의 오존층 구멍. 이때가 사상 최대 크기였다. 나사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오존층 파괴 물질이 북극 온난화에 끼친 영향은 더욱 컸다. 두 경우의 북극 기온 상승폭은 각각 1.59도, 0.82도였다. 같은 기간 북극 기온 상승 폭의 절반은 오존층 파괴 물질에서 비롯됐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를 계기로 기존 냉매 사용이 금지되면서 오존층 파괴 물질의 대기중 농도는 20세기 말 이후 줄어들고 있지만, 이 물질의 대기 중 존속 기간은 수십년에 이르기 ?때문에 영향이 광범위했다고 강조했다.

오존층 파괴 물질은 1985년 남극 성층권에 큰 구멍이 생긴 것이 확인되면서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이 물질들은 1920~1930년대에 개발된 냉매, 발포제, 압축가스 등으로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공 물질이다. 유엔은 부랴부랴 대책 수립에 나서 2년만에 몬트리올의정서를 체결해 오존층 파괴 물질의 생산과 유통을 단계적으로 퇴출시켰다. 이 논문은 <네이처 기후변화> 1월20일치에 실렸다.


출처
논문 보기
1987년 몬트리올의정서가 지구온난화를 늦춰줘
오존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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