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2016년 '가장 더운 해' 기록 갈아치운다 지구환경

cli0.jpg » 온도 상승폭이 가장 큰 지역은 알래스카, 남아메리카 일부, 중앙 및 남부 아프리카, 남동부 유럽, 북호주 및 남호주, 북동 러시아 일부 지역 등이다.NOAA 제공

 지난해 5월 이후 12개월 연속 최고기록 경신

 

지구 온난화가 새로운 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한국에선 관측 사상 처음으로 5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더위는 9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다. 올해의 3분의 1을 여름기후 속에서 살게 될 지경이다. 인도에선 섭씨 5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4월 이후 지금까지 4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호주의 대보초를 비롯한 전 세계 해안지대의 산호초들은 백화 현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백화란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산호초 안에 있던 광합성 조류(algae)가 밖으로 빠져 나오면서 산호초가 하얗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캐나다에선 석유생산 시설이 있는 앨버트주 포트 맥머리(Fort McMurray) 지역에 산불이 나면서  건물 2400여채가 불에 타고 국제 유가까지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북극의 빙하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나사는 지난 겨울 동안에만 미 텍사스주의 2배에 해당하는 면적이 줄었다고 밝혔다. 4월 중 북반구에서 눈 덮인 지역은 1981~2000년 평균보다 140만㎢ 더 적다. 데이터가 있는 역대 4월 중 최소면적이다.

이런 현상들은 모두 지구온도 상승으로 빚어지고 있는 것들이다. 최근 발표된 미 해양대기청(NOAA)의 관측 자료를 보면, 지구 온도는 올해도 매달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최근 발표된 4월도 예외가 아니었다. 4월의 온도는 20세기 평균보다 섭씨 1.1도 높았다. 지난해 5월 이후 12개월 연속 최고기록 경신이다. 해양대기청이 지구 온도를 기록하기 시작한 1880년 이후 유례없는 일이다. . 1~4월 누적 평균도 20세기 평균치보다 1.14도,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1~4월보다 0.3도 각각 높다. 더욱이 사람이 거주하는 육지만 보면 2.04도나 올랐다. 우리가 실제 체험하는 기온 상승은 평균보다 더 크다는 얘기다.

 

cli2.jpg »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던 상위 7개 연도의 온도 상승폭.상승폭은 해당월이 아니라, 1월부터 해당월까지의 평균 상승폭이다. 2016년 기온 상승폭이 단연 두드러진다. NOAA 제공


8년전 역대 최강 엘니뇨 때보다 더워

 

지구 온도 변화 그래프를 보면 올해의 기록은 종전 최고치들보다도 편차가 훨씬 큰 점이 두드러진다. 4월의 기온은 종전 최고치였던 2010년 4월보다 0.28도나 높다. 이는 관측 데이터가 있는 전체 1636개월 가운데서도 네번째로 높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는 5개월째 평균치보다 1도 이상 높은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

cli3.jpg » 1880년에서 2016년까지의 20세기 평균기온 대비 온도 편차. NOAA 제공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근거로, 아직 1~4월 기록밖에 나오지 않았음에도, 올해 연간 지구 온도가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나간 4개월의 기록들이 종전 최고 기록보다 워낙 높아 남은 8개월의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사상 최고란 타이틀은 ‘따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다. 미 항공우주국(NASA) 기후학자 개빈 쉬미트(Gavin Schmidt)는 “2016년이 가장 뜨거운 해가 될 확률이 99%”라고 말했다. 사실상 100% 장담한다는 얘기다. 앞서 영국 기상청(Met Office)은 지난해 말에 95%의 신뢰도로 “2016년에 기록이 경신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후 달마다 기록이 경신되면서 예측의 적중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

 

El_Niño_Conditions.jpg » 태평양의 엘니뇨 현상에 따른 바닷물과 공기의 흐름. 위키미디어 코먼스.

 

달아오른 지구를 더 가열시키는 엘니뇨

 
과학자들이 이렇게 자신있게 말하는 또 하나의 근거는 엘니뇨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바닷물 표면온도가 6개월 이상 평년보다 0.5℃ 이상 높은 상태를 가리킨다. 더워진 바닷물은 해류를 타고 이동하면서 전세계의 기온을 높이고 기상이변을 일으킨다. 그런데 지난해 등장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엘니뇨는 1997~1998년에 발생한 슈퍼엘니뇨와 맞먹는 슈퍼급이다. 더욱이 보통 엘니뇨 발생 제2차연도는 첫번째 해보다 더 더웠다고 한다. 역대 가장 강력했다는 평가를 받는 1997~1998년 엘니뇨 때도 1998년이 1997년보다 더 더웠다. 아마도 엘니뇨가 누적되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 기온을 떨어뜨리는 라니냐에 자리를 내주기 전에 마지막으로 불꽃을 태우는 격이다. 

 

cli4.jpg » 영국 기상학자 에드 호킨스 박사가 만든 지구 온도 변화 그래픽. 1850년부터 2016년까지 월별 온도 기록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 호킨스 박사 트위터에서(twitter.com/ed_hawkins).

 

 

지구온난화가 미치는 기본 영향력 '섭씨 1도'


엘니뇨가 올해의 지구기온 기록에 화룡점정을 하는 역할을 할지라도 역시 요즘의 더운 날씨는 지구온난화를 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과학자들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5년의 지구 기온은 지구온난화 현상이 없을 경우보다 1도 더 뜨거웠다고 추정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단기간에 크게 달라지는 게 아닌 만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1도 정도의 영향력을 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따라서 2016년의 지구 온도 역시 1937년 이후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이뤄낸 17차례의 기록 경신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올 하반기 이후 라니냐가 시작되면 2017년에는 기온이 다소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거대한 지구온난화의 벽이 버티고 있는 한 최고 기록이 깨지는 건 시간문제다.

 

출처
https://theconversation.com/2016-is-likely-to-be-the-worlds-hottest-year-heres-why-59378
http://mashable.com/2016/05/18/warmest-12-months-april-climate/
http://www.livescience.com/54800-99-percent-chance-2016-will-be-hottest-year.html?cmpid=NL_OAP_weekly_2016-05-24

미 해양대기청 보고서

http://www.noaa.gov/april-marks-12th-consecutive-month-record-warmth-globe

http://www.ncdc.noaa.gov/sotc/global/201604
2015_2016 엘니뇨가 남긴 것

https://theconversation.com/el-nino-is-over-but-has-left-its-mark-across-the-world-59823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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