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2015 10대 뜨는 기술' 기술IT

w.jpg » 지난 1월21~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15 세계경제포럼 현장. 세계경제포럼 제공.

 

'재활용이 가능한 열경화성 수지'에 쏠리는 관심…2013년에 이어 다시 뽑힌 3D 프린팅

 

세상의 변화에서 기술이 차지하는 영역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듯하다.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이 2012년부터 세상에 큰 변화를 몰고올 ‘뜨는 기술’을 매년 10가지씩 선정해 발표하는 데도 이런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럼이 올해도 '10대 뜨는 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다. 올해 뽑힌 기술은 연료전지차, 차세대 로보틱스, 재활용이 가능한 열경화성 플라스틱, 정밀 유전공학기술, 적층 가공(3D 프린팅), 창발적 인공지능(AI), 분산 제조, 감지·회피 드론, 신경모방 기술, 디지털 게놈 등이다. 이 가운데 위원회가 가장 분명하게 밝은 미래를 전망하고 있는 기술은 '재활용이 가능한  열경화성 수지'다. 지난해 5월 연구논문이 발표됐을 뿐이지만, 위원회는 5년 안에 시장에 나와서, 10년 안에 제조업 전반에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플라스틱 자체의 쓰임새가 워낙 광범위한데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지구촌 차원의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어 기술의 효용성이 그만큼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09.jpg » 향후 3년동안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혁신기술을 묻는 질문에 기업가의 23%가 3D 프린팅을 꼽았다.

 

3D 프린팅은 2013년에 이어 다시 선정됐다. 그 사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산업화 전망이 훨씬 구체화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로 지난 1월 싱귤래리티대학이 미국의 기업가 12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가들이 향후 3년 안에 가장 큰 혁신을 일으킬 기술로  꼽은 후보들 중에 1위를 차지한 것이 3D 프린팅이었다.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산업의 틀을 바꾸고, 지구를 보호하는 기술들

 

선정 작업은 이상엽 카이스트 교수를 비롯한 18명의 패널로 구성된 ‘뜨는 기술 메타위원회’(Meta-Council on Emerging Technologies)가 맡았다. 올해 선정된 기술들은 크게 세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삶의 질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차세대 로보틱스, 정밀 유전공학 기술, 디지털 게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산업의 틀을 바꾸는 기술이다. 적층가공(3D 프린팅), 분산 제조, 창발적 인공지능, 감지 및 회피 드론, 신경모방 기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지구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배출가스가 없는 연료전지차, 재활용이 가능한 열경화성 수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Toyota_mirai_trimmed.jpg » 도요타의 첫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未來). 위키피디아.


 
1. 연료전지차(Fuel cell vehicles)
 
외부 충전이 필요한 배터리 자동차와 달리 연료전지차는 수소나 천연가스 같은 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스스로 생산한다. 연료전지가 전기를 만들면, 배터리가 이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모터를 돌리는 데 쓴다. 최근 도요타가 시판을 시작한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는 연료탱크에 수소가스를 가득 채우면 65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수소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3분이면 충분하다.
수소 연료전지차의 가장 큰 장점은 배기가스가 없다는 점이다.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수증기가 나올 뿐이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차다.
위원회는 안전하고 값싸게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수소충전시설을 늘리는 게 싼 수소연료전지차 대중화의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 중 후발업체인 현대차는 지난 2013년 가장 먼저 수소연료전지차 '투싼 iX' 양산체제를 갖췄다.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서만큼은 세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생각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 도요타가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 뛰어들자, 지난달 차량 가격을 8500만원으로 40% 이상 낮추는 등 미래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요타가 내놓은 미라이의 가격은 723만엔(약 7200만원, 세금 포함)이다. 현대차나 도요타나 수소연료전자치는 아직 일반인들 호주머니 사정에서는 다소 비싼 수준이다. 이제 막 양산단계에 돌입한 만큼,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은 빠른 속도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참고 http://www.toyota.com/fuelcell/fcv.html

 

baxter-robot.jpg » 리싱크 로보틱스의 '백스터' 로봇. 리싱크 로보틱스.

 

 

2. 차세대 로보틱스(Next-generation robotics)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과 기계의 협력은 이제 현실이 돼가고 있다. 더 좋은 성능을 갖추고 값은 더 저렴해진 센서 덕분이다. 사람의 손처럼 복잡한 생체 구조를 모방한 기술 덕분에 로봇의 움직임도 훨씬 유연해졌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면 굳이 완결된 자동 프로그램을 로봇 안에 갖추지 않아도 된다.
위원회는 덱스터봇(Dexter Bot), 백스터(Baxter), 쿠카 로보틱스의 외팔 로봇 ‘LBR iiwa’처럼 더 작고 재주 좋은 로봇들이, 단순 조립라인에서 벗어나 인간과 협력하는 새로운 로봇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로봇들의 장점은 사람이 맡기에는 단순반복적이고 위험한 일을 맡길 수 있으며, 사람보다 적은 비용으로 하루 24시간 내내 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원회는 “로봇의 지능이 발전하더라도 사람이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필수이지만, 로봇이 노동자를 일자리에서 쫓아낼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또 로봇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경우의 위험성도 덧붙였다. 그러나 앞으로 집안일을 돕는 로봇이 등장하면서 로봇은 두려움의 대상보다는 또 하나의 가족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 ‘소셜 로봇’에 대한 새로운 연구 성과들이 인간과 로봇이 서로 협력하는 미래를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인류학적 질문을 새롭게 던지게 될 것이라고 위원회는 전망했다.

 

참고
http://www.motoman.eu/fileadmin/pdf/products/eu/Uebersicht_DX100_D_E.pdf
http://www.rethinkrobotics.com/
http://www.kuka-labs.com/en/company/

 

RTR2SX0C-628x330.jpg »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 세계경제포럼. https://agenda.weforum.org/2015/03/qa-the-plastics-breakthrough-that-could-change-industry/

 

3. 재활용 열경화성 수지(Recyclable thermoset plastics)
플라스틱은 열가소성 수지와 열경화성 수지로 나뉜다. 전자는 열을 가해서 모양을 바꿀 수 있는 플라스틱이다. 이런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페트병, PVC제품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열경화성 수지는 열을 가해 한 번 모양을 만들면, 더 이상 모양을 바꿀 수 없다. 이런 특성 때문에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모바일폰에서 항공산업에 이르기까지 현대산업사회에서 주요제품의 재료로 쓰인다. 그러나 또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대부분 쓰레기로 매립된다.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이런 열경화성 플라스틱도 재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위원회는 2014년 5월 발표된 한 연구 성과가 이 골치아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아이비엠의 연구진은  강산성 조건에서 폴리머 연결 고리가 분리돼 새로운 제품으로 변형할 수 있는 ‘PHTs’(poly(hexahydrotriazine)s)라는 이름의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냈다.
위원회는 이 기술 혁신은 매립 플라스틱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우리는 재활용이 가능한 열경화성 수지가 기존 열경화성 수지를 5년 안에 대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년에는 제조업 전반에 이 수지가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위원회의 기대이자 전망이다.

 

참고 : 사이언스 논문 http://www.sciencemag.org/content/344/6185/732

 

00210258_P_0.jpg » 유전자 변형 작물 시험재배 모습. 윤운식 한겨레신문 기자

 

4. 정밀 유전공학기술(Precise genetic-engineering techniques)
 
유전공학은 생명체를 다루는 분야여서 항상 논쟁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새로운 유전공학기술들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제는 식물의 유전 암호를 직접 편집해 영양이 다 풍부하고 기후 대항력이 큰 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단계까지 갔다.
누클레아제 효소(ZFNs), 탈렌(TALENs), 크리스퍼(CRISPR-Cas9) 등 최신 유전자 편집기술이 그 사례들이다. 이 기술들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방어기제들이다.
유전공학의 주요한 발전으로 볼 수 있는 또 다른 점은 작물에 RNA간섭(RNAi)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RNA간섭은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들의 작용을 차단하는 기술을 말한다. 따라서 이 기술을 이용하면 굳이 살충제를 쓸 필요가 없다. RNA간섭은 주식작물의 수확에도 큰 도움을 준다.  밀의 줄기녹병, 감자의 마름병, 바나나의 시들음병 등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이런 기술 혁신은 특히 개도국 소농들의 소득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유전공학을 둘러싼 논란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기술들은 작물들의 기후변화 적응력을 높이고, 비료 등의 투입을 줄임으로써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Invisalign_aligner.jpg » 인비절라인의 치아교정기. 위키피디아.

 

5. 적층가공(Additive manufacturing, 3D 프린팅)
적층 가공(3D 프린팅)은 재료를 원하는 모양으로 깎고 다듬는 기존 제조방식과 달리, 액체나 분말을 입체적으로 층층이 쌓는 제조 방식이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대량생산 제품에서는 불가능한, 소비자 맞춤형 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원회는 미국의 의료기기업체 인비절라인(Invisalign)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컴퓨터 이미징을 이용해 고객의 구강구조에 딱 맞는 투명한 치아교정기를 만든다. 이 기술이 더 발전하면 인체의 조직도 프린트할 수 있다. 바이오프린팅의 초기 사례는 오가노보(Organovo)가 3D 프린팅 방식으로 만든 간세포 조직이다. 이는 인체 이식용이 아니라 제약회사의 신약 시험용으로 만든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장기이식용으로 쓰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위원회는 전망했다.
적층 가공의 다음 단계는 서킷 보드 같은 일체형 전자부품을 3D 프린팅하는 것이다. 프로세서 같은 컴퓨터 부품은 3D 프린팅 방식으로 한 번에 제조하기 어렵다. 소재가 서로 다른 부품들을 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적층 가공은 잠재적으로 종래의 제조과정과 유통 채널에 고도의 혁신을 일으킬 수 있지만 아직은 기술이 초기단계”라며 향후 10년 동안 기술 혁신을 통해 성장이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IBM-Watson.jpg » 아이비엠의 슈퍼컴퓨터 '왓슨'. IBM

 

6. 창발적 인공지능(Emergent 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AI)은 한마디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컴퓨터가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 개발단계에 있는 자율주행 차량 등이 인공지능 기술이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은 큰 발전을 이뤄 특정부문에서는 인간을 능가하는 단계까지 왔다. 2011년 아이비엠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제퍼디’(Jeopardy)라는 퀴즈 쇼에서 인간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것이 그 사례다.
창발적 인공지능은 보통의 인공지능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거대한 정보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기계 스스로 학습한다. 위원회는 미 카네기멜론대의 ‘끝나지 않는 언어학습 프로젝트’(NELL)를 사례로 들었다. 이 컴퓨터 시스템은 수억개의 웹 페이지를 돌아다니며 팩트들을 읽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독해력을 높인다.
지능을 갖춘 기계는 인간보다 정보에 더 빠르게 접근할 뿐 아니라, 인간과 같은 정서적 편향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위원회는 말한다. 이는 질병을 진단하는 데 있어 전문의료진보다 더 나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것. 아이비엠의 왓슨 시스템은 현재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단과 맞춤치료를 보조하는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위원회는 그러나 인공지능이 안고 있는 위험성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슈퍼지능을 갖춘 기계가 언젠가 인간 능력을 뛰어넘어 인간을 노예화할 위험이다. 아직은 먼 훗날의 이야기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점점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의 유명인사들이 지난 1월 미래생활연구소(Future of Life Institute)가 주도한,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공개서한에 서명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노동자를 대체하는 지능적 컴퓨터는 사회적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사람의 일자리들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계 지능이 발달할수록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성, 정서적 특성이 좀더 가치있는 것으로 부각될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기계가 인간지능에 가까워짐에 따라 점차 인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기존 생각을 재점검해 봐야 할 때가 올 것으로 보인다.

 

a.jpg » 미국의 가구업체 앳팹은 웹을 통한 디지털 주문으로 가구를 현지 맞춤제작한다. 앳팹.

 

7. 분산제조(Distributed manufacturing)
 
분산제조는 제품을 만들고 공급하는 현재의 중앙집중형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전통 제조업에서는 원재료를 공장으로 들여와 똑같은 규격의 최종제품으로 만든 뒤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 분산제조에서는 원재료와 가공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으며, 제품을 아예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서 만든다. 일종의 현지 제작이다. 
분산제조 아이디어의 핵심은 재료 공급망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예컨대 의자를 만든다고 치자. 지금은 본사 공장에 나무를 받아 와서 의자로 가공한다. 분산 제조에선 의자 부품들의 규격을 디지털 정보화해 지역 제조 허브로 보내면, 여기서 CNC 라우터라 불리는 컴퓨터 절삭기를 이용해 부품들을 만든다. 그런 다음 이 부품들은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거나 지역 가공숍에서 최종제품으로 만들어준다.  미국의 가구업체 앳팹(AtFAB)은 이미 이런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분산 제조의 장점은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공장에서 버려지는 것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진입 장벽도 낮춰준다. 시제품과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본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건 제조업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줄인다는 것이다. 웹을 통해 제품의 디지털 정보를 보내기 때문에, 실제 물건을 자동차나 철도, 배에 실어 보낼 필요가 없다. 원재료는 현지에서 조달한다. 이는 수송 에너지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분산제조가 확산되면 전통적인 노동시장과 제조업은 한바탕 요동을 칠 것이다. 하지만 거기엔 위험이 내재해 있다. 예컨대, 현지에서 제조된 의료기기에 대한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 무기류의 불법 제조가 쉬워질 수도 있다. 위원회는 “따라서 모든 것이 분산제조 방식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건 아니다. 긴요하고 복잡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제조와 공급망은 여전히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  http://atfab.co/

 

 

8. 감지·회피 드론(‘Sense and avoid’drones)
 
최근 들어 드론(소형 무인항공기)의 활용 범위가 크게 넓어지고 있다. 애초 군사부문에서 활용되직 시작했다가 요즘엔 항공 촬영은 물론 도시와 농촌의 항공 감시 등에 두루 쓰이고 있다. 이 드론에는 사람이 타지 않았다. 하지만, 조종은 사람이 한다. 지상에서 원격으로 드론을 조종하는 것이다. 
드론 기술의 다음 단계는 스스로 항로를 설정하고 변경할 줄 아는 드론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럴려면 드론이 주변 환경을 스스로 감지하고 그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고도를 바꿔 다른 물체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다.
드론이 자율조정, 충돌회피 능력을 갖추게 되면 사람이 하기에는 위험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예컨대 전력선을 점검한다든가, 응급시에 의료물품을 수송한다는가 하는 것 등이다.
2014년 1월, 인텔과 어센딩 테크놀로지(Ascending Technologies)는 멀티콥터 드론 시제품을 선보였다. 장애물 코스를 날고 사람들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 드론의 핵심장치는 인텔의 카메라 모듈 ‘리얼센스’(RealSense)이다. 이 모듈은 무게가 8g에 불과하고 두께도 4㎜가 안 된다. 드론은 3차원으로 작동하는 로봇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차세대 로보틱스 기술의 발전은 드론의 성능 개선을 더욱 촉진시킬 것이다.
위원회는 드론이 널리 쓰이려면 감지와 회피 능력을 갖춘 드론이 야간에는 물론 폭풍우가 몰아치는 등 기상조건이 나쁠 때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원회는 “드론이 일단 이 수준에 도달하면 생산성과 인간의 경험의 폭을 몰라보게 확장시켜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참고 http://www.asctec.de/en/

 

IBM_SyNAPSE_20140807_005.jpg » 인텔의 신경망 칩 '트루노스'. 인텔 제공.

 

9. 신경모방 기술(Neuromorphic technology)

아무리 성능이 좋은 슈퍼컴퓨터라도 아직까지는 인간 두뇌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컴퓨터의 작동 방식은 단순한 선형(linear)방식이다. 데이터를 메모리 칩과 중앙 프로세서 사이에서 앞과 뒤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반면 인간의 두뇌는 전면적인 상호연결성이 특징이다. 뉴런은 논리 회로와 기억장치의 연결성 면에서 컴퓨터의 수십억배에 이를 정도로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신경모방 칩은 컴퓨터의 사고력과 반응력을 비약적으로 높이기 위해 이 두뇌를 흉내낸 것이다.
컴퓨터는 데이터를 저장 메모리와 중앙 프로세서 사이에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열을 발생시킨다. 반면 신경모방 칩은 저장과 처리를 하나의 모듈 안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위원회는 신경모방 칩이 컴퓨터의 다음단계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신경모방 칩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는 시제품이 2014년 8월 공개됐다. 아이비엠의 ‘트루노스’(TrueNorth) 칩이다. 이 시제품은 100만개의 인공 뉴런으로 구성돼 있는데, 기존 CPU보다 수백배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사상 처음으로 인간 대뇌 피질에 버금가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원회는 그러나 이 정도로는 아직 두뇌를 따라잡을 수 없다며, 다음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능은 더 높아지고 크기는 더 작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 http://www.research.ibm.com/articles/brain-chip.shtml

 

1136.jpg » 미국의 생명공학기술업체인 일루미나가 개발한 인간 게놈 해독 장비 ‘하이세크 엑스 텐’.

 

10. 디지털 게놈(Digital genome)
 
인간 게놈을 구성하는 32억개의 DNA 염기서열을 완성하는 데는 10여년이라는 장구한 세월과 수천만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지금은 불과 몇분만에 몇백달러의 비용으로 한 사람의 유전자지도를 만들 수 있다. 또 게놈 정보는 간편하게 USB 스틱에 담을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쉽게 공유할 수도 있다. 위원회는 “개인 유전자 지도를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이 능력은 개인별로 효율적인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의사들은 디지털의 도움을 받아 유전자 구성 정보를 토대로 환자의 암치료법을 결정할 수 있다. 이는 또한 환자 개인의 특성에 맞춘 정밀 의약품 개발을 가능하게 해준다.
위원회는 그러나 다른 개인 정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게놈 역시 프라이버시 면에서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개인들은 자신의 유전자 질환 위험을 파악하게 될 경우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고용주나 보험회사는 종업원이나 고객의 유전자 정보에 어떻게 접근하고 이용할 것인지가 논란이 될 것이라고 위원회는 지적한다. 위원회는 그러나 유전자 정보는 위험보다 이점이 많다고 역설했다.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 질환들에 대해 맞춤치료법과 표적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https://agenda.weforum.org/2015/03/top-10-emerging-technologies-of-2015-2/?utm_content=buffer9292c&utm_medium=social&utm_source=twitter.com&utm_campaign=buffer#vehicles

기업가 대상 설문조사 결과

http://singularityhub.com/2015/03/05/poll-1000-business-leaders-weigh-in-on-disruption-and-the-future-of-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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